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인도는 십억이 넘는 인구 대국이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만 해도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적이 한 번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25세의 소총 사격 선수 아브히나브 빈드라는 인도 스포츠 역사를 바꿔 놓을 여정을 조용히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1982년, 인도의 옛스런 도시, 데라둔에서 태어난 빈드라는 크리켓이나 축구, 하키 같은 야외 활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 사격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뒀고, 단순한 어린 천재 이상의 뭔가를 보여줬습니다.
15살 때 빈드라는 1998 영연방 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인도 사격 대표팀으로 선발되었고, 10m 공기소총 종목으로 2000 시드니 올림픽 참가도 이뤄냅니다. 그리고 2002년과 2006년 영연방 경기대회와 2006년 세계 선수권에서 금메달들을 따내며 빈드라의 재능은 전 세계가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러나,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예선 라운드에서 597/600점을 기록하며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결선에서 100점 이하를 기록하며 올림픽 메달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빈드라는 부상과 싸워나가야 했지만, 의지와 세심한 접근법을 통해 변함없는 실력을 이어갑니다. 시드니와 아테네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빈드라는 베이징이 올림픽 메달을 위한 가장 큰 기회라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10m 공기소총 예선에서 빈드라는 597점을 내며 4위를 기록했고, 좋은 기세로 결선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결선을 단 몇 분 앞둔 상황에서 소총의 조준기를 누군가 건드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선을 5분 앞둔 상황에서 소총의 조준기가 살짝 바뀌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은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죠. 그러나, 재미있게도 저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그런 상황에 대한 훈련까지 이미 해둔 상태였습니다.”
빈드라는 그 조작된 소총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을 이어가야 했고, 특히 홈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는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중국의 주 치난을 상대로 실수는 단 한 발도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조준기가 조작된 소총과 그로 인한 패닉 상태, 그리고 월드 클래스 경쟁자까지. 모든 상황은 빈드라에게 불리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빈드라는 결선에서 계속해서 10점 이상을 기록했고, 마지막 한 발은 10.8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냅니다.
빈드라의 점수는: 10.7, 10.3, 10.4, 10.5, 10.5, 10.5, 10.6, 10.0, 10.2 그리고 10.8 이었죠.
“그 열 발은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안정, 타이밍, 실행. 모든 면에서 인생 최고의 사격이었어요. 제가 이 이상 더 잘 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빈드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승리는 아직까지도 인도의 유일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로 남아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항상 행운이 따라줬던 것은 아니었지만, 빈드라는 천재성과 헌신, 의지를 통해 인도 스포츠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에도 빈드라는 계속해서 승리를 이어갔고, 아시안 게임과 영연방 경기대회에서도 메달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무대가 되었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10m 공기 소총에서 간발의 차이로 4위에 오르며 아쉽게 메달을 추가하지는 못했습니다.
사격에 모든 것을 걸었던 빈드라는 후회 없는 선수 커리어를 보냈다고 자부하지만, 2008 베이징 결선을 앞두고 자신의 총이 왜 조작되었는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