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사운드트랙: 흥겨운 올림픽 분위기를 만들어준 음악의 역할
캐나다와 브라질의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비치발리볼 여자 금메달 결정전에서 DJ가 틀어준 음악의 타이밍은 완벽했습니다.
브랜디 윌커슨과 멜리사 우마냐-파레데스는 브라질의 정상급 듀오인 안나 파트리샤와 두다를 상대로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승부를 결정지을 세 번째 세트에서는 심판이 개입해야 할 정도로 네트에서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갑자기, 모두에게 잘 알려진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사가 울려퍼졌죠..
Imagine all the people
Livin' life in peace…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알아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윌커슨은 미소를 지으며 우마냐 파레데스와 함께 DJ의 선곡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두다도 미소를 지었고 관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자 세상은 정리가 됐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다양한 사운드트랙이 활용되었습니다. 미리 선곡을 해놓기도 했고, 즉흥적으로 활용을 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사례는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방식으로 사운드트랙이 활용된 수많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파리 2024: 스포츠 주제곡부터 케이팝을 포함한 각 문화권 음악까지
앙헬라 루이스는 이미 감동적인 순간에 잘 선택된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 감정이 어떻게 극대화 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10대인 앙헬라 루이스는 알레한드라 발렌시아, 안나 파울라 바스케스와 함께 멕시코 여자 양궁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이자, 멕시코 양궁 사상 네 번째 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루이스는 네덜란드와의 스릴 넘치는 3세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화살을 네 번이나 10점에 꽂아 넣으며 극적인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7월 28일 일요일은 루이스가 18세가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관중석에 자리한 멕시코 응원단과 멕시코 현지에서 응원하던 팬들은 흥겹게 멕시코 전통 축하곡인 '칸타 이 노 요레스(Canta y no llores)'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루이스에게는 생일 축하곡인 '라스 마냐니타스(Las Mañanitas)'를 불러주었습니다. 라스 마냐니타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We all come with pleasure
And pleasure to congratulate you
The day you were born.
(기쁜 마음으로 여기에 모여 당신이 태어난 날을 우리 모두 축하합니다)
이 특별한 날의 배경은 어디였을까요? 역사적인 장소인 앵발리드였습니다.
음악과 함께 다른 문화도 보였습니다.
일본 남자 배구 경기에서는 일본 배구 애니메이션 '하이큐!!'의 주제곡인 '플라이 하이(Fly High)'가 흘러나왔고, 스웨덴의 **몬도 두플란티스**가 장대높이뛰기에서 6.25m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 획득을 확정 짓자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댄싱퀸(Dancing Queen)'이 흘러나왔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유명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서 처음 연주되는 클래식한 스포츠 주제곡도 있었습니다.
매일 밤 경기가 끝나면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가 유머러스하게 흘러나오고, 닐 다이아몬드의 '스위트 캐롤라인(Sweet Caroline)'이 울려 퍼졌습니다. 갈라(Gala)는 축구 남자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 경기장에서 축구 주제곡인 '프리드 프롬 디자이어(Freed from Desire)'를 불렀는데요, 팬들은 원곡의 'mind and senses purified(마음과 감각이 정화돼요)'라는 가사를 재치있게 'Your defence is terrified(수비진이 두려워하고 있어요)'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습니다.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로 이뤄진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나선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케이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파리 2024에 울려퍼진 프랑스 음악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올림픽의 감정을 담아낸 노래는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모든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프랑스 남자 7인제 럭비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의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첫 날을 완벽하게 시작한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피지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의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조니 할리데이 노래의 반복적인 후렴구인 '사랑합니다(Que je t'aime)'가 스타드 드 프랑스에 울려 퍼지며 축제의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여 명의 팬들이 프랑스 전역에 널리 알려진 이 유명한 노래를 함께 부르며 제33회 올림픽 대회의 즐거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오 샹젤리제(Aux Champs-Elysées)'는 그 자체로도 유명한 거리인 샹젤리제 거리로 향하는 팬들을 흥겹게 해줬고, 트라이애슬론이나 사이클 도로 경기, 마라톤 등과 같은 무료 경기를 보는 팬들과 역사적인 거리에 위치한 개선문이나 라 콩코르드에 위치한 파리 2024 공식 메가 스토어로 향하는 팬들에게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팬들과 호흡한 노래도 있었습니다. 조 다신의 경쾌한 클래식 트럼펫 곡 ' 바 라 바 라 바(ba la ba la baah)'는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며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8월 11일 일요일에 진행된 폐회식에서 올림픽기를 차기 개최지인 LA 2028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도 음악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새로운 올림픽 개최지를 소개하는 시간에는 4년 뒤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릴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닥터 드레,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빌리 아일리시가 푸른 하늘과 백사장을 배경으로 멋진 공연을 펼치는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 슈퍼팬으로서 무대에 오른 또 한 명의 뮤지션이 있었습니다. 이 미국 래퍼는 16일간의 체류 기간 내내 메모를 하며 다시 한 번 음악과 함께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소개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눕독입니다.
한편,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는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립니다. 파리 2024가 역사상 '가장 화려한' 패럴림픽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