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사나 마스터스가 해냈습니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해냈어요.
베이징 2022 동계 패럴림픽 대회에서 일곱 가지 종목에 출전한 그녀는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동계 패럴림픽에서 수확한 14개의 메달은 미국 역사상 어떤 선수보다 더 많은 수상 기록인데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하며 13개의 메달을 획득한 알파인 스키의 사라 빌메이어와 사라 윌보다 메달을 하나 더 차지했습니다.
그 기록은 베이징 2022 패럴림픽 대회의 마지막 날인 3월 13일 일요일에 수립되었는데요, 마스터스는 시드니 피터슨, 댄 크노슨, 제이크 애디코프와 함께 혼성 단체 크로스컨트리 스키 계주에서 미국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놀라운 결과입니다." 크노슨이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소감을 밝혔습니다.
"우리 팀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같은 팀 동료들이 자신을 매 순간 믿고 의지한다는 걸 아는 순간, 특별한 느낌이 들거든요."
올해 32세인 마스터스는 하나의 패럴림픽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미국 선수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기존의 기록은 평창 2018 대회에서 메달 여섯 개를 수확했던 크노슨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오늘의 메달은 하계와 동계 대회를 통틀어 그녀가 차지한 17번째 패럴림픽 메달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2012년에 조정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불과 6개월 전 도쿄 2020 대회에서는 사이클 종목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베이징 2022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빛난 옥사나 마스터스
마스터스는 대회 1일차부터 바이애슬론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기세를 올렸고, 다음 날에는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거리(15k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녀의 상승세를 막을 수 없었죠. 일곱 번의 경기에서 일곱 개의 메달을 쓸어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바이애슬론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데 이어 크로스컨트리에서 은메달 3개를 차지하며 베이징에서 무려 일곱 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대단한 성과를 거둔 마스터스는 이제 파리 2024 대회를 불과 2년 앞두고 더 많은 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초반 Olympics.com과 인터뷰에서 마스터스는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슬로건이 바로 '다함께 더 강하게'"라면서, 대표팀과 자신의 어머니, 경쟁 선수들, 패럴림픽 선수들 사이의 우정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옥사나 마스터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인근의 고아원에서 세계 정상까지
마스터스는 1989년 6월 19일 우크라이나 흐멜니츠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고향은 1986년 끔찍한 핵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체르노빌에서 불과 몇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그녀는 선천적인 경골반쪽다리증을 앓고 있는데요,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다른 데다 정강이뼈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다섯 손가락이 하나로 뭉쳐있고 엄지가 없으며, 양쪽 발에는 발가락이 여섯 개씩 있고, 신장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생모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바람에 마스터스가 장애를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어난 후 고아원에 버려진 마스터스의 고통은 계속되었습니다.
"제가 있던 곳에서는 방사선이 유출되곤 했어요." 지난 2015년 usatoday.com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을 보안관이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말했죠. '문단속 하세요.' 그럼 창문과 현관문을 닫고는 하루나 이틀 동안 방사선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집밖에 나오지도 못했어요."
"형편없는 고아원에 있었기 때문에 음식도 변변치 않았죠. 굶주림을 해결할 만큼 충분한 음식이 없었어요. 기억이 희미해서 더이상은 생각이 나지 않아요."
"언젠가는 엄마가 생길 줄 알았어요.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었죠."
옥사나 마스터스의 어머니 게이 마스터스
일곱 살이 되자 옥사나는 마침내 새로운 엄마를 찾았습니다. 게이 마스터스에게 입양되어 미국으로 오게 된 것이죠.
게이 마스터스 덕분에 옥사나는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고아원 세 곳을 전전한 끝에, 멋진 미국 여성에게 입양됐어요. 우리는 한부모 가정이었고 뉴욕으로 이사를 갔죠"라고 옥사나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털어놓았습니다.
"선천적인 기형 때문에 결국 두 다리를 절단할 수 밖에 없었어요. 왼쪽은 아홉살 때, 오른쪽은 열네살 때 수술했어요. 양손에는 여러 번 재건 수술을 받기도 했고요."
마스터스는 2017년 어머니의 날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엄마, 저를 입양하시고 지금까지 저를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주셔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를 사랑해주시고 돌봐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세계 최고의 엄마를 갖게 돼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제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밀어주시고, 제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저를 믿어주시고, 항상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주셔서 고마워요."
