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목요일 (11월 16일) 저녁 서울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C조 첫 경기에서 싱가포르를 5-0으로 물리치고 기분좋은 첫 승리를 거뒀습니다.
킥오프 직전까지 하루 종일 가랑비가 내린 마포구의 기온은 섭씨 6도로, 경기 전날에 열린 공식 훈련에서도 컨디션을 조절하느라 애를 먹었던 원정 팀 싱가포르 선수들에게는 매우 가혹한 조건이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4천여 관중의 엄청난 함성 속에 붉은 유니폼을 입은 태극 전사들이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면서 전광판에 표시된 소음 수준은 100데시벨(dB)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주장 손흥민이 밝혔듯, 수비지향적인 축구를 하는 팀을 상대로 공격의 활로를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본 출신 타카유키 니시가야 감독이 지휘하는 싱가포르의 견고한 5-4-1 포메이션은 좀처럼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거든요.
전반 30분경 골 지역 왼쪽으로 침투한 이재성의 결정적인 헤더를 하산 압둘라 서니 골키퍼가 막아낸 데 이어, 5분 뒤에는 문전 혼전 중에 나온 조규성의 발리 슛이 크로스바 상단에 맞고 나왔습니다.
답답하던 흐름이 바뀐 것은 전반 종료 직전, 이강인이 중원 오른쪽에서 전방으로 찔러준 스루 패스를 조규성이 이어받아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습니다.
[GOAL] 대한민국🇰🇷 1-0 🇸🇬싱가포르
— theKFA (@theKFA) November 16, 2023
전반 44분, 이강인의 정밀한 크로스가 밀집수비를 뚫어내고 조규성이 마무리합니다!
기다렸던 첫 골이 터지면서 경기를 주도해나가는 대한민국입니다!#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월드컵 #2차예선 #다시카타르 #아시아_정상을_향해 pic.twitter.com/3rPQWIbjyc
대한민국은 1990 FIFA 월드컵 예선에서 벌어진 싱가포르와의 맞대결에서 두 번 모두 3-0 승리를 거둔 바 있는데요, 후반전 초반 이강인의 오른쪽 돌파에 이어 조규성이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황희찬이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세 번째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후반 18분에는 페널티 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돌파하던 손흥민의 기습적인 왼발 슛이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면서 3-0이 됐고, 5분 뒤에는 설영우가 박스 오른쪽으로 돌파하면서 얻어낸 페널티를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승리를 확신한 팬들이 플래시라이트로 관중석을 하얗게 물들이며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 경기 종료 5분 전, 이강인이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에서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골망을 뒤흔들면서 가을밤의 골 잔치를 마무리했습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긴 한국은 다음주 화요일 중화인민공화국 선전에서 C조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1차전 한국 라인업 (4-4-2)
김승규 -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 - 황희찬 황인범 이재성 이강인 - 조규성 손흥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