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브레이킹: 한국 대표팀·주요 일정 미리보기
(올림픽 무대는) 제 인생에서 라스트 댄스이자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 있는 완벽한 피날레가 될 거예요.
(비보이 홍텐, Olympics.com)
2024 파리 올림픽 대회의 유일한 새 종목인 브레이킹이 8월 9일과 10일 라 콩코르드에서 비걸 16명과 비보이 16명을 맞이합니다.
이들 중 초대 올림픽 브레이킹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데요, 그 후보 중 한 명이 최고령 비보이이자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게 될 비보이 홍텐(Hongten, 김홍열)입니다. 비걸 부문에서는 안타깝게도 파리행 티켓을 획득한 한국 선수는 없습니다.
- 비보이 홍텐 인터뷰: "제 갈 길을 가고 싶어서 제 스타일을 더 고집하게 된 거죠"
- 올림픽예선시리즈(OQS) 부다페스트 대회 마지막 날: 비보이 홍텐,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 획득
Olympics.com과 함께 계속해서 브레이킹 씬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레전드 비보이 홍텐이 지난 파리 2024 대회를 향해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고, 비보이 부문 관전 포인트를 알아보세요.
로드 투 파리 2024: '국가대표' 비보이 홍텐
한국 브레이킹 대표팀은 2022년 처음으로 국가대표 비걸과 비보이를 각각 2명씩 발탁하며 출범을 알렸습니다. 제19회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자 대표팀은 새롭게 선발전을 거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올림픽 여정을 시작했는데요, 홍텐은 4월 말 추가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아직 '선수'라는 호칭이 어색하다고 밝힌 홍텐은 지난해 5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브레이킹 포 골드 월드 시리즈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했지만 32강 예선에서 탈락하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습니다.
홍텐은 올해 5월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그때 스스로 잘하지 못한 것도 있기에 결과를 인정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기회로 삼자는 생각으로 관중석에 가서 대회를 끝까지 지켜봤거든요. 역시, 기존 저희 댄서들이 하는 거랑 다르지 않지만, 몇몇 동작이 더 필요하구나 등 성향을 파악하기 시작했죠"라고 전했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컬처 씬을 장악해 온 1984년생 홍텐은 올림픽 브레이킹 데뷔 시즌인 지난해 도전자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커리어를 쌓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2023 아시안브레이킹선수권대회 동메달, 제19회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하며, 점차 올림픽 브레이킹 시스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에는 '그냥 해야지'란 생각이었는데 아시아선수권 뒤, 제일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내가 잘한 건 과거인 거고, 지금 나는 위에 있는 위치가 아닌 도전자구나. 그래서, 지면 지는 대로 여기까지가 내 한계구나'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니깐, 오히려 좀 더 결과가 잘 나오기 시작했어요.
(비보이 홍텐, Olympics.com)
창의적인 춤만큼 자유로운 영혼이 소유자인 홍텐은 국가대표 선수촌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과 더불어 기초체력 위주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 번 더 자신의 한계와 맞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제가 고등학교도 그만두고 춤을 추며, 자유롭게 살아왔거든요. 단체 생활은 중학교 때 이후로 한 적이 없어서 (선수촌 생활이) 조금 힘들기도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스테미나’가 가장 큰 무기라는 홍텐은 이어서 "사실 선수촌안에서는 춤 연습보다는 웨이트 등 운동을 더 많이 했어요. 안그래도, 운동을 하면 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스스로 실험을 해보고 싶긴 했거든요. 혼자서 맨몸 운동만 해서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춤 연습은 아무리 해도 느는 기분이 안 드니까,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부터 춤 연습을 조금 줄이고, 운동을 더 해봤어요. 그러니깐, 오히려 춤 동작이 더 잘 나올 확률을 높여주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도봉구청 팀(소속팀)으로 돌아가거나 하면,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죠"
강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킨 홍텐은 결국 6월 말 마지막 파리 2024 예선인 OQS 파트 1 및 파트 2 대회에서 최종 2위로, 16장의 파리행 티켓 중. 한 장을 거머쥐었습니다.
