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돌아보는 2021년
오늘은 2021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토록 길게 느껴진 1년이 또 있었을까요?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베이징 2022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한 해를 Olympics.com이 몇 가지 숫자로 정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계 종목 선수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대유행의 여파에서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며 힘겹게 올림픽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일부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지기도 했고, 다른 어떤 선수들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죠.
70년 만에 취소 – 전쟁보다 무서운 바이러스
작년 한 해 동안 COVID-19의 직격탄을 맞았던 동계 스포츠는 올해 들어 올림픽 시즌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죠.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체육계에는 실망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제102회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로써 원래 2월초 서울, 강원도, 경상북도 등지에서 나누어 개최될 예정이었던 동계체전은, 한국전쟁 때문에 취소되었던 1951년의 제31회 대회 이후 처음으로 막을 올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전염병이 대규모로 확산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초에는 개회식과 폐회식만 열리지 못했을 뿐 모든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렀습니다.
26위까지 추락 – 슬럼프에 빠진 아이언맨
올림픽 스켈레톤 챔피언 **윤성빈**은 지난 **평창 2018 대회**에서 어느 정도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번에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베이징 2022 대회에 출전합니다. 예전에는 올림픽 대회가 개최되기 1년 전에 시범 대회 형식으로 선수들에게 본선 트랙을 미리 경험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감염병 여파로 테스트 이벤트가 취소되는 바람에 10월이 되어서야 옌칭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할 수 있었습니다.
윤성빈은 12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에서 26위에 그치면서 개인 통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4차 대회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어진 5차 대회에서 다시 13위까지 미끄러졌습니다. 올 시즌 들어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윤성빈은 그러나 베이징 2022 대회에서도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3연속 올림픽 진출 – 베이징행 막차를 탄 ‘갈릭 걸스’
예상을 뒤엎고 평창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팀 킴’이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 2022 대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18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올림픽출전자격대회 본선 마지막 경기에서 라트비아를 8-5로 꺾은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로써 소치 2014 대회 이후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마늘 재배지로 유명한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으로 ‘갈릭 걸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스킵 김은정의 지휘 아래 두 번째 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편, 믹스더블 (남녀 2인조) 종목에서는 본선 최종전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 5-6으로 아쉽게 패하는 바람에 올림픽 출전권을 놓쳤고, 남자 대표팀은 예선에서 2승 6패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2개월 징계 – 심석희의 베이징 도전, 가능할까
이달 초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던 쇼트트랙의 **심석희**가 최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 청구를 포기함에 따라, 베이징 2022 대회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심석희는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일시적으로나마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심석희는 평창 2018 대회 당시 일부 대표팀 구성원들에 관한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경기 도중에 동료 선수와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28명 – 올림픽 출전권 확보
대한체육회는 지금까지 국가대표선수 28명이 베이징 2022 대회 참가 자격을 확보했으며, 엔트리 제출 마감시한인 1월 24일까지 60명의 선수가 6개 종목 출전을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체육회는 또한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스노보드, 스켈레톤, 컬링 등의 종목에서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고,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으로는 쇼트트랙을 꼽았습니다.
개최국의 이점을 가지고 있었던 평창 2018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1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선전했던 한국은 그러나 베이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육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지도자의 외국 대표팀 합류, 주요 선수들의 이탈로 인한 전력 약화 등의 이유로 쇼트트랙에서조차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