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활강 챔피언 **소피아 고지아**는 12월 3일부터 4일까지 캐나다의 레이크 루이즈에서 열리는 올 시즌 월드컵 활강 첫 두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올해 29세인 고지아는 지난 시즌 활강 종목에서 4승을 거두고 월드컵 개인 통산 2회 우승을 달성하며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습니다.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11승을 거둔 베르가모 토박이 고지아는 이제 월드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이탈리아 활강 선수 이솔데 코스트너(통산 51메달 15승)의 기록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고지아는 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올 시즌을 시작합니다: 베이징 2022 대회 활강 종목에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죠. 하지만 먼저, 월드컵 경주가 열리는 유럽의 쟁쟁한 슬로프에서 승수를 쌓아야 합니다. 그곳은 바로 그녀가 좋아하는 코르티나,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장소인 크란스-몬타나,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 준비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가르미슈의 "칸다하르"입니다.
고지아는 **Olympics.com**과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목표와 다양한 화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습니다.
강한 팀이라면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야 합니다
Olympics.com (OC): 마르타 바시노, 페데리카 브리뇨네와 함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이탈리아 여자 대표팀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런 대표팀의 일원이 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소피아 고지아 (SG): 제가 스키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건 대표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정말이에요. 우린 모두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지만 서로를 이끌어주면서 강한 팀이 됐어요. 마르타는 저보다 네 살 어리지만, 2016년 월드컵에 같이 출전했어요. 심지어 우리는 다른 재질의 스키를 쓰는데도 같은 기술자한테 수선을 맡기기도 했죠. 그래서 둘 사이는 특별해요. 반면에 페데리카는 이미 수 년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는 베테랑 선수였어요.
OC: 페데리카 브리뇨네의 도움을 받기도 했나요?
SG: 제 팀동료들 모두 고맙지만, 특히 페데리카는 제게 정말 많은 걸 준 사람이에요. 지금의 소피아 고지아가 될 수 있도록, 저의 잠재력을 끌어올려준 셈이죠.
OC: 그러고 보니, 자신을 '전자 기타'에 비유하면서 바시노는 '바이올린'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럼 페데리카 브리뇨네에게 어울리는 악기는 무엇일까요?
SG: 꾸준하게 스키를 탄다는 점에서 플루트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플루트를 연주할 때 각각의 음들은 분리돼 있지만, 동시에 하나의 조화를 이루거든요.
OC: 팀동료들로부터 훔치고 싶은 자질이 있다면요?
SG: 중심을 잡을 줄 아는 마르타의 능력을 훔치고 싶어요. 완벽하게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항상 유지하거든요. 페데리카는 슬로프에서 접지력이 뛰어난 선수죠. 그렇게 잘 타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용감하고 대담하다"
OC: 올 시즌부터 새로운 포맷이 도입된 월드컵에서는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종합 우승과 함께 크리스털 글로브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목표인가요?
SG: [종합 우승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긴 했지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게 낫지요. 큰 꿈을 가지는 건 좋아요. 비용이 드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집을 지으려면 벽돌이 많이 필요한데 하나씩 차례로 쌓아올려야 하잖아요. 그런 과정을 거쳐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OC: 베이징 2022 대회가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올림픽 대회에서 2회 연속 활강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는 독일의 전설 카티야 자이징어가 유일하다는 걸 알고 계실 거예요. 그런 대기록에 도전하는 게 동기부여가 되나요?
SG: 그렇군요. 그럼 제가 [대기록을 수립하는] 두 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네요? 뭐, 그럼 한 번 해보죠!
OC: 지난 1월, 가르미슈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에 새로운 좌우명을 지었어요. "용감한 사람이 최고다"라고요. 혹시 그동안 새로운 좌우명이 생겼나요?
SG: 예. "용감하고 대담한”이라고 덧붙였어요. “대담하다”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해요. 유로스포트 UK 방송에서는 저더러 “가장 용감하고 가장 대담한”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대단한 영광이지만, 제가 정말로 용감하고 대담한 선수인지는 두고봐야죠.”
“저는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처럼 스키를 타요”
OC: 좋아하는 월드컵 무대가 있나요?
SG: 제가 좋아하는 슬로프는 코르티나 담페초이지만, 전 항상 오스트리아에 있는 슬로프에서 잠재력을 발휘해서 우승하는 게 좋았어요. 위대한 활강 선수들의 이름을 딴, 프란츠 클라머의 슬로프나 칼 슈란츠의 슬로프가 있는 곳이죠.
OC: 그런데 가르미슈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어요.
SG: 맞아요. 가르미슈는 특별한 무대죠. 운명이라고 할까요. 많은 추억이 깃들어있는 슬로프이기도 하지만, 거기서 두 번의 부상을 당하기도 했죠. 지난 1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대회 직전에 당한 부상은 정말 끔찍했어요. 하지만 부상을 달하는 건 슬로프의 잘못이 아니죠. 그런 실수는 항상 자기 안에 내재된 무언가 때문에 저지르게 되거든요. 어쩌면 무의식 중에 벌어지는 일인지도 몰라요. 전 항상 가르미슈에서 우승하는 걸 꿈꾸고 있어요. 그건 부정할 수 없네요!
OC: 책벌레라고 소문이 났던데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나요?
SG: 그래요? 예전에 시간이 있을 때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님이 2026년 동계 올림픽 밀라노-코르티나 유치를 위해 로잔에 오셨을 때 필립 로스가 쓴 ‘미국의 목가’를 한 권 주셨어요. 다 읽고 나서, 정신과 상담을 받을뻔 했다니까요! (웃음)
OC: 스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음악이나 예술에 관련된 은유를 종종 사용하시던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SG: 예. 은유는 어떤 사람이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개념을 잘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생각해 보니까 저는 전자 기타보다는… 오히려 피아노 같은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