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평창 2018 개회식 무대에 올랐던 청소년 4인방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평창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맞들고 입장했던 네 명의 어린 선수들을 기억하시나요? 유영, 정승기, 장유진, 이준서 -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Olympics.com이 살펴봤습니다.

4 기사작성 정훈채
You Young with Torch at PyeongChang 2018
(2017 Getty Images)

2018년 2월 9일 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평창 2018 동계 올림픽 대회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의 과거와 미래로 선정돼 오륜기를 맞잡고 입장했던 8인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앞으로 한국 빙상, 설상, 썰매 종목의 미래를 이끌어갈, 떠오르는 스타들이 네 명 있었는데요.

먼저, 두 시간 반짜리 아래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정확히 2:00:00부터 시청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대형 올림픽 깃발을 맞들고 입장하는 사람들 여덟 명 중에서 앳된 얼굴들이 눈에 띌 겁니다. 왼쪽 맨 앞에 발랄한 '피겨 요정' 유영 (당시 나이 14세), 그 뒤로 아이스하키 꿈나무 이준서 (15),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장유진 (16), 그리고 스켈레톤의 미래 정승기 (19) 선수가 보이네요.

유영 -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 '피겨 여왕'을 바라보며 자란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지금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유영입니다. 평창에서 관람석에 앉아 부러움과 놀라움 가득한 눈빛으로 대선배들을 바라보던 소녀였던 유영은 그 후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유영은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2019년 10월 국제빙상연맹 (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는데요, 한국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와 임은수에 이어 세 번째로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이듬해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청소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죠.

한국 여자 피겨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 기술을 구사하는 유영은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유행의 여파로 훈련과 대회 출전에 차질을 빚는 바람에 작년 ISU 세계 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에 열린 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제 유영에게 남은 일은 내일 (15일) 첫 올림픽 무대에 올라 마음껏 자신의 연기를 펼치는 것입니다.

정승기 - 스켈레톤

소치 2014 대회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며 스켈레톤 선수의 꿈을 키우던 정승기는 불과 2년 만에 주니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2016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청소년 동계 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당시 16세였던 정승기는 당연히 금메달을 노리고 있었지만, 연습 라운드부터 실수를 거듭한 끝에 8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건 좋은 경험이자 갚진 교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승기는 곧바로 이어진 각종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5위권에 진입하며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2018 대회 출전을 바라봤지만, 결국 개회식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베이징 2022 대회를 앞두고 한국 썰매 대표팀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정승기는 작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라트비아의 시굴다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IBSF) 월드컵 6차 대회에서 난생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엄청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빠른 스타트를 보여줬는데요, 작년의 마지막 레이스에서도 스타트 기록만 놓고 보면 세계 최강 두쿠르스 형제와 1, 2위를 다투기도 했습니다.

이제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눈앞에 둔 정승기는 최근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승리보다는 최대한 완벽하게 [베이징 대회 스켈레톤 경기가 열리는] 옌칭 트랙을 타는 게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옌칭 슬라이딩 센터에서 펼쳐진 베이징 2022 동계 올림픽에서 최종 10위를 기록했습니다.

(IOC/Ian Jones)

장유진 - 프리스타일 스키

장유진은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은 14살 때 스키를 처음 접했다고 하는데요,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17세에 참가한 평창 2018 대회는 당장 성적을 내기보다는 경험을 쌓는 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출전 선수 24명 중 절반이 결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종목. 예선에서 18위에 그치며 탈락하고 말았던 장유진은 이번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서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장유진은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평창 올림픽은 출전에 의의가 있었다면 이번 대회는 결선에 올라 5위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훈련에서 완벽주의자 같은 성격이라 자신에게 냉정한 편인데 그런 제가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베이징 2022 대회 개최지인 허베이성 장자커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5위에 오르며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장유진. 최근 2년 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FIS 월드컵에서 10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2018 Getty Images)

이준서 - 아이스하키

2003년에 태어난 이준서는 형과 누나를 따라 초등학교 1학년부터 스틱을 잡았다고 합니다. 아이스하키 명문 광운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2016년 선발한 꿈나무 23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죠. 그해 12월에는 러시아 아이스하키 리그 (KHL) 아드미랄 블라디보스토크 산하 유소년 팀에서 테스트를 받고 입단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이 아쉽게도 베이징 2022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준서가 꿈을 펼칠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지게 됐습니다. 현재 경복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포워드 이준서는 지난해 말 청소년 아이스하키 대표팀 소속으로 루마니아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 남자 U-20 세계 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 대회에 출전했는데요, 대표팀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준서는 대회 초반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먼저 귀국했다고 합니다.

이준서 선수가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길, 그리고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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