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테는 도쿄 2020 올림픽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당시 두 세부종목(가타, 구미테)이 실시됐습니다. 우리에게 더 친숙한 태권도와 비교해 보면, 구미테는 겨루기에 해당하며, 가타는 품새입니다.
아쉽게도, 이 종목은 2024년 올림픽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아 파리에서는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박희준**은 지난해 6월 파리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전에 출전한 6명의 한국 선수 중 유일한 가타 선수였고, 결국 홀로 도쿄 2020 본선 무대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확히 1년 전인 2021년 8월 6일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대회 남자 가타 동메달 결정전에서 26.14점을 기록했지만, 2021년 유럽 챔피언인 터키의 **알리 소푸글루**가 27.26점을 받으며 1.12점 차이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박희준은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가라테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가라테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Olympics.com이 유일무이한 한국 가라테 올림피언 박희준 선수와 일 년 전 오늘을 회상해봤습니다.
도쿄 2020: '인생 경기'
박희준은 Olymipics.com에 "저에겐 올림픽 동메달 결승전이 '인생 경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후회가 없죠. 지금까지 그렇게 즐겼던 경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림픽은 제 인생 '베스트' 경험인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원했던 걸 엄청난 경쟁을 뚫고 했다는 희열? 제가 평생 노력해 온 걸 아무도 몰랐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할까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박희준의 동메달 결정전 영상(아래): 3:07:32부터
모든 올림피언들이 그렇듯, 박희준 또한 힘든 훈련 과정을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1년 후 돌아보니 고통스러웠던 훈련 과정 마저도 그리워했습니다.
그는 "7월부터 그때가 많이 생각나요. 준비하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돌이켜보니 힘들게 연습하면서 준비했던 순간이 가장 즐거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가타는 가상의 적을 향해 미리 정해진 연속 동작으로 얼마나 빠르고 힘있게 연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종목입니다. 가타는 가라테가 탄생한 오키나와의 지역에 따라 다른 특색을 보여줍니다.
박희준은 "저는 원래 힘있는 스타일이에요. 일본 선생님들도 제 파워가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주시죠. 그렇지만, 지난 올림픽에서 부드러운 면도 함께 보여주면서 강약이 잘 어우러진 연기를 해내서 뿌듯했어요. 저와 마지막에 겨뤘던 터키 선수를 비롯해 유럽 선수들은 주로 강인함을 강조하는 연기를 보여주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가타 동작을 하나하나 해내기 위해선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힘을 줘야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쏟아낸 힘을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게 어려웠죠. 이젠 저 자신이 안에서 힘을 빼지만, 밖으로 관객들에게 더 전달하는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됐죠."
아버지와 함께 이룬 올림픽 꿈
물론 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남아있습니다. 그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이후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밝혔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가라테에 입문한 박희준은 "사실 전 가라테를 계속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아버지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셨죠. 특히, 한국에선 가타를 배울 수 없으니깐, 어마어마한 훈련비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말레이시아나 일본 등 해외에 나가서 배웠어요,"라고 말하며 고교 수학 교사인 아버지의 희생에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그렇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게 되고 더 이 악물고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올림픽 출전권을 땄을 때도 동네에 현수막도 다 걸리고, 아버지께서 많이 기뻐하셨어요. 아버지를 위해 메달을 못 딴 게 많이 아쉽긴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도쿄 2020: 나를 돌아보게 해준 시간
박희준은 특히 많은 사람이 올림픽을 통해 가라테와 가타에 대해서 알게 된 점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Olympics.com에 "어렸을 땐 가타 선수라는 걸 숨겼어요. 사람들이 가라테 선수라고 하면, 대련을 생각했죠. '싸우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라는 반응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괜히 더 위축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올림피언이 된 박희준은 달랐습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제 연기를 보고 주위 사람들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놀라는 반응을 보고 희열을 느꼈어요.이제는 제 올림픽 경기를 보지 않았다면, 제가 직접 보여주기도 하죠. 그러면 너무 멋있다는 반응을 해줘요,"라고 전했습니다.
박희준은 "올림픽에 나가기 전, 저는 자신감이 부족한 수줍은 가타 선수였다면, 도쿄에서 경기를 치른 후 제 선수 생활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가타 선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희준은 지난해 큰 사랑을 받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제가 '이제 올림피언이 됐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가라테 초대 올림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더 모범을 보이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