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왕자' 차준환 인터뷰: "원동력이요? 여전히 피겨스케이팅에 빠져 살고 있어요"

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이 Olympics.com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세 번째 올림픽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도전, 동기부여와 원동력, 2024-25 시즌 프로그램 등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4 기사작성 Monica EJ Kim & Nick McCarvel
Cha Junhwan - 2024-25 bronze medal
(2024 ISU)

"원동력이요? 여전히 피겨스케이팅에 빠져 살고 있어요. 저는 매 시즌 새 프로그램을 창작할 때 동기부여가 돼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요. 피겨라는 스포츠를 많이 사랑해요. 크고 작은 순간이 다 원동력이 되죠." (차준환, Olympcics.com)

2017-18 시즌, 첫 시니어 무대를 밟은 차준환이 어느덧 8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Olympics.com이 2024-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2차 대회인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새 시즌을 힘차게 출발한 차준환을 단독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차준환은 Olympics.com에 "나이가 들었는지 (웃음)…부상 당하니까 정말 힘들긴 하더라고요"라고 말하며 지난 시즌 자신을 괴롭힌 발목 부상을 떠올렸습니다.

차준환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본격적으로 2023-24 시즌을 시작했지만, 2023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을 끝으로 남은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그는 오른쪽 발목 통증을 안고, 두 번의 국가대표 선발전, 2024 4대륙선수권대회, 2024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까지 강행한 뒤 지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차준환은 "이번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에서도 100퍼센트의 몸 상태는 아니에요. 7~80퍼센트 정도 회복됐기에 여전히 조심해야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새 프로그램을 위해 미국에서 훈련했고, 재활까지 신경 쓰느라 꽤 바쁜 오프시즌을 보냈어요. 몸 상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밀라노-코르티나 2026: "제가 원하는 스케이팅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 7년 만에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을 포함한 빡빡한 일정이 차준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바쁘게 달려왔어요. 동계세계대학경기대회, 동계아시안게임 등 굉장히 힘든 일정을 앞두고 있지만, 그냥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는 생각뿐이에요. 다 해내고 싶어요."

다음 시즌에는 넘어야 할 더 큰 산이 피겨 왕자에게 남아있습니다. 바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대회입니다.

세 번째 올림픽을 맞이하는 소감이 어떨까요?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홈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서 굉장히 영광이었고, 코로나19가 있긴 했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 또한 경기를 즐기면서 잘 치러낸 것 같아요."

차준환은 웃으며 "세 번째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지만, 또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제가 원하는 스케이팅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베이징 2022 대회 이후 하뉴 유즈루, 우노 쇼마 등 몇몇 동료 스케이터들이 빙판 위를 떠났지만, 차준환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떠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슬프긴 해요. 그렇지만 다른 위대한 선수들을 대회에서 만나고, 함께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는 게 저에게 힘이 돼요."

운동선수라면 올림픽 무대에 한 번 오르는 게 꿈이기도 한데요, 이미 두 번을 경험한 차준환은 어디에서 원동력을 찾을까요?

"원동력이요? 여전히 피겨스케이팅에 빠져 살고 있어요. 저는 매 시즌 새 프로그램을 창작할 때 동기부여가 돼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요. 피겨라는 스포츠를 많이 사랑해요. 크고 작은 순간이 다 원동력이 되죠."

2024-25 시즌: 첫 프랑스어 곡 도전!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 록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내추럴(Natural)'이라는 강렬한 곡을 선택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피아졸라의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를 선곡했습니다.

중남미를 대표하는 탱고 명곡인 피아졸라의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는 올해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일본의 우노 쇼마도 프리스케이팅에 사용한 적이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우노는 2016-17 시즌 이 프로그램으로 커리어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차준환은 "쇼마의 그 프로그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선택하고 싶었어요. 저는 제 스타일로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안무가인) 셰린 본도 그곡을 듣고 엄청 좋아했어요. 쇼마의 프로그램이 아이코닉하지만, 저는 좋은 음악일수록 피겨 프로그램에 계속 사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같은 음악일지라도, 스케이터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으로 탄생할 수 있거든요."

차준환은 갈라 프로그램 곡으로 벨기에의 가수 로익 노테의 '무슈/마담(Mr/Mme)'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으로 프랑스어 노래를 프로그램에 사용해서 그런지 굉장히 새로웠어요. 전에 했던 구성, 표현과 비교해서 정말 다른 스타일이었거든요. 연습하면서 너무 재밌었고, 훈련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실 프랑스어 곡을 선택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베이징 2022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이스댄스 선수 기욤 시즈롱이 차준환의 갈라 프로그램에 안무가로 참여했습니다.

"아이스 쇼에서 기욤을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짧게 대화를 나눴어요. 기욤이 제게 도와줄 일이 있거나 하면 연락하라고 했죠. 시즌 시작 전 제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너와 새 프로그램 작업을 정말 하고 싶은데 시간이 된다면 함께 해보지 않을래?'라고 보내면서 시작됐죠."

"전 셰린 본과 오랜 기간 안무 작업을 해왔기에 기욤과의 작업은 정말 달랐고, 큰 도전이기도 했어요. 저는 색다른 스타일을 배우고 싶었어요.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욤에게서 움직임 등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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