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024: 썰매 친구 소재환과 신연수의 브로맨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에 나란히 출전해 봅슬레이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소재환과 스켈레톤 동메달을 목에 건 신연수가 Olympics.com과 만나 진지한 수다를 떨었습니다.

5 기사작성 정훈채
Gangwon 2024 So Jaehwan Shin Yeonsu
(Composite image, original photos from Gangwon 2024)

2024년 1월 23일은 한국 썰매 종목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강원 2024 대회 4일차인 화요일 오후,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모노봅 경기에서 소재환이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저녁에는 스켈레톤 경기에 출전한 신연수가 동메달을 차지했거든요.

그날의 감동이 가시기 전인 지난주 목요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동갑내기 친구 소재환과 신연수를 Olympics.com이 만나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썰매를 같이 타면서 성장한 죽마고우는 아니지만, 같은 반 친구이자, 대표팀 동료이자, 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쓰기도 하는 두 선수는 과연 어떤 사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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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음... 같이 있을 때 안 심심한 친구라고 할까요?"

소재환: "즐거운 친구,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운 친구죠."

청소년 올림픽 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두 친구는 이제 서로의 잠버릇까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소재환: "연수가 먼저 자고 제가 핸드폰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나가지고 무슨 얘기를 막 하고 그래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신연수: "제가 잠꼬대가 있어가지고, 말을 많이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냥 뭐... 제가 영어 공부를 할 때였는데 영어로 막 혼자서 얘기를 하고 그랬나봐요."

그래도 둘은 서로 놀리기만 하는 짓궃은 친구가 아니라, 서로 닮고 싶은 구석도 있다고 합니다.

신연수: "(재환이는) 힘이 세서, 저도 웨이트나 다른 운동할 때 힘이 세면 좋겠어요.”

소재환: “연수가 육상 선수를 하다 와서 그런지 저보다 뛰는 자세도 좋고 빠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힘을 쓰는 모습을 배우고 싶습니다.”

든든한 조력자, 친구와 엄마

평소에는 허물없는 친구 사이지만 중요한 경기가 있었던 그날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처음부터 서로의 경기를 챙겨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결정적인 장면은 놓치지 않았답니다.

소재환: "사실 제가 도핑 검사 때문에 (연수가 뛰는 걸) 1차는 못 봤는데 기록은 봤거든요. 그런데 1차에서 너무 잘 타가지고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2차 때 가서 응원을 했어요."

신연수: "일단 1차는 제가 방에서 실시간 결과로만 봤는데 2등하고도 차이가 많이 나길래 2차에서 뒤집어지지만 않으면 1등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딱히 걱정은 없었는데 스타트에서 4초 대에 뛰는 걸 보고 메달은 가능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소재환: "릴레함메르랑 로잔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따지 못했던 메달을 강원 2024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한국 트랙에서 메달을 따서 저도 같이 기뻤던 것 같아요."

신연수: "생각했던 대로, 모두가 원했던 대로 결과를 이뤄냈으니까 되게 행복했고요, 저도 같이 기분도 좋아져서 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선수 모두 경기가 끝나고 가장 먼저 찾았던 사람은 다름아닌 '엄마'였습니다.

신연수: "제가 조금 걱정을 했던 게 엄마가 걱정이 많아서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피니시에 2차 끝나고 도착했는데 심판분이 가족이 왔다고 알려주셔서 가서 바로 안아드렸어요. 그래도 울지는 않았어요."

소재환: "저는 1차가 끝났을 때 엄마가 피니시에 계실 줄 알고 계속 찾았는데 14번에 계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2차가 끝나고는 만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소고기 뒷풀이, 남의 썰매

평소에 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소재환은 금메달을 따고 나서 수상 소감으로 저녁에 소고기를 먹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소재환: "소고기를 먹긴 했는데요, (경기 당일에는) 열한시 반에 점심을 먹고 나서 거의 열시 쯤에 저녁 식사를 해서 많이 먹지는 못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신연수: "저도 경기 끝나고 같이 소고기 먹었어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완전히 다른 종목이지만 같은 트랙을 사용하다 보면 은근히 비교가 되지는 않을까요?

