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시크릿 산타: 올림피언들이 자신의 라이벌에게 보내는 기상천외한 선물
겨울 휴가철을 맞아, Olympics.com이 몇몇 운동선수들에게 하루 동안 산타가 되어 자신의 경쟁자들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골라달라고 부탁해 봤습니다. 선물이 마음에 들 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떻게 됐을지 결과를 알아보세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건 어려운 일인데요, 직장 동료를 위한 선물은 말할 것도 없겠죠. 운동선수들의 경우에는 동료가 곧 라이벌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올림픽 산타'라면 그런 경우에 어떤 선택을 할까요?
Olympics.com은 몇몇 운동선수들에게 가상의 시크릿 산타가 되어 경쟁자들을 위한 어떤 선물을 트리 아래에 놓아둘 것인지 결정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포츠계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사랑과 재치가 넘치는 선물은 어떤 것일지 알아보세요.
샌달을 신은 나이어 허스턴?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타일인데요, 그래서인지 브라질의 펠리피 구스타부는 '패션' 아이템을 미국의 나이어 허스턴에게 줄 선물로 골랐습니다.
"저라면 나이어한테 브라질의 플립-플롭(발가락이 노출되는 샌달)을 선물하겠어요. 그걸 신고 대회에 출전하면 훨씬 더 쿨하게 보일 테니까요!"라고 구스타부가 Olympics.com과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여름용 샌달은 여름 휴가철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사실 12월에 여름이 되는 남반구에서는 지금 플립-플롭이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거든요.
짓궂은 산타가 된 프랑스 펜싱 커플
선수들이 계속해서 서로를 공격하는 펜싱에서는, 선물을 고를 때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올림픽에서 두 번 메달을 수상한 프랑스의 마농 아피티-브뤼네는 자신의 라이벌에게 달콤쌉쌀한 선물을 줄 거라고 하는데요.
"저는 무진장 많은 초콜릿을 선물할 거예요. 그럼 (살이 쪄서) 경기 도중에 꼼짝도 못하게 되겠죠." 아피티-브루네의 농담입니다.
그녀의 남편이자 유럽 펜싱 챔피언 볼라데 아피티는 한 술 더 떠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라면 제 사진이 붙어있는 베개를 선물할 거예요!"
여기서 얻은 한 가지 교훈: 프랑스에서는 산타를 조심하세요!
하이사 레알과 함께 아기 돌보기
스폰서와 전 세계의 팬들로부터 수많은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파리 2024 대회에 출전해 올림피언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브라질의 스케이트보더 가비 마제투는 친구 하이사 레알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이사는 이미 모든 걸 공짜로 받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하이사 부모님 몰래 둘이서 여행을 가면 어떨까 해요!"
레알은 마제투의 세 살짜리 딸 리즈를 돌보는 일을 도와줄 수도 있는데요, 리즈는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크리스마스를 정말 좋아한답니다.
"하이사는 제 딸이 좀 더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데리고 다닐 거라고 했는데, 얼른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라고 마제투가 말했습니다.
엄청난 음식으로 라이벌을 무너뜨리기
대회 참가를 위해 엄격하게 식단을 지켜야하는 운동선수들에게 휴가철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브라질 출신의 세계 넘버원 리커브 궁사 마르쿠스 달메이다는 그다지 신경쓰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한국의 라이벌 김우진과 이우석을 위해 그가 준비한 건 바로 브라질과 대한민국이 대동단결할 수 있는 메뉴, 바베큐입니다.
"바베큐를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브라질에 왔을 때 (고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실제로 보여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바베큐를 선물하고 싶어요. 그 녀석들은 고기를 사랑해요... 사실, 그럴 수 밖에 없거든요. 안그럴 수가 없다니까요"라고 달메이다가 말했습니다.
이들 세 선수는 어쩌면 새로운 양궁 종목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루 종일 스테이크를 먹은 다음 70m 밖의 과녁 맞히기.
축구계의 라이벌과 복싱 매트릭스
축구 유니폼은 어떤 기념일에도 잘 어울리는 전통적인 선물이지만, 친구에게 (혹은 라이벌에게) '엉뚱한' 팀의 유니폼을 선물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걸 염두에 둔 이탈리아의 태권도 세계 챔피언 시모네 알레시오는 중립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죠.
"저는 우리 대표팀이랑 같이 훈련했던 미국 선수 (칼 앨런 니콜라스)한테 선물을 주고 싶어요. 저랑 함께 세계 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던 선수죠. 저라면 AS 로마 셔츠를 줄 거예요. (웃음) 우리 팀이랑 훈련할 때 정말 웃긴 일이 벌어졌거든요.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셔츠를 입고 저는 맨체스터 시티 셔츠를 입었는데요, 같은 날에 입고 있었기 때문에 맨유랑 맨시티가 대결한 셈이었죠. 그래서 로마 유니폼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알레시오는 다른 종목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카보 베르데 출신의 아프리카 복싱 챔피언 난시 모레이라는 그녀의 라이벌을 유명한 영화 캐릭터에 비유했습니다.
"저는 지금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는데요, 선물을 준다면 튀르키예 출신의 세계 넘버원 선수인 부세나즈 쉬르메넬리한테 주고싶어요. 제가 주고싶은 선물은 매트릭스의 액션 피겨인데요, 그 캐릭터처럼 움직이면서 경기를 하거든요"라고 모레이라가 말했습니다.
과연 '네오'가 모레이라나 쉬르메넬리랑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올림픽과 크리스마스의 정신
장난은 이쯤 해두고요, 연말연시는 지난 1년 내내 경쟁했던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저는 제 라이벌들에게 포옹과 키스, 넘치는 사랑을 주고 싶어요"라고 브라질의 스케이트보더 파멜라 호사가 말했습니다.
미국의 토리 퍼드윌은 아직 올림피언은 아니지만, 스케이트보드 세계에서 가장 아량이 넓은 산타인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라이벌들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싶어요.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경쟁하는 데에만 너무 신경쓰지 않는 거죠. 대회 기간에는 경쟁이 우선이지만, 평소에는 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