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2023 세계선수권: 전지희-신유빈, 세계 1위 중국 격파하며 30년 만의 결승 진출…남자 복식과 동반 금메달 도전

전지희-신유빈·장우진-임종훈 조가 5월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복식 동반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탁구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여자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은 30년 만이며 장우진-임종훈 조는 2회 연속 결승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2 기사작성 2023년 5월 27일 | Min Jung
Shin Yubin-Jeon Jihee reached the final in the women's doubles at the 2023 Worlds
(Rémy Gros)

전지희-신유빈 조가 5월 26일(현지시간)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중화인민공화국의 쑨잉샤-왕만위를 3-0(11-7, 11-9, 11-6)으로 완파하고 결승 진출을 일궈냈습니다.

한국 여자 탁구가 세계선수권 결승에 오른 것은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현정화가 개인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30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건너뛰고 치렀던 2회전 경기부터 이날 준결승까지 전 경기 모두 3-0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해 한국 여자 탁구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게임 도중 전지희가 서브를 넣기 직전 나타난 날벌레로 인해 잠깐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용감한 '삐약이' 신유빈이 전지희를 위해 날벌레를 '훠이~' 날려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조차 '행운의 날벌레'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날 경기가 술술 풀렸습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전지희는 "경기를 어떻게 이겼는지... 아, 모르겠어요. 저희가 미친 것 같아요"라며 얼떨떨한 모습을 보이며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복식 파트너로서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신유빈은 "이 전부터 계속 호흡을 맞춰왔고, 이번에도 언니(전지희)가 옆에서 잘 받쳐주고, 저도 언니한테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우승 하게 되면 춤이라도 춰야죠!"라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보였습니다.

한편, 남자 복식 준결승에 나선 장우진-임종훈 조는 2021년 휴스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지난해 결승에서 스웨덴의 크리스티안 칼손-마티아스 팔크 조에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던 장우진과 임종훈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복식 최초로 금메달을 노립니다.

이번 준결승에서 독일의 드미트리 오브차로프-파트리크 프란치스카 조에 3-2(11-7, 5-11, 8-11, 11-9, 11-5)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위한 단 하나의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장우진과 임종훈은 2, 3게임을 내리 내주며 2-1 상황에서 4게임을 잡으며 흐름을 가져왔고, 결승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게임에서 11-5로 빠르게 승리를 확정 지으며 두 팔 벌려 환호했습니다.

장우진은 경기 직후 "너무 강한 상대였어요. 특히 공격이 들어올 때 어쩌면 저희에게 너무 벅찬 경기여서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거든요. 근데 종훈이가 저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걸 하자고 말해 줬고요. 그때가 저희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준결승에 진출했던 또 다른 남자 복식조인 이상수-조대성은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세계 랭킹 1위 판젠동-왕추친 조를 만나 한 게임을 가져오며 선전을 펼쳤지만,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로써 결승에 먼저 오른 장우진-임종훈 조와 한국 선수들 간의 결승 맞대결은 무산되었지만, 이상수와 조대성이 합작한 동메달 또한 한국 탁구에서 이룬 귀중한 성과입니다.

이번 세계선수권 복식에서 강세를 보인 한국은 27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의 복식 결승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5월 26일 금요일

남자 복식 준결승

  • 장우진-임종훈 3-2 드미트리 오브차로프-파트리크 프란치스카 (GER)
  • 이상수-조대성 1-3 판젠동-왕추친 (CHN)

여자 복식 준결승

  • 전지희-신유빈 3-0 쑨잉샤-왕만위 (C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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