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인터뷰: 릴레함메르 2016 금메달리스트가 말하는 청소년 올림픽의 가치는?

두 번의 올림픽을 거쳐 2022/23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 1위에 오른 뒤, 올 시즌도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선이 동계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김민선이 Olympics.com에 자신의 소중한 청소년 올림픽 경험담을 들려줬습니다.

5 기사작성 EJ Monica Kim
Korean speed skater Kim Minsun-2016-2023
(Composite image, original photos from Getty Images)

"시합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먼저 청소년 올림픽 대회에서는 멋진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펼치면서 최대한 많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본인들의 종목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질 거예요." (김민선, Olympics.com)

2016 동계 청소년 올림픽(YOG): 커져 버린 '올림픽도 꼭 나가고 싶다'는 마음

1999년생 김민선2012 인스브루크 동계 청소년 올림픽 대회에서 자신의 주 종목인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배 스케이터 장미의 뉴스를 보고 이 대회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2012년 1회 대회에서 저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장미 선수라고, 그 언니가 금메달을 따고 뉴스에 엄청 많이 나왔어요. 그땐 되게 어렸으니까, '와 엄청 잘했나 보다! 계속 뉴스 나오네'라고 정도만 생각했었죠."

그로부터 2년 뒤, 김민선은 릴레함메르 2016에 나갈 수 있다는 소식을 코치한테 듣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때 '아 나도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그걸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운동했던 것 같아요."

고교 2년생이었던 김민선은 장미에 이어서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회 연속 동계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게 됩니다.

"금메달을 딸 거라고 많은 주목을 받고, 저도 기대했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떨렸던 것도 맞아요. 다행히 따고 나서 엄청 홀가분했죠."

김민선은 '올림픽의 축소판'이었던 이 대회 우승 후 이듬해 12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18 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에서 37초78의 기록으로 주니어 세계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전 기록 보유자는 그의 롤 모델인 '빙속 여제' 이상화가 2007년 작성한 37초81입니다 (한편, 네덜란드의 펨케 이 2020년 이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목표를 한번 성취하니깐, 더 잘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됐어요. 당연히 메달을 따면 더 큰 자극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출전한 것만으로도 그 나이 또래 잘 타는 선수들과 레이스를 펼치고, 교류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으면, '올림픽도 꼭 나가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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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올림픽 vs 올림픽: "YOG 덕분에 처음으로 외국 친구들도 사귀고 문화 체험도 했어요"

릴레함메르 2016 금메달리스트 김민선은 2018년과 2022년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이어서 지난 시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이상화가 떠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에이스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웠습니다.

청소년 올림픽(YOG)은 출전 선수 나이를 14~18세로 제한하기에, 평생 한 번밖에 없는 기회라고도 하는데요, 두 가지 올림픽을 모두 경험해 본 김민선이 말하는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정말 올림픽 축소판 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개회식도, 폐회식도 있고, 이벤트 등 즐길 거리도 있고요."

이어서 그는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더 열린 교류의 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올림픽은 어떻게 보면 선수들에게 최종 꿈의 무대잖아요? 그렇기에 마냥 스포츠 축제로써 즐기기가 쉽지 않아요."

"청소년 올림픽 때는 경기장 말고도 숙소에서도 선수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 게임하고, 밥도 같이 먹는 등 어디서든지 친해질 기회가 많았어요. 그때 오륜기 선글라스를 끼고, 처음으로 외국 선수들과 사진도 찍었는데요, 지금까지도 그 선수들이랑 추억은 나누곤 하죠."

김민선은 덧붙여 스피드스케이팅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시합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먼저 청소년 올림픽 대회에서는 멋진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펼치면서 최대한 많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본인들의 종목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질 거예요."

평창 2018의 기억: "그렇게 큰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어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최고 유망주는 6년 전 평창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지만, 16위를 차지하며 조금 아쉬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사실 김민선은 당시 허리부상으로 인해,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모로 혹독한 올림픽 신고식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평창 올림픽은 김민선에게 여전히 특별하고,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해줬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을 열렬히 응원해 준 한국 국민들 덕분이었습니다.

김민선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큰 경기가 열리기 쉽지 않은데 그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국민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면서, 국제 경기를 했던 게 처음이었거든요"라며 당시 벅찼던 감정을 전했습니다.

"한국말로 '김민선 화이팅! 김민선 최고다!' 이런 식으로 크게 소리쳐 저를 응원해 주셨는데요, 아직까지도 그런 감정을 다른 시합장에서 못 느끼고 있기 때문에 되게 특별해요."

"아마 다시는 못 느낄 수도 있는 감정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 청소년 선수들도 자국에서 열리는 이 특별한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잘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평창 2018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김민선

(2018 Getty Images)

대표팀 막내에서 이제는 롤 모델

강원 2024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희단은 지난달 이탈리아 콜랄보에서 열린 2023/24 주니어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오는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급부상했습니다.

정희단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올림픽 2관왕 이상화, 그리고 세계 1위인 김민선의 계보를 이을 신예입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정희단을 앞세워 로잔 2020에서 선보이지 못한 놓친 금빛 레이스를 평창 2018의 유산이 깃든 강원도에서 이어가려고 합니다.

롤 모델은 김민선으로, 경기 전 선배의 영상을 보며 긴장을 푼다고 밝힌 정희단은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너무 잘 타고 계시는 데도, 본인이 스스로 부족하다는 점을 계속 꾸준히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인드부터 훈련하는 모든 모습을 본받고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평창 2018 여자 대표팀 막내로, 이상화를 바라보며 훈련했던 김민선이 이런 어린 후배들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언젠가는 저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진짜 저를 롤 모델로 삼는 선수가 생기는 시기가 왔네요."

24살의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에이스는 이어서 "저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선수들이 저를 멋있는 선수로 봐주고, 제가 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깐, 잘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해요. 서로한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올림픽: 밀라노 코르티나 2026

올 시즌을 1인자로 시작한 김민선은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즌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5개의 메달(금2, 은2, 동1)을 획득했고, 베이징 2022 챔피언 에린 잭슨에 이어서 여자 500m 종합 순위에서 2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1위의 자리에서 경기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낸 상화 언니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한 번 더 체감하게 됐어요."

"그래도 이젠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감을 조금 떨쳐냈어요. 뭐, 1등이 되는 게 원래 당연한 게 아니잖아요."

김민선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기에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김민선은 평창 2018에서 16위에 머물렀고, 베이징 2022에서는 7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계속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어서, 잘 준비하고 있다는 마음에 다음 올림픽을 기대하게 해요. 한 시합, 한 시합 잘해 나가다 보면, 올림픽이 눈앞에 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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