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인터뷰: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계속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어서, 밀라노-코르티나 2026을 더 기다리게 돼요"

밀라노-코르티나 2026을 앞두고 중요한 여정이 될 2024-25 시즌의 막이 올랐습니다. Olympics.com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에이스 김민선과 함께 지난 두 시즌을 돌아보고 세 번째 올림픽을 앞둔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3 기사작성 Monica EJ Kim
Kim Minsun Beijing 2022
(2022 Getty Images)

두 번째 올림픽인 2022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김민선은 여자 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갔습니다.

김민선은 2022-23 시즌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를 포함해 총 6개의 메달(금5 은1) 거머쥐고, 종합 1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그 다음 시즌에도 김민선의 질주는 이어졌습니다. 2023-24 시즌에는 총 8개의 메달(금3 은3 동2)을 획득했고, 1개의 금메달을 더 목에 건 베이징 2022 챔피언 에린 잭슨(금4 은2 동1)에 아쉽게 종합 1위를 내줬지만, 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두 번의 올림픽 이후 김민선이 폭발적인 활약을 선보인 비결은 무엇일까요?

김민선은 Olympics.com에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사실 한 가지를 꼽기는 어려워요. 갑자기 [잠재력이] 터졌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제 기준에서는 정말 꾸준히 노력해 왔고, 발전해 왔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메달을 따야 보이니까 그 중간에 과정들이 잘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뭔가 한 번에 성적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민선은 경기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을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분명히 잘 타는 시기가 올 거라고 믿으라고요. 어떻게 하면 잘 탈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될 때가 올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그랬기 때문이에요."

2023-24 시즌: 가볍지 않았던 왕관의 무게

"사실 지난 시즌 1위의 자리에서 경기를 하는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까, 저 자신에게 '항상 재밌게 하자'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김민선은 그의 영원한 우상 이상화를 떠올렸습니다.

"1위의 위치에서 경기한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상화 언니의 어려움, 그리고 언니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 한 번 더 체감하게 됐어요."

"2023-24 시즌을 준비하면서 1위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되새겼어요. 모두 열심히 하는 가운데 제가 1위를 했다는 건 그냥 저에게 찾아온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요. 또, 1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2, 3등은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잖아요. 그런 식이면 제가 쉽게 무너질 것 같았어요."

2024-25 시즌 시작을 알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김민선은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금메달은 잭슨이 획득하며, 여전히 김민선의 가장 큰 경쟁자임을 드러냈습니다.

Olympics.com이 세계 무대에서 김민선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경쟁력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김민선은 "제 경쟁력은 기복이 없는 경기력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제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꾸준히 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처럼 경기력도 큰 기복이 없는 게 장점이에요. 외국 선수들보다 체구가 작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그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평창 2018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김민선

(2018 Getty Images)

설레는 세 번째 올림픽 밀라노-코르티나 2026

여자 500m 주니어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김민선에게 동계올림픽 데뷔전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는 평창 2018에서 16위에 그쳤습니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부상이라는 큰 경험을 했고, 그 이후에도 약 2년 동안 몸이 아파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부상을 한 번 겪고 나니까 침체된 느낌을 많이 받아서 선수로서 힘들었어요."

그러나 돌아보니 그 시기는 김민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 됐습니다.

"부상을 통해 제 몸을 더 잘 알게 됐어요.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몸을 어떻게 아끼는 지 등을 배워서 특별한 시간이기도 해요."

김민선에게 두 번째 올림픽인 베이징 2022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올림픽이었습니다.

"큰 시합의 특성상 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하잖아요. 당시 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모를 순위 정도에 있었거든요. 운이 좋아서 메달을 따면 최고인 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그래서 메달을 못 땄어도 크게 아쉬움은 없어요."

'빙속 여제' 이상화가 직접 지목한 후계자인 김민선은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계속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어서, 밀라노-코르티나 2026을 더 기다리게 돼요.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을 기다리면서 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시합, 한 시합 잘해 나가다 보면 올림픽이 금세 눈앞에 있을 것 같아서 되게 설레요."

마지막으로, Olympics.com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민선으로서의 목표와 인간 김민선의 목표를 들어봤습니다.

"선수로서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거요. 더 나아가서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거예요. 물론 두 가지의 목표를 다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선수로서 달성하고 싶은 큰 목표죠. 인간 김민선으로 봤을 때는 그냥 건강하게 스케이트를 타는 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하루하루 운동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즐겁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해서 계속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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