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유도: 한국 대표팀·주요 일정 미리보기
한국 유도 대표팀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이후 끊긴 금맥을 12년 만에 찾아오겠다는 각오로 7월 18일, 격전지인 파리로 향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경기는 개회식 다음날인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아레나 샹 드 마르스에서 개최됩니다.
한국은 유도가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이후부터 줄곧 메달 획득에 성공하며 종주국 일본, 파리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 다음으로 메달이 많이 나온 명실상부 '유도 강국'으로 불려 왔는데요, 그런 한국 유도가 런던 2012 이후 금맥이 끊긴 상태로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한국 유도 대표팀의 의지와 열정은 누구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강합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총 9개의 메달(금1, 은2, 동6)을 수확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노골드를 겨우 면했다' 정도가 아니라, 이 금메달 1개가 여자 최중량급에서 나온 한국 최초의 금메달이라는 겁니다.
이번 한국 대표팀에는 아시안게임 유도 종목에서 유일한 금메달의 주인공인 김하윤을 포함해 올림픽 3회 출전에 빛나는 안바울,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 국가대표가 된 허미미와 김지수까지, 막강한 전력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lympics.com과 함께 한국 선수단의 파리 2024 유도 경기 관전 포인트 3가지를 알아보세요.
관전 포인트 1 – 최중량급의 무게=왕관의 무게
한국 유도 대표팀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선수들은 바로, 남녀 최중량급에 출전하는 김민종과 김하윤입니다.
남자 +100kg급에 나서는 김민종은 지난 5월, 최중량급에서 39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청신호를 밝혔습니다.
올림픽을 위해 경험하고 배우는 대회라고 생각하고 임했기 때문에 금메달이지만 마음의 큰 동요는 없었어요…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었는데 그걸 깨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올림픽을 향하는 과정에 있어서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민종, Olympics.com)
한국 유도 대표팀은 여러 체급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지만, 아직 최중량급에선 금메달이 없습니다.
현재 국제유도연맹(IJF) 올림픽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김민종은 한국 유도 사상 첫 최중량급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선 올림픽 4회 출전에 4회 연속 메달 획득(금3, 동2)에 성공한 테디 리네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김민종의 올림픽에 대한 각오는 굳건합니다.
이 체급에서 내가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왔어요.
(김민종, Olympics.com)
올림픽 전초전 격이었던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 가장 위에 선 김민종이 이제 파리에서 금빛 메치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여자부 최중량급인 +78kg급에 출전하는 김하윤은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시기인 중학교 3학년 때 유도에 입문해 빠르게 성장한 선수로, 생애 첫 올림픽 출전으로 설레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경기 마지막 날, 김하윤은 한국 유도 노골드의 수모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저는 누구를 위해서나 거창한 목표를 위해 운동을 한다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끝을 보자', 이런 생각으로 하는 것 같아요. 제 스승님인 조민선 교수님 이후로 올림픽 금메달이 없기 때문에, 제가 스승님을 뒤를 이어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를 일단 두고 있고요.
(김하윤, Olympics.com)
자신보다 몸집이 더 큰 외국 선수들과 붙어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으로 무장한 그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가장 빛나는 금메달을 한국 대표팀에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 2 – 재일교포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
지난 5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최중량급에 나선 김민종과 함께 동반 금메달을 획득한 허미미가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자격으로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서 메달까지 노립니다.
허미미는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태생적 배경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의 유도 명문 와세다 대학교를 다니던 중 2021년 귀화를 한 재일교포 출신 국가대표입니다.
지난 세계선수권 당시, 이 체급 랭킹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캐나다의 유도 스타 크리스타 데구치와 제시카 클림카이트를 제압하며 시상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시, 허미미는 그보다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이 두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게 될 텐데요, 최상의 컨디션으로 한국 유도계에 금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까요?
허미미가 57kg급 간판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반면, 또 한 명의 재일교포 출신 선수인 김지수가 한 단계 높은 체급인 63kg급에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합니다.
김지수는 도쿄 2020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가진 올림픽 유경험자로, 당시에는 허미미와 같은 체급인 57kg급에 출전했으나 16강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63kg급으로 체급을 조정하면서 김지수의 올림픽 여정에도 날개가 달리기 시작했는데요.
이 체급에서는 신인의 위치로 나선 2023 아스타나 그랜드슬램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거머쥔 뒤, 지난 3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2024 안탈리아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유도 여자 63kg급 최강자로 거듭났습니다.
재일교포 출신 한국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파리에서는 또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 지 확인해보세요.
관전 포인트 3 – 안바울의 라스트 댄스
한국 유도 남자 66kg급 간판 안바울이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이제 세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합니다.
2014년 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된 지 햇수로 11년째입니다.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종목 특성상 노련미보다도 체력이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하기에 유도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을 '리즈 시절'로 여기며 30대 이후에는 은퇴 기로를 걷습니다.
1994년생 안바울은 국가대표가 된 지 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유도계 스타로 등극했고, 리우 2016에서 동메달, 도쿄 2020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내에서는 이미 '베테랑'으로 불립니다.
이제 안바울은 그의 인생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 선수 중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모두 수집'할 기회를 잡으려 합니다.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여태까지 대한민국 유도 역사상 올림픽에서 3번 메달을 딴 선수는 없기 때문에요. 그런 부분에서도 그렇고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안바울, Olympics.com)
안바울이 파리 2024에서 금메달을 가지고 와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요.
지난해 3월 탄생한 아들에게 (지금은 금메달의 의미를 모르겠지만) 나중에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라도 금의환향하겠다는 각오입니다.
파리 2024 유도: 한국 선수단
남자부
- 60kg 김원진
- 66kg 안바울
- 81kg 이준환
- 90kg 한주엽
- +100kg 김민종
여자부
- 48kg 이혜경
- 52kg 정예린
- 57kg 허미미
- 63kg 김지수
- 78kg 윤현지
- +78kg 김하윤
파리 2024 유도: 주요 메달 경기 일정
모든 시간은 한국 시간. 파리 현지 시간 +7시간
7월 27일 토요일
- 23:00~ 여자 48kg, 남자 60kg 메달 결정전
7월 28일 일요일
- 23:00~ 남자 66kg, 여자 52kg 메달 결정전
7월 29일 월요일
- 23:00~ 여자 57kg, 남자 73kg 메달 결정전
7월 30일 화요일
- 23:00~ 남자 81kg, 여자 63kg 메달 결정전
7월 31일 수요일
- 23:00~ 여자 70kg, 남자 90kg 메달 결정전
8월 1일 목요일
- 23:00~ 남자 100kg, 여자 78kg 메달 결정전
8월 2일 금요일
- 23:00~ 여자 +78kg, 남자 +100kg 메달 결정전
8월 3일 토요일
- 23:00~ 혼성 단체전 메달 결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