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밖에 모르는 ‘피겨 바보’가 된 그날
이시형 (고려대)은 대한민국의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땄던 2009년 우연히 그녀의 경기를 본 뒤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는 이듬해 벤쿠버 2010에서 대한민국의 피겨여왕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을 본 다음날부터 학교 복도에서 시종일관 김연아의 기술을 따라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담임선생님은 그의 어머니와 상담을 했고, 결국 그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이랑 제일 가까웠던 목동 아이스 링크장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피겨스케이팅은 초등학교 저학년 이전에 입문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시형은 남들에 비해 시작이 늦은 편이였습니다. 그러나 이 소년은 시작한 지 단 1년만에 처음 출전한 대회였던 2011년전국남녀꿈나무피겨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단숨에 피겨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아들의 꿈을 지켜준 어머니
지금의 이시형 선수를 있게 한 건 어머니 이승희씨입니다. 사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각별한 피겨 사랑을 예전부터 알았지만 집안 형편상 레슨비, 아이스링크 대관료, 의상, 안무 제작 등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이 종목을 시켜보기로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단 하나의 꿈을 지켜주기로 결심했습니다.
2011년 이후 부모님이 이혼해 어머니는 홀로 그와 그의 쌍둥이 여동생을 키웠습니다. 어머니는 하루 12시간 이상 김밥을 말며 아들의 선수 생활을 헌신적으로 지원했습니다. 2013년은 이시형 선수에게 힘든 한 해 였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던 이승희씨는 결국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인대 파열로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그녀는 자궁경부암, 갑상샘암등으로 3번의 수술도 받았습니다.
그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오히려 어려운 상황일수록 그가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어머니가 계속 아픈 걸 참고 일하셨어요. 결국 팔을 못쓸 정도가 돼서야 수술을 하셔서 그때 다짐을 했죠. ‘어머니가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내가 꼭 성공을 해야 된다’라고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사람이자 롤모델은 어머니입니다. 엄마 사랑해요.” (유튜브 대한체육회 TV)
남들과는 다른 스케이트화의 비밀
그의 국내 라이벌이자 한국 피겨 간판 선수 차준환도 180cm로 키가 큰 편에 속하지만 이시형은 186cm로 피겨 선수로서는 최장신입니다. 소치 2014와 평창 2018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는 172cm, 평창 2018 은메달리스트 우노 쇼마(일본)는 158cm, 평창2018 동메달리스트이자 3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네이선 첸 (**미국)은 166cm로 현재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남자 피겨선수들의 키는 180cm를 넘지 않습니다.
피겨 선수들은 보통 높은 점프를 뛰면서 많은 회전수를 채우기 위해 가벼운 스케이트화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시형은 그와 반대로 큰 키로 인해 무게 중심이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오히려 무거운 스케이트화로 점프의 안정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는 큰 키임에도 불구하고 4회전 점프(쿼드러플 살코)를 손을 머리 위로 들어서 뛰는 타노 점프로 뛰어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기술을 만들었습니다. 이 점프로 2021년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2015년부터 우승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차준환을 처음으로 제치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습니다.
이시형은 자신의 올림픽 데뷔를 앞둔 2021-22시즌 특히 좋아하는 선수인 네이선 첸의 2016-17시즌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이었던 ‘프린스 이고르’를 쇼트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정했고, 프리스케이팅은 강렬한 카르멘을 선곡해 남자 주인공 호세를 연기합니다.
2022년 2월 8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2022년 2월 10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