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사나이 이상호 - 진화하는 ‘배추 보이’

이상호는 평창 2018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리나라 설상 종목의 선구자입니다. 지금까지 이상호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최초’라는 수식어를 빼고는 그를 제대로 설명할 방법이 없을 정도인데요, Olympics.com과 함께 ‘배추 보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정훈채 기자
촬영 2018 Getty Images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강원도 정선의 깊은 산골, 태백산 자락의 지장천 물길이 굽이쳐 흐르는 사북읍에서 태어난 이상호는 그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다닌 토박이입니다. 국내 유일의 카지노 리조트가 들어선 오래된 탄광촌. 그곳에서 자라난 소년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공무원인 아버지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마땅히 훈련할 장소가 없어서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보드를 탔다고 해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배추 보이의 탄생

사북고등학교에 다니던 2013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스노보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만 17세의 나이에 최연소 선수로 참가, 20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상호는 이듬해 국제스키연맹 (FIS)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평행 회전 동메달,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상승세를 유지했죠. 2년 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아시안 게임 스노보드에서 거두어들인 첫 번째 금메달이었죠. 곧이어 터키에서 열린 FIS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스노보드 선수 이상호 - 평창 2018 메달 시상식
촬영 2018 Getty Images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평창 2018 대회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열린 주요 대회에서 10위권을 맴돌던 이상호는 막상 동계 올림픽이 개막하자 예선에서 3위를 기록하며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죠.

준결승에서 경기 초반의 실수를 극복하고 간발의 차이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올랐고, 결국 스위스의 네빈 갈마리니와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자, 올림픽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였습니다.

바삭한 겉절이에서 숙성된 묵은지로

이상호의 ‘최초’ 행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의 실업팀 하이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오던 그는 2020년 초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지난 시즌에는 거의 성적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알파인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독일의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죠.

이로써 한국인 최초의 월드컵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상호는 같은 대회 평행회전에서 다시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거머쥐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탈리아의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이어진 월드컵에서 또다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번 시즌 네 차례 월드컵 출전에 세 번의 결승 진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화려한 성적으로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목표는 금메달

이상호는 이번 올림픽 시즌 FIS 월드컵 대회에 일곱 번 출전해 시상대에 네 번 (금1, 은2, 동1) 오르며 종합 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그는 베이징 원정을 떠나기 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각오를 밝혔습니다: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저의 각오는 지금까지 성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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