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진윤성과 장연학이 12일 오후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102kg 경기에서 종합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진윤성은 인상 2차 시기에서 180kg에 실패한 이후 3차 시기에 성공하며 인상을 5위로 마쳤지만, 용상 1차 시기에서 213kg을 거뜬히 들어올리며 순식간에 합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2차 시기에서 들어올린 218kg으로 용상 2위를 마크한 진윤성은 합계 중량에서 불과 2kg 차이로 카자흐스탄의 누르기사 아딜레툴리(합계 400kg)에게 아쉽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투혼을 발휘한 여파였을까요? 진윤성은 오른쪽 무릎에 테이프를 감은 채 절뚝거리며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기록을 맞추려고 했는데 목표했던 기록보다 살짝 안나와서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면 좋은 성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무릎이 좋지 않았거든요. 끌고 가봤는데 막판에 무릎에 다시 통증이 왔어요."
도쿄 2020 대회 109kg 체급에 출전해 6위에 올랐던 진윤성은 올림픽 역도 체급 조정에 따라 102kg 체급에서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도쿄 올림픽에 나갈 때에도 체중을 꽉 채운 상황이 아니었어요. 체중이 106kg였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사실 2, 3kg 정도 뺀 상태인 거죠. 아무래도 (몸집을) 불리는 상황에서는 근육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힘든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윗 체급에서 했던 기량을 가지고 내려와서 준비해야 하니까, 그런 점에서 (어려운 부분은) 서로 비슷한 것 같아요."
한편, 장연학은 인상에서 182kg을 들어올려 1위에 오르며 경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용상 1차와 3차 시기에서 실패한 끝에 210kg을 기록하는 데 그쳐 합계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장연학의 수상 소감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제가 선수촌에서 목표가 금메달을 따는 거라고 했거든요. 금메달 못 따면 여기서 살기로 했는데 다행히 인상에서 금메달 하나 땄습니다! 예, 저 약속 지켰구요, 그래도 합계 3등은 조금 아쉽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면 선전한 것 같습니다."
장연학은 자신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선수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아쉽긴 했는데 제가 원래 인상 선수고, 용상은 제가 예전부터 별명이 '스턴맨'이었어요. 위로 올리면 블랙아웃이 와가지고 헤롱헤롱 하거든요. 오늘도 그게 살짝 왔는데, 뭐 그건 변명이고 다음 시합 때 더 열심히 해가지고 금메달 따도록 하겠습니다."
치열한 신경전
형식적인 수상 소감이 끝나고, 파리 2024 대회 이야기가 나오자 두 선수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외향적이고 활달한 후배 장연학이 먼저 치고 들어오면, 진지하고 신중한 선배 진윤성이 받아치는 식이었죠:
장연학: "제 옆에 라이벌 진윤성 선수도 앉아 계시지만, 이번에도 어떻게 보면 제가 합계에서 졌잖아요. 그래도 저는 아직 두 살 더 어리고, 다음 시합 때 으쌰으쌰 해가지고 제가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진윤성: "연학이가 저를 라이벌로 생각하듯이 저도 (연학이가) 동생이지만 라이벌로 생각하거든요. 그게 어떻게 보면 기량을 늘릴 수 있는 좋은 영향을 주는 거 같아요. 서로 언제나 자극받고 그러면서 오히려 도쿄 올림픽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2018 아시안게임 85kg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장연학은 선배 앞에서 과장된 몸짓으로 목에 걸린 메달을 흔들어대며 도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연학: "뭐, 메달 별 거 아닙니다. 금메달 따세요, 형님!"
진윤성: "저는 사실 라이벌이긴 한데 같이 지내기도 하고 선수들 사이에 장난도 많이 치고, 오늘 경기 전에도 서로 장난도 치고 그랬거든요. 저는 조용하게 몸을 풀고 싶은데 연학이가 말이 많아서, 너무 시끄러워서 까불지 않게 조용히 시키려고 했거든요."
장연학: (당황한 듯) "어, 제가 원래 충남에 충남체고를 졸업했는데 윤성이 형이 충남에 영명고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충남 출신입니다. 저랑 되게 오래 봐왔습니다. 친한 형님입니다."
올해의 목표를 묻는 순서가 되면서 기자회견은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듯했는데요...
진윤성: "저는 올해 아시안게임도 있고 출전하는 대회에서 부상없이 경기를 잘 치르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세계선수권도 작년에 못 나갔는데요 예전에는 2년 연속 메달을 따기도 했으니까 올해에도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장연학: "뭐, 제 목표는 윤성이 형을 이기는 겁니다. 메달을 따려고 해도 윤성이 형을 이겨야 시합을 나가고 하니까, 제 목표는 진윤성 선배님을 이기는 걸로 하겠습니다!"
진윤성: "너, 진짜..."
5월 12일 금요일
남자 102kg
금메달🥇 누르기사 아딜레툴리 (KAZ) - 인상 181kg, 용상 219kg, 합계 400kg
은메달🥈 진윤성 (KOR) - 인상 180kg, 용상 218kg, 합계 398kg
동메달🥉 장연학 (KOR) - 인상 182kg, 용상 210kg, 합계 39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