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브르 간판 형제 구본길과 오상욱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후 5년 만에 아시아 최강 검객을 향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쳤고, 이번에는 오상욱이 웃었습니다.
오상욱과 구본길은 항저우 전자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 1라운드에서 브레이크 직전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고, 8-7로 오상욱이 1점 앞선 상태로 브레이크를 가졌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오상욱은 2라운드에서 구본길에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연속 득점에 성공해 15-7로 금메달을 확정 지었습니다.
오상욱은 승리를 확정 지은 뒤 "제 첫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에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2018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어서 특히 더 기뻐요"라며 냉정한 승부사다운 모습으로 소감을 전했습니다.
5년 전, 오상욱은 2012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구본길을 상대로 14-14로 대등하게 맞섰지만, 마지막 1점을 노련한 선배 구본길에게 내주고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오상욱은 '어펜저스'에서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 에이스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자신을 가장 잘 아는 대표팀 선배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4연패를 노린 구본길은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커리어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구본길은 경기 직후 "어려운 경기였어요. 그래도 팀 동료와 결승에서 만날 수 있어서 기뻤지만, 그 감정을 드러낼 수는 없었죠"라고 말했고, 이어서 "(2018년) 당시에 왜 상욱이가 울었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 알 것 같아요"라며 아쉬운 마음으로 소감을 남겼습니다.
구본길이 만약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어 2관왕에 올랐다면, 그는 총 7개의 금메달 보유자가 됨으로써 역대 아시안게임 한국인 최다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그는 그 타이틀 획득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구본길에게는 아직 단체전이 남아있습니다. 구본길이 1개의 금메달만을 획득한다면, 수영의 박태환, 펜싱의 남현희, 볼링의 류서연과 함께 한국 선수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6개) 기록을 작성하게 됩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9월 28일 목요일
- 12:00: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
- 19:35: 여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펜싱 대표팀
남자 사브르
구본길, 김정환 (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 오상욱(대전광역시청),
여자 사브르
윤지수, 홍하은(이상 서울특별시청), 전은혜(인천광역시청), 최세빈(전남도청)
남자 에페
김재원(석정도시개발), 권영준(익산시청), 마세건(부산광역시청), 손태진(울산광역시청)
여자 에페
강영미(광주광역시서구청), 송세라(부산광역시청), 이혜인(강원도청), 최인정(계룡시청)
남자 플뢰레
하태규(대전도시공사), 허준(광주시청), 임철우(성북구청), 이광현(화성시청)
여자 플뢰레
채송오(충청북도청), 홍효진(성남시청), 홍세나(안산시청), 홍서인(서울특별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