신연수: "아예 다른 세부종목이라 서로 기록을 비교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소재환: "애초에 썰매 무게부터 거의 몇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어요."

남의 썰매가 커 보이는 건 아닌가 봅니다.

소재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보다, 사실 외국 선수들을 봤을 때 피지컬이 저보다 월등하고 그런 부분에서는 저도 한 번 살을 빼서 스켈레톤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신연수: "저도 스켈레톤이랑 봅슬레이 사이에서 주행할 때, 조종할 때 보이는 시야가 달라서 봅슬레이도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평창의 기억과 롤 모델

신연수: "제가 그때 설날에 가족끼리 다 모여 있을 때 티비로 아침에 스켈레톤 경기를 봤거든요. 그때 스켈레톤이란 종목을 처음 알게 됐는데 되게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금메달 따는 거 보고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고 되게 재미있어 보였어요."

소재환: "저는 원윤종 선수의 2인승 4인승 경기를 다 티비로 봤는데요, 둘 다 메달을 딸 줄 알았는데 2인승에서 못 따서 너무 아쉬웠고요. 4인승에서 마지막에 동타가 나와가지고 2등을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원윤종 선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청소년 롤 모델로 선정되어 젊은 선수들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해왔습니다.

소재환: "대여섯 번 정도 만나뵈었는데요, 딱히 응원이라기보다는 ‘하던 만큼만 해라. 원래 잘하니까 걱정하지 말고’라고 말씀해 주셨던 것 같아요. 평창 올림픽 전에 월드컵 뛰시는 걸 보고, 사실 아시아 선수가 그렇게 높은 랭킹에 올라 있는 게 쉽지 않은데 스타트나 드라이빙에서도 워낙에 뛰어나기 때문에 롤 모델로 삼았던 것 같아요."

신연수: "저의 롤 모델은 정승기 선수이거든요. 오늘 아침에 축하한다고 연락이 와서 행복했습니다. 정승기 선수가 월드컵 나가기 전에 한국에서 같이 썰매를 탈 때, 궁금한 걸 물어보라고 하셔서 제가 트랙에서 조종이 어려운 커브를 물어봐서 해결했던 기억이 있어요. 세계적으로 넘버 원이라고 할 만큼 빠른 스타트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강한 주행 능력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강원 2024에서 밀라노 코르티나 2026까지

두 선수는 앞으로 청소년 올림픽 대회에 나서게 될 선수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넸습니다.

신연수: "어린 나이에 이렇게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고, 이 무대를 경험했으니 나중에 있을 대회에서는 이런 경험들이 큰 무기로 작용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한 번 있는 기회이니까 쉽게 놓치지 않으면 좋겠고, 만약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소재환: "이런 나이에, 이런 시기에, 또 한국에서 청소년 동계 올림픽이 열릴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시기에 (참가해서) 메달도 만들었기 때문에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올림픽이 다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인 선수들만큼 경험이 없는데, 예선에서 못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겠어요."

이제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다음 동계 올림픽 대회, 두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신연수: "올림픽을 출전하기 위해서 열심히 썰매를 타는 게 제일 먼저인 거고, 만약 그렇게 해서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벅찰 거 같아요."

소재환: "사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모노봅만 타다가 성인들과 2인승 4인승 타게 될 텐데요. 파일럿으로 나가기에는 국가대표 형들이 너무 압도적이기 때문에 벅찰 것 같고, 그 다음 올림픽까지도 보고 싶어요."

타임 캡슐 메시지

5년 후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신연수: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여기서 무너지지 말고 계속 쭉 나가면 좋겠다."

소재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더라도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는 잘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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