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광(삼성전자)은 지난해 리우 2016(57위)에 이어 도쿄 2020 남자 20km 경보에서 참가선수 57명 중 37번째로 완주해내며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달성한 후 올해 5회 연속 세계육상연맹(WA)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 경보 간판인 그는 Olympics.com에 "삼십 대에 접어든 현재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경기력이 좋다는 걸 몸소 느껴요. 일단, 2013년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톱10' 진입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병광은 올해 4월 19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1시간21분00초)을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최고 기록(1시간20분29초)까지 경신하며 좋은 몸상태를 드러냈습니다.
이제 그는 일 년 중 오리건주 유진을 방문하기 가장 좋다는 계절인 7월 개인 최고 세계선수권 기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첫 출전이었던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서 38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2015년 베이징에서 45위, 2017년 런던에서 31위 그리고 2019년 도하에서 21위를 기록했습니다.
경보 선수에게 '1초' 란?
최병광은 2019년 일본 노미에서 열린 아시아경보선수권 남자 20km에서 1시간 20분 40초로 완주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3년 만에 11초를 줄여 1시간20분 29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한층 더 성숙해진 경기력을 과시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1시간 19분대 진입입니다. 그는 올 시즌 실외 세계 랭킹에서 22위에 올랐습니다. 현재 1위는 국제대회에서 중립국 신분(ANA)으로 출전한 바실리 미지노프(1시간 17분 47초)이며, 올해 1시간 19분대를 기록한 선수는 7위에 오른 일본의 타카하시 에이키(1시간19분04초)부터 공동 12위에 오른 스페인의 알베르토 아메스쿠아와 알바로 마르틴(1시간19분 58초)까지 총 7명입니다.
단 1초의 움직임이 최병광의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는 레이스 내내 한 걸음 한 걸음 계산하며 20km를 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저 스스로 항상 1초 1초가 엄청나게 크게 작용한다는 걸 실감하죠. 예를 들어, 운동장 한 바퀴가 400m인데, 제 종목인 20km 달려야 하면 50바퀴가 되죠. 한 바퀴 당 1분36초 페이스로 걸어야지 1시간20분대거든요. 그럼 거기서 1초만 줄여서 1분35초로 걸으면 1시간19분10초가 되죠. 바로 제가 그 시간대를 목표로 해야 하기에, 그 1초를 줄인 페이스, 심박 등을 체크하면서 제 몸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최병광은 올해 주 종목인 남자 20km 뿐만 아니라 3월에 10,000m 경보에서도 39분05초05를 기록해 지난해 자신이 세운 대회 기록(39분11초65)을 갈아치웠습니다.
현재 남자 10,000m 경보 한국 기록은 2007년 **신일용**이 세운 39분21초51이며, 최병광은 도로가 아닌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쳤기에 한국 기록이 아닌 대회 기록으로 표기했습니다.
최병광은 "지난해 10,000m에서 신기록을 세웠을 때 한국 기록으로 인정이 안 돼서 아쉬웠지만, 제가 가장 존경했던 선수의 기록을 경신했다는 게 정말 뜻깊었죠. 제가 중장거리에서 경보로 전향한 서울체고 2학년 시절 학교까지 오셔서 알려주신 분이 바로 신일용 선수였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벅찬 감동의 순간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바로 다음 날 직접 신일용 선수가 너무 축하한다고 연락해주셨어요. 그때 제 안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뭔가 완성됐다는 느낌이 처음 들었어요. 그리고 올해 또 경신했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이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원클럽맨: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에요"
그러나 최병광 역시 모든 엘리트 선수들이 그렇듯 도전을 이어 나가기 위해 매 순간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견뎌내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선수층이 얇은 한국 육상계에서 경보의 미래를 위해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고 레이스를 펼칩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끔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온다고 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사실 느껴지기도 해요. 그냥 편하게 국내에서만 경기하면 되기도 하는데…라고 생각하다가도, 역시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더라고요"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는 2011년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이자 7회 연속 출전을 달성한 레전드 **김현섭**을 보면서 더욱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가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항상 같이 했고, (지난해 은퇴 후) 이젠 제 지도자로서 저의 경기력부터 멘탈까지 모든 부분을 향상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말하며 그 또한 경보 레전드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최병광은 마지막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2010년부터 함께한 소속팀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전 '원클럽맨'이에요. 제 도전을 계속해서 응원해주시고,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꿈을 위해 도와주신 김용복 총 감독님을 비롯해 트레이너, 코치진, 관계자분들 등 모든 분께 감사해요. 제 선수 생활은 저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니까요. 그들이 있어서 또 도전할 수 있습니다."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km 경보
7월 16일 오전 7시 10분 (한국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