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차이니즈 타이페이의 티안무 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B조 네 번째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도미니카공화국에 9-6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양 팀 모두 1승 2패를 기록하며 B조 공동 4위에 올라있었기 때문에 슈퍼 라운드 진출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었고, 한국이 이날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홍창기, 신민재, 김도영, 문보경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날 일본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터뜨렸던 박동원을 5번 타자로 끌어올렸는데요, 선발 투수로는 포수 박동원과 같은 소속팀 LG 트윈스에서 호흡을 맞추는 임찬규를 내보냈습니다.
임찬규는 1회초 리카르도 세스페데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앨런 핸슨의 번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 안드레티 코르데로와 레이너 누녜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2회초에도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게 중전 안타, 루이스 미에세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임찬규는 더블 스틸을 허용한 데 이어 프랭크 로드리게스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이어서 마이클 데 레온이 유격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기록하며 물러났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알칸타라가 득점하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이 앞서나갔습니다.
한국 4차전 선발 라인업
타자
- 홍창기 (좌익수)
- 신민재 (2루수)
- 김도영 (3루수) / 나승엽 (1루수) / 김휘집 (대주자/3루수)
- 문보경 (지명타자)
- 박동원 (포수) / 이주형 (대주자/중견수)
- 송성문 (1루수/3루수/1루수)
- 윤동희 (우익수) / 김형준 (포수)
- 박성한 (유격수)
- 최원준 (중견수/우익수)
투수
- 임찬규 (선발) - 3이닝 3실점
- 소형준 (구원) - 1이닝 1실점
- 조병현 (구원) - 1.2이닝 2실점
- 김서현 (구원) - 1.1이닝
- 최지민 (구원) - 0.1이닝
- 박영현 (승리) - 1.2이닝
한국 타선이 프랭클린 킬로메의 위력적인 투구에 4이닝 동안 침묵하고 있는 사이에, 도미니카공화국의 화력이 다시 한 번 폭발했습니다.
4회초 선두 타자 누녜스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아리스멘디 알칸타라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치면서 임찬규를 강판시켰고, 구원 투수 소형준을 상대로 로드리게스와 데 레온의 연속 안타, 2사 후 앨런 핸슨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점수는 4-0이 됐습니다.
도미니카는 5회초 한국의 세 번째 투수 조병현을 상대로 알칸타라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면서 멀찌감치 달아났습니다.
한국은 5회말 투아웃 이후에야 송성문이 중전 안타를 치면서 킬로메의 퍼펙트 게임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6회초에는 세스페데스의 2루타와 핸슨의 좌전 안타로 추가 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6회말 도미니카의 구원 투수 엑토르 페레스를 상대로 박성한과 최원준이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1, 2루가 됐는데요, 홍창기의 1루수 방면 땅볼로 이어진 1사 2, 3루 기회에서 신민재가 세 번째 투수 졸리 로드리게스의 송구 실책으로 진루하는 사이에 박성한과 최원준이 홈을 파고들어 2점을 만회했습니다.
후속 타자 나승엽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투 아웃이 됐지만, 문보경과 박동원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의 희망이 되살아났습니다.
7회말에는 2사 후 최원준의 볼넷과 홍창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기회가 무산됐고, 8회말에는 선두 타자 나승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다음 대주자 김휘집이 문보경의 내야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했습니다.
그리고 박동원의 좌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 기회. 송성문의 적시타로 김휘집이 홈을 밟으면서 한국이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난 다음 송성문이 2루를 훔치면서 2사 2, 3루가 됐습니다.
여기서 박성한이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면서 한국이 마침내 전세를 뒤집었고, 최원준의 우익 선상 2루타와 홍창기의 중전 안타로 2점을 추가해 점수는 9-6이 됐습니다.
8회부터 등판한 한국의 여섯 번째 투수 박영현은 1 2/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9회를 마무리하고 구원승을 거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