팀코리아 2022 연말결산: 올해 빛난 선수는? <동계편>
Olympics.com과 종목별 올해 눈부신 성과를 낸 8명의 선수에 대해 알아보세요.
1 - 황대헌(쇼트트랙)
"장애물이 너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벽에 부딪혔다고, 돌아서서 포기하려 하지마. 그 벽을 어떻게 오를지, 어떻게 뚫을지, 아니면 돌아갈 길이 없는지 찾아봐." (마이클 조던,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황대헌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도전에 관해서 남겼던 이 어록을 1000m 준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시했습니다.
이날은 막내 이준서도 준결승전 2조에서 2위에 올랐지만 실격당했으며, 박장혁은 1000m 준준결승에서 넘어져 스케이트 날에 왼손등이 찢겨 12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는 등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 불운이 잇따랐습니다.
그러나, 에이스 황대헌은 마이클 조던의 명언을 가슴 깊이 새긴 듯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황대헌은 2월 9일 남자 15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쳤고,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남자 5000m계주에서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해 밴쿠버 2010 은메달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딴 쇼트트랙 남자 계주 메달도 목에 걸었습니다.
황대헌은 지난 10월 19일 서울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자 선수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그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2022/23시즌 태극마크를 거머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쇼트트랙 올림픽 챔피언은 ANOC 시상식 이후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새해엔 조금 더 단단하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다음 시즌 복귀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2 - 최민정(쇼트트랙)
'얼음 공주' 최민정은 2018 평창 올림픽 여자 1500m 금메달에 이어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3년 만에 출전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500m를 제외한 전 종목(1000m, 1500m, 여자3000m 계주)을 석권해 4년 만에 통산 4번째 종합(2015, 2016, 2018, 2022)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최민정은 ISU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네 번 했어요. 저는 더 많은 우승을 위해 계속 앞을 향해 가며, 더 많은 타이틀을 위해 가능성을 열어 둘 거예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민정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쇼트트랙 전설이자 여섯 차례의 종합 우승을 차지한 양양(A)의 기록까지 두 번의 우승만이 남았습니다. 2023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는 내년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립니다.
3 - 곽윤기(쇼트트랙)
아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신스틸러'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이자 이젠 '핑크머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곽윤기가 아닐까요?
곽윤기는 12년 전 밴쿠버 2010 대회에서 대표팀 막내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으며, 남자 5000m 계주에 출전해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을 끝오로, 남자 대표팀을 동계 올림픽 계주 시상대 위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맏형은 에이스 황대헌과 함께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 됐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보다 빛나는 은메달을 또 한 번 목에 걸었습니다.
"12년 전에 획득한 건 스케이트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메달이었다면, 어쩌면 이번 올림픽 메달은 제 스케이트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의미가 될 것 같아요."
(곽윤기, Olympics.com)
곽윤기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는 베이징 2022가 개막하기 전 약1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으나, 이후 구독자 수는 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4 - 차준환(피겨스케이팅)
'피겨 왕자' 차준환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고 성적인 최종 5위에 올랐습니다.
차준환은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프로램에서 총점 99.51점을 기록해 지난 1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의 국제대회 우승을 일궈낸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에서 세운 기존 개인 최고점(98.96)을 경신했습니다.
차준환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를 뛰다가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모든 기술을 차분히 성공시켰고, 182.87점을 받아 합계 282.38점으로 24명 중 5위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마쳤습니다.
"올림픽인 만큼 좀 더 순간순간을 생생하게 느껴보려고 했고 기억에 남도록 하려고 했어요. 쇼트와 프리의 모든 순간을 즐겼고, 2018년보다 더 즐거웠어요." (차준환, Olympics.com)
5 - 김예림(피겨스케이팅)
김예림은 2020 로잔 청소년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영과 함께 올해 베이징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김예림은 최종 6위를 차지한 유영에 이어서 9위(202.63)에 올라, 한국 여자 피겨 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선수가 올림픽에서 톱10에 올랐습니다.
(한편, 베이징 2022 여자 싱글 경기 결과는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관련 기사: 대한민국 여자 피겨 김예림의 첫 올림픽
큰 무대를 경험한 '연아 키즈' 김예림은 어느덧 '피겨 여왕' 김연아의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그는 11월 19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5차 대회인 NHK 트로피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해 김연아가 2009년 금메달을 딴 후 한국 피겨 사상 두 번째로 시니어 그랑프리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선수가 됐습니다.
6 - 이상호(스노보드)
'배추 보이' 이상호가 지난 2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크리스털 글로브'로 씻어냈습니다.
이상호는 2021/22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평행 부문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상한 최초의 대한민국 스노보드 선수가 됐습니다.
이상호는 2021/22 시즌 랭킹 1위로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베이징에 입성했지만,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단 0.01초 차이로 빅토르 와일드(ROC)에 패해 최종 5위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스노보드 간판은 베이징 2022를 마치고 한 달 뒤 2021/22 월드컵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부문에서 각각 최종 2위에 올랐고, 랭킹 포인트 604점으로 평행 부문 종합 우승자에 등극했습니다.
그는 평창 2018 은메달 신화에 이어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처음으로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크리스털 글로브의 주인공이 돼 한국 설상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습니다.
관련 기사: 스노보드 이상호 2021/22 크리스털 글로브 수상
7 - 김민선(스피드스케이팅)
'빙속 여제' 이상화에 이어서 코다이라 나오도 지난 10월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여자 500m 여제의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이제 김민선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김민선은 2017-18 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디비전A에서 37초78을 기록해 주니어 세계기록을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2018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허리 부상에 시달려 최종 16위로 첫 올림픽을 마쳤습니다.
그는 베이징 2022에서 최종 7위에 올라 4년 전에 비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2022/23 시즌 진화했습니다.
그녀는 2022/23시즌 들어 4대륙선수권을 포함해 월드컵 1차 대회부터 4차 대회까지 여자 500m 시상대 정상을 장악했습니다. 더 나아가, 4차 대회에서 36초 96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롤모델인 올림픽 2관왕 이상화가 2013년에 작성한 세계기록(36초36)에 도전할 가능성도 보여줬습니다.
김민선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8 - 박지원(쇼트트랙)
새 쇼트트랙 에이스가 2022/23 시즌에 탄생했습니다. 그는 바로 박지원입니다.
곽윤기는 박지원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웃 추월의 전 세계 1인자'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박지원은 올림픽 챔피언 황대헌이 없는 사이 2022/23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총 9개의 금메달을 땄으며, 2022 4대륙선수권에서 2관왕(1000m, 1500m)에 오르며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무서운 기세로 한국 남자 대표팀을 이끄는 26살의 박지원이 남은 시즌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