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2020, 그 후 1년: 안산과 되돌아본 뜨거웠던 지난여름

지난해 4년이 아닌 5년의 기다림 끝에 맞이한 2020년 올림픽은 17일간 전 세계에 한층 더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Olympics.com이 도쿄 2020 올림픽 1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큰 웃음을 안겨준 '올림픽 최초 양궁 3관왕' 안산 선수과 함께 뜨거웠던 지난여름 도쿄에서 생긴 추억을 회상해 봤습니다. 

4 기사작성 2022년 7월 23일 | EJ Monica Kim
안산 시상대 도쿄
(2021 Getty Images)

2021년 7월 23일 도쿄 2020 올림픽 개막식을 무사히 마친 다음 날 양궁에서 사상 처음으로 혼성 단체전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혼성 단체전이 생소한 만큼이나 경기에 나선 두 명의 국가대표 궁사들도 낯선 얼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현재 이름만 들어도 환호성을 지르게 하는 안산(광주여대)과 김제덕(경북일고)이었습니다.

2001년생 안산과 2004년생 김제덕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초대 혼성 단체전 챔피언에 오르며 팀 코리아에 첫 금메달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을 뿐만아니라, 올림픽 스타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올림픽이 마친 후 안산은 역대 올림픽 양궁 및 한국 하계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최초의 선수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Olympics.com이 안산 선수와 모두를 열광시킨 지난여름을 회상해봤습니다.

Olympics.com(이하OC):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 1년이 지난 시점, 안산 선수에게 있어서 무엇이 가장 크게 바뀌었나요?

안산: 아무래도 타이틀인 것 같아요. 이제 올림픽도 다녀왔고, 메달도 획득했으니, '올림픽 메달이 있는 선수'라는 타이틀이 생긴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OC: 대학 생활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이제 많은 사람이 알아보기도 하잖아요.

안산: 학교 학생분들과 교수님들이 다 알아봐 주시고, 조금 더 저를 좋게 봐주셔서, 되게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OC: 대한민국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 초대 혼성 종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여러 업적을 달성했는데, 1년이 지나고 돌아볼 때, 개인적으로 가장 뜻깊은 성과는 무엇인가요?

안산: 혼성 단체전 금메달인 것 같아요. 혼성 단체전이 팀 코리아의 가장 첫 메달이기도 했고, 신설된 종목이기도 했고요. 또, 김재덕 선수와 같이 합을 맞췄는데 제가 높은 기록을 쏘지는 못했지만, 김재덕 선수가 잘해줘서 같이 금메달을 땄어요.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애틋한 것 같아요.

OC: 혼성 단체전이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지만, 안산 선수도 역시 이 경기에서 올림픽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결승 무대에서 특히 떨리지 않았나요?

안산: 가장 많이 긴장을 한 것 같아요. 또 이런 큰 규모의 대회는 처음이어서 김제덕 선수와 같이 많이 긴장했어요.

(2021 Getty Images)

OC: 항상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어서, 전혀 몰랐어요!

안산: 집중을 하다 보니까, 표정이 굳는 것 같아요. 속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으론 최대한 긍정적으로 하자고 멘탈 관리를 하다 보니깐 저도 모르게 표정은 굳고 있었나 봐요.

OC: 그렇게 첫 올림픽 경기를 금메달로 장식했는데, 남은 개인전과 단체전 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이었나요?

안산: 긴장이 풀어졌다기보다는 결승까지 경기를 한 번 치러보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 노하우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아, 바람이 이렇게 불었지'라는 생각을 하거나, 방송 촬영 소리 등 그런 분위기가 익숙해진 후 남은 경기를 임할 수 있었죠.

OC: 여러 인터뷰를 통해 개인전 결승행을 이끈 4강 슛오프 때 쏜 마지막 화살이 10점이라는 느낌을 날아가는 순간 느꼈다고 했는데, 그럼 '로빈후드' 화살을 쐈을 땐 어떤 느낌을 받았는 지 궁금해요.

안산: 딱 쏘는 순간 10점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전광판에 9점이라고 기록되어서, '어 왜 그러지?'하고 보니깐, '로빈후드' 화살이 됐다고 해서 놀랐어요. 전 중계되는 시합 때 꼭 로빈후드 화살을 한번 쏴보고 싶었는데, 이걸 올림픽에서 해내서 되게 신기했어요.

*여기서 잠깐! 로빈후드 화살이란?

로빈후드 화살은 과녁 위에 꽂힌 화살을 다른 화살로 명중시켜 뚫는 것을 뜻합니다.

OC: 올림픽을 치르면서 가장 생각났던 사람은 누구예요?

안산: 부모님도 많이 생각났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제가 힘들다고 말할 때마다 위로해주던 친구요. 양궁을 하는 친구는 아니에요. 올림픽 기간에도 그 친구가 연락을 많이 해줬어요.

OC: 선수 출신이 아닌 친구들은 지금의 안산 선수를 보면 신기해하지 않나요?

안산: 네, 뭐 놀리기도 하고(웃음)… 뭔가 더 신기해하는 반응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OC: 1년이 지나고 보니 챔피언이라는 자리의 무게는 어떤가요?

안산: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처음엔 엄청 기쁜 마음이었다면, 이제 해가 바뀌고 어느 시합에 출전을 하더라도 선수 소개에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로 소개가 되니깐, 조금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에 걸맞게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고 항상 생각하게 하죠.  

OC: 올림픽에 나가기 전, 올림픽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나요?

안산: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나와서 겨루는 곳이요. 세계 스포츠인의 축제이면서도, 스포츠에 목숨을 거는 대회라고 생각했어요.

OC: 올림픽 무대를 실제로 밟아보니 어땠나요?

안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제약이 많아서, 제가 들었던 올림픽 선수촌의 모습이나 올림픽 풍경이라든지 많이 달라서 어색했지만, 많은 종목 선수들을 만나고 규모도 크다 보니 되게 값진 경험이었어요.

봉주르 파리!

OC: 파리 2024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달 양궁 월드컵 3차 대회를 파리에서 치렀는데, 경기를 해보니 어땠나요?

안산: 직접 가봐야만 느낄 수 있는 걸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한국과 다르게 밤 10시에 해가 진다던가요. 음식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올림픽 때 뭘 더 챙겨야 할지 등 어떻게 대비를 해서 짐을 쌀지 배울 수 있었죠.

OC: 파리에서도 더위와의 싸움이 관건이 될 것 같은데, 안산 선수는 어떻게 더위에 맞서나요?

안산: 저는 얼음주머니 같은 걸 많이 가지고 있든지, 아니면 우산을 많이 써요.

OC: 파리라는 도시에 대해 원래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나요?

안산: 관광 도시라는 게 가장 컸는데, 월드컵 마지막 날 올림픽 경기장이 될 곳을 포함해 파리를 둘러봤는데, 정말 명성에 걸맞게 멋있는 풍경에서 올림픽을 치를 것 같아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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