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먼저 생각하는 김아랑

두 번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김아랑. ‘두루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에 대해서 Olympics.com이 몇 가지 키워드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Short track speed skating - 3000M RELAY WOMEN -Alang Kim - South Korea
(Getty Images)

김아랑은 ‘꾸준함’의 대명사입니다.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그는 전주교육대부설초, 완산중, 전주제일고를 거쳐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고양시청 소속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렸던 스타 선수들에 비해 화려한 개인기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춘 편은 아니지만, 타고난 지구력과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으로 몸싸움에 약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오랫동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날아오른 두루미

소치 2014 대회 당시 3000m 계주에서 한 팀을 이뤘던 선수들 가운데 고참 조해리와 박승희, 후배 공상정과 심석희 사이에서 중간 가교역할을 했던 ‘여고생’ 김아랑은 세 살 위 선배 박승희의 집에서 수년간 신세를 지며 동고동락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친언니와 다름없는 사이가 된 박승희는 다리가 유난히 길다는 이유로 그에게 ‘두루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고 하네요.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만 18세였던 김아랑의 키는 168cm였는데요, 4년 후 평창 2018 대회에 나선 그는 키가 4cm 더 자랐을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의 역할과 비중도 더욱 커졌습니다. 비록 개인전 종목에서는 아쉽게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을 이끌고 3000m 계주에 출전해 한국의 올림픽 2연패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부상으로 얼룩진 경력

김아랑의 선수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2013년 국제빙상연맹 (ISU) 월드컵에 처음 출전해 1000m와 15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고, 이어진 2차 대회 1500m에서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후배 심석희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죠. 소치 2014 대회에서 컨디션 난조로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3000m 계주에 나서 한국이 8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하기도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심각한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데 이어, 2015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넘어지면서 펜스와 부딪히는 바람에 목과 허리를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듬해에는 ISU 월드컵 직전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고, 그 여파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죠.

후배들을 생각하는 ‘미소 천사’

김아랑은 결국 2016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해 서울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전 여자 대학부 3000m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왼쪽 뺨이 5cm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김아랑은 1500m에서 은메달,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다시 일어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국가대표로 복귀, 평창 2018 대회에 출전하게 된 김아랑은 “소치에서 계주 종목 금메달을 따고 다 같이 시상대에 올라갔던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후배들에게도 이 기분을 평창에서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고 (2017년 11월, ISU 쇼트트랙월드컵 4차 대회 직후), 결국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제 베이징 2022 대회에서 자신의 세 번째 동계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있는 김아랑. 과연 이번에도 한국 대표팀을 정상으로 이끌어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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