옥사나 마스터스: 조정에서 운동에 대한 열정이 시작되다
"열세살 때, 우연히 시작한 조정 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녀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털어놓았습니다.
"물 위에 떠있으니까, 과거에 저를 여러번 짓눌렀던 압박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유와 힘을 느낄 수 있었죠."
"자신을 밀어붙일수록 제가 더 강해지고, 빨라지고, 통제력도 커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 몸이 고통에 반응하면서 훨씬 더 큰 힘과 목표의식이 생겼죠. 힘차게 노를 저으니까 물이 그걸 다시 밀어내는 느낌이었어요."
마스터스는 런던 2012 대회에서 첫 패럴림픽 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함께 출전한 롭 존스와 조정 동메달을 획득했죠.
하지만 그녀는 더 많은 걸 원했고, 조정은 그녀의 몸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한 가지 이상의 종목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 건, 제가 조정 경기를 그만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조정을 포기한 건 제 선택이 아니었어요. 제 몸이 조정이랑 맞지 않았거든요." - 마스터스와 people.com의 인터뷰에서.
옥사나 마스터스: 여섯 달 사이에 두 번의 패럴림픽
도쿄 2020 대회 사이클링 2관왕에서 베이징 2022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일곱 개의 메달을 거머쥐기까지, 도대체 어떻게 해내는 걸까요?
"크로스컨트리 스키랑 사이클링이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정반대예요." 마스터스가 설명합니다.
"운동 방향이 정반대이거든요. 사이클링은 밀어내는 운동이고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잡아당기는 운동이에요."
"스키에 최적화된 몸을 사이클링 모드로 전환하려면 따로 훈련을 해야 되는데요. 제 몸이 신체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실 거예요. 제 등 근육이랑 광배근, 삼두근은 스키에 단련되어 있는데요."
"사이클링을 시작하면, 제 등 근육과 광배근이 사라지고, 어깨랑 가슴, 이두근이 발달하기 시작해요. 계속해서 적응하는 과정이죠."
흉터와 타투: “저는 제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 옥사나 마스터스
마스터는 고아원에서 학대를 당한 시절 생긴 흉터에 대해 밝혀왔습니다.
그녀는2020년 12월 theplaytribune.com과의 인터뷰에서 “흉터는 제게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죠. 흉터를 받아들이는 게 아닌, 흉터를 이겨낸 거죠. 저는 제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제 몸과 인생을 되찾아야만 한는 욕망을 나이가 들면서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꺼내기 힘든 이야기지만, 당당하게 말할게요. 저는 학대를 당했어요.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당당히 인정하는 거예요. 제가 어른이 된 이후로, 그런 욕망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현해왔어요. 그 중 하나가 타투에 대한 사랑이죠."
“타투는 흉터와 다르게 제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요. 그리고 각 타투는 제가 선택한 것들로 가득 차있죠. 그 타투들은 각각 제 자신에게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나타내고 있어요.
“제가 새 타투를 새길 때, 그건 마치 ‘내 이야기를 이런 색깔, 이런 크기 그리고 이 위치에 이런 식으로 하고, 이런 이런 이런 걸 상기시켜주지,’라고 제가 말하는 것 같아요.
“원래의 흉터가 있었던 자리는 제가 무력했던 순간을 나타내고, 저는 제선택으로 제 몸에 새긴 타투라는 새로운 흉터 안에서 이런 강한 목적의식을 느껴요.
"저는 가장 멋진 자아감을 느끼죠.”
옥사나 마스터스: 롤모델
현재는 종목을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스타 선수가 된 마스터스지만, 어린 시절 자존감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녀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더 많은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만약 당신이 학교에서 사진을 찍는 날, 머리가 엉망이거나, 얼굴에 뾰루지가 생겼다면, 그건 큰일이겠지만, 만약 가리기 힘든 의족이나 의수를 착용하고 있다면, 그냥 신경 쓰지 마세요.”
“사회가 당신에게 꼬리표를 붙이죠. 비록 당신은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도요.”
“저는 다음 세대의 어린 소녀들과 아이들이 동경의 대상이 될 사람이 없이 자라는 것을 원치 않아요.
“모든 아이들은 마이클 조던의 사진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이제 그들에게는 옥사나 마스터스라는 역사상 가장 화려한 이력을 가진 미국의 패럴림피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