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이해인 단독 인터뷰: 영원한 우상 김연아, 이번 시즌의 전환점, 다음 시즌 목표 

이해인이 지난달 월드 팀 트로피(WTT)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서 또 하나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22-23 시즌의 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해인의 2023-24 시즌은 어떨까요? Olympics.com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세요.

3 기사작성 2023년 4월 28일 | Nick McCarvel & Shintaro Kano
2023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이해인
(International Skating Union (ISU)

지난달 한국 대표팀이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 팀 트로피(WTT)의 은메달을 끝으로 '기승전결'이 확실한 이해인의 2022-23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의 이해인은 2023 월드 팀 트로피에서 세계선수권 2관왕인 사카모토 카오리를 제치고 여자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심지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한 날은 18번째 생일 전날이기도 했습니다.

이해인은 도쿄에서 Olympics.com과 가진 단독 인터뷰 중 웃으며 "제가 너무 잘한 경기였기에,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생일이 아니었을까 해요"라고 말하며 그날을 회상했습니다.

"점수도 잘 받아서 정말 감사했어요."

특히 이해인은 이번 시즌 초반 부진했기에, 이를 이겨내고 시즌 후반 제 기량을 선보인 자신에게 가장 고마움을 느꼈을 겁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이해인은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동메달을 시작으로,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4대륙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여자 피겨선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난 3월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며, '피겨 여왕' 이후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습니다.

그는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김연아를 '영원한 우상'이라고 말합니다.

"평소에는 '이해인'이지만, 스케이트 부츠를 신으면, 항상 '난 김연아야'라고 생각하면서 스케이트를 타죠."

"가끔은 그렇게 잘 안 타질 때도 있긴 해요…그러나 연아 언니한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연아 언니처럼 좋은 스케이터가 되고 싶어요."

2022-23 시즌의 전환점

이해인은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2022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7위를 기록해 2021-22 시즌 말에 인상을 남기며 새 올림픽 시즌을 기대하게 했지만,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그런 존재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그랑프리 드 프랑스 등 ISU 그랑프리 대회 시상대에서는 이해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죠.

그는 이번 시즌 탄탄한 안무 구성에 집중함으로써, 결국 소수의 정상급 여자 피겨선수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트리플 악셀을 포기했습니다.

이해인은 "(올 시즌 초반) 너무 긴장했고, 계속 '잘해야만 해. 실수 없이 클린 프로그램을 해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랑프리 대회 이후,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냥 프로그램 음악에 집중하면서, 대회를 즐기려고 했어요."

특히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경쟁자이자 좋은 친구인 일본의 사카모토 카오리와 함께 빙판 위에서 연습했을 때가 시즌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이해인은 항상 더블 악셀을 '쉬운 점프'라고 여겼지만, 세계 챔피언이자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사카모토가 뛰는 더블 악셀은 이해인의 생각을 바꿔놓았습니다.

이해인은 "그 더블 악셀은 정말 대단했어요. 좋은 거리에 속도가 엄청 빨랐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사카모토 카오리처럼 더블 악셀을 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점프를 매일 보면서 엄청 많이 연습했고, 제 것으로 만들려고 했죠."

그러나 이해인은 여전히 트리플 악셀을 다시 시도하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어려운 점프들을 정말 뛰어보고 싶어요… 쿼드러플(4회전) 등이요…그러나 아직 시도할 준비가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일단 다음 시즌을 위해 트리플 악셀을 연습할 거예요."

(© International Skating Union (ISU)

동료들과 함께 '더 나은 이해인' 되기

이해인의 목표는 점프를 더욱 탄탄하게 완성해 밀라노-코르티나 2026을 향하는 중간 지점인 2023-24 시즌을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해인은 먼저 "그랑프리 메달을 따고 싶고,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출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해인은 2026 동계 올림픽을 염두하고 있지만, 현재는 눈앞의 과제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항상 올림픽을 꿈꾸고 있어요…올림픽은 가장 중요한 대회예요."

이해인은 이어서 "그렇지만 또 다른 중요한 대회들(세계선수권, 4대륙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도 있기에, 지금 올림픽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비시즌 기간에 해야 할 훈련과 다음 시즌에 집중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한국 여자 피겨 에이스가 된 그는 동료들을 보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의 피겨선수들과 좋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이해인은 그중 특히 이웃 나라 일본의 사카모토 카오리와 미하라 마이와 가장 친하다고 밝히며, 그들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는다고도 전했습니다.

이해인은 "물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가장 '절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외에는 미국의 일리아 말리닌과 엠버 글렌과도 친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저를 많이 도와주고, 챙겨줘요… 그래서 정말 고마움을 느끼기에 저도 잘해주려고 하죠. 제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하면, 그들은 제게 더 큰 좋은 기운을 전해주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