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평창의 추억
어느새 베이징 2022 동계 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년 전 겨울,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평창 2018 대회 - 어떤 장면이 여러분의 기억에 가장 생생하게 남아 있나요? Olympics.com이 대회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게 벌써 4년 전의 일이라고요?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 정확히 30일 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또다시 겨울 스포츠의 축제가 펼쳐집니다. 그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무력충돌, 자연재해, 감염병 등 우리의 삶을 뒤흔들었던 갖가지 사건 사고들을 뒤로 하고 이제 희망찬 2022년 새해를 맞이할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의 횃불이 바다 건너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4년 전의 추억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묻혀있던 타임 캡슐을 열고 Olympics.com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이 우리를 덮치기 전의 마지막 겨울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개막식: 김연아의 성화 점화
모두들 예상은 하고 있었을 겁니다. 김연아 아니면 누가 올림픽의 횃불을 들고 성화대에 올라가 축제의 시작을 알릴 수 있었을까요? 개막 7년 전이었던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위원회의 대표로 나서 프레젠테이션을 담당했던 김연아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한 성화를 현지에서 직접 들고 오기도 했습니다. 성화 봉송의 마지막은 흰색 드레스 차림으로 성화대 앞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의 무대였습니다.
우리는 하나다
김연아에게 성화를 건네준 마지막 주자들은 바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이었습니다. 원래 하나였지만 둘로 나눠진 양국은 시드니 2000, 아테네 2004, 토리노 2006 대회에 이어 네 번째로 하나의 깃발 아래 평창 2018 대회 개막식에 공동 입장했습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구성된 ‘코리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캐나다계 미국인 사라 머리 감독의 지휘 아래 하나가 됐고, 전설이 됐습니다.
클로이 김의 두 나라 이야기
평창에서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된 미국인은 사라 머리 감독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차지한 클로이 김의 부모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 사람이죠. 어떻게 보면 복잡할 것도 없는 그의 배경을, 클로이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제가 한국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다른 기회를 얻게 됐지만 제 소속은 미국 대표팀이에요… (중략) 이제 두 나라를 모두 대표할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2018년 2월, ESPN 인터뷰)
의성 마늘의 기적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평창 2018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만들어낸 최대의 이변은 컬링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의 여자 컬링 팀 킴은 예상을 뒤엎고 전통의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은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 등으로 구성된 ‘갈릭 걸스’는 지난달 천신만고 끝에 베이징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면서 이번 베이징 2022 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죠.
윤성빈 - 아이언맨의 질주
평창 2018 대회 전까지 대한민국이 동계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선 게 바로 설상 종목 스노보드의 이상호 선수와 썰매 종목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였죠.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트랙을 시원하게 질주하는 윤성빈의 대담한 모습, 베이징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