파리 2024 브레이킹: 올림픽 관전 포인트
컬처 씬부터 올림픽 씬까지 섭렵한 비보이 홍텐이 말하는 파리 2024 브레이킹 경기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올림픽 브레이킹 배틀의 점수를 결정하는 5가지 심사기준(음악성, 다양성, 독창성, 기술, 수행력) 중 음악성을 먼저 꼽았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모르는 분들이 보시기에는 음악과 잘 조화가 되는지를 보는 게 제일 즐겁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 부분이 그래도 눈에 쉽게 보이니깐요. 음악과 얼마나 조화롭게 춤을 추는가를 확인하는 게 제일 쉽게 볼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아요"라고 친절하게 조언해 주었습니다.
조금 더 심화 과정으로 간다면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보면 좋을까요?
그는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스타일 무브'를 강조했습니다.
홍텐은 "사실 일반적으로 춤을 좋아하는 사람, 브레이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똑같은 과정을 겪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도는 거(스핀)를 좋아하는데, 계속 보면 슬슬 이제 똑같아 보이는 거죠. 지루해지고"라고 하며 이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거기서 뭔가 스타일리시하게 춤을 추면, 사람들에게 자꾸 기억에 남게 되거든요. 뭔가 그런 게 생기는 것이 저희한테 '스타일 무브'라는 영역이거든요. 거기까지 보게 되면 이제 완전히 자신의 취향에 호불호가 생길 거예요. '나는 이런 스타일이 너무 좋아요. 어 나 이 선수 너무 좋아해'라는 게 생길 것 같아요.
(비보이 홍텐, Olympics.com)
파리 2024 브레이킹: 비보이 홍텐의 경쟁자들
이미 가장 권위 있는 브레이킹 대회 '비씨원 월드 파이널' 3관왕 등을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타이틀을 보유한 홍텐이지만, 한국 브레이킹 최초, 그리고 올림픽 사상 최초로 브레이킹 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배틀을 거쳐야만 합니다.
홍텐이 올림픽 메달 여정에서 경계해야 할 경쟁자들은 누가 있을까요?
그는 가장 먼저 세 명을 지목했습니다 - '비씨원 월드 파이널' 최다승 타이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비보이 멘노(Menno, 멘노 판 호르프), 미국의 간판이자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인 빅터(Victor, 빅터 몬탈보) 그리고 한국계 캐나다 비보이이자 현재 컬쳐 및 올림픽 씬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2022 세계 챔피언 필 위자드(Phil Wizard, 필립 김)입니다.
"다들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강하다고 생각하는 비보이들은 필 위자드, 멘노, 그리고 빅터예요. 이들은 뭘 한다고 하면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해서 꼭 이뤄내는 클래스거든요."
그는 이어서 "심사위원도 성향들이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경우가 바로 이 세 명이죠. 제일 무섭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홍텐을 꺾고 초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일본의 에이스 시게킥스(Shigekix, 나라카이 시게유키) 또한 2002년생 MZ세대의 젊은 패기로 이제 초대 올림픽 챔피언 자리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이번 대회에 나서게 될 개최국의 간판 비보이 다니(Dany, 다니스 시빌)입니다.
홍텐은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비씨원 월드파이널 준결승에서 이미 비보이 다니를 상대로 승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다니랑 할 때 역시 프랑스 홈그라운드니깐 제일 인기가 많을 거고, 여기서 질 가능성이 제일 크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홍텐은 올림픽 무대로 향하기만 한다면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제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짜 다시는 없는 기회인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온다는 것은 저한테도, 같이 춤추고 있는 모두한테도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 같아요."
마지막을 올림픽에서 끝을 낼 수 있다는 게 '진짜 최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홍텐이 나서는 비보이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8월 10일 토요일 오후 11시 라운드로빈으로 시작합니다.
파리 2024 브레이킹: 한국 선수단
비보이
- 홍텐(Hongten, 김홍열)
파리 2024 브레이킹: 주요 경기 일정
모든 시간은 한국 시간. 파리 현지 시간 +7시간
비보이
- 8월 11일 일요일 03:45 준결승
- 8월 11일 일요일 04:15 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