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멜 파체코: 나이를 잊은 다이버, 평범함을 거부한다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 중 하나인 파체코가 올림픽에 계속 출전하는 이유와 운동선수와 TV 리얼리티쇼의 스타 출연자로서 극복해 온 어려움에 대해 말합니다.

Rommel Pachecho
(2013 Getty Images)

멕시코의 다이빙 스타 롬멜 파체코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20년 간 선수 생활을 하며 올림픽에 3번 참가하고 세계 선수권에서 3개의 메달을 딴 파체코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선수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선발 제외, 아쉬운 경기 결과, 그리고 익스트림 TV 리얼리티쇼 출연까지.

2020 도쿄 올림픽 개인 3m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훌륭한 경기력으로 멕시코 대표 선수 출전 자격을 획득한 파체코는 대회 연기와 현재의 고립된 생활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체코는 Tokyo 2020.org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올림픽 1년 연기 소식을 듣고는 약간 차분해졌습니다.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어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1년 더 생겼다고 생각했죠."

"이 시간을 내년에 일어날 일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 모습을 상상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올림픽을 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모두에게 세상이 괜찮다고, 우리 모두가 함께하고 있고 이것이 스포츠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낯설지 않은 격리 생활

파체코는 봉쇄 기간 고향인 메리다에 가 있기로 결정했습니다. 유카탄주는 수도인 멕시코 시티만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영 훈련을 못하고 있지만 파체코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격리 생활 중에 얻은 습관에서 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책을 읽거나 TV 시리즈를 보고 있습니다. 매일 한 시간 반 정도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이빙 선수에게는 다리 근력 유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또 복근 유지를 위해 심장 강화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파체코는 선수로서 몸상태를 유지하는 것 만큼이나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사진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선수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고 같은 수영장에서 훈련하거나 선수촌에 머무르며 같은 방을 사용하는 것 들이죠."

"현재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못하던 것입니다. 보통 저는 다이빙 훈련을 하거나 대회에 참가하고, 사업 관련 미팅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에 올릴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소셜 미디어 스타덤

파체코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때 중요한 일처럼 보이게 과장하지는 않습니다. 멕시코에서는 다이빙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이 다이빙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수영 선수로서의 성과였지만, 팬 아메리카 선수권 3관왕인 파체코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수영장 바깥입니다.

친근한 성격의 파체코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는 1백만 명이 넘습니다. 친구인 다이빙 스타 톰 데일리의 채널에도 출연했습니다. 데일리는 보답으로 파체코의 팔로워들을 위해 다이빙 대결은 물론 매운 음식 먹기 대결에도 참여했습니다.

2018년 파체코는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쇼 중에 하나인 Exatlón Mexico 에 출연했습니다. 여러가지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을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촬영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식량과 물은 제한적이었고, 조명도 화장실도 없는 환경이었죠...위험하고 심각한 환경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들에 감사할 수 있게 되더군요. 거리낌없이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고, 평범한 식사, 숨 쉴 수 있는 공기, 공원 산책 같은 사소한 것들, 당연히 여기던 것들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극복하고 나면 우리들 모두 전보다 조금 더 인간적인 면모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체코 가족의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9년 여동생인 트라이애슬론 선수 케냐도 쇼에 출연했습니다.

지난해 파체코는 수영복 대신 반짝이 의상을 입고 멕시코 버전 '스타와 함께 춤을' 쇼에 출연했습니다. 파체코의 직업을 생각하면 이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불편한 점이 없이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서 주로 생활을 했습니다. 루틴을 익히기 위해 하루에 거의 10시간 정도 연습을 했기 때문에 꽤 힘들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저는 춤에 소질이 없어서 동작을 익히는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대중 앞에서 어떤 일에 도전을 하는 것은 다이빙 선수로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이 도전을 통해서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갔을 때 더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9년 11월 파체코는 유튜버이자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인 라일로 파와 약혼했습니다. 약혼식에 30만 페소 (1만 2,850 달러) 상당의 반지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원래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대회 연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결혼식도 미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좌절을 극복하다

하지만 파체코의 얼굴에 늘 웃음만이 가득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이빙 세계 선수권 3관왕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체코는 세 번이나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아직 시상대에 올라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아까운 순간은 2016 리우 올림픽 결승이었습니다. 파체코는 당시 3m 개인 종목과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바라보는 상황이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결국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났습니다. 두 개의 메달을 거의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이죠."

"사실 리우 올림픽 이후 현역 생활 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폐막식에서 도쿄 올림픽 관련 장면을 본 후 의욕이 생겼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봤던 드래곤볼과 마리오 캐릭터 영상을 봤기 때문입니다."

2018년 멕시코 수영 협회는 파체코는 선발 제외했고 이는 굉장히 논란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파체코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FINA 다이빙 월드 시리즈에도 출전한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의 자히르 오캄포도 모든 자격을 갖추고도 선발 제외되었습니다.

3번이나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당시 국내 랭킹 1위에 올라있었던 파체코와 오캄포는 2019 팬 아메리카 대회에서도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둘은 도전을 멈추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해냈습니다.

파체코와 오캄포는 2019년 월드시리즈를 통해 3m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에서 3번이나 시상대에 올라서며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파체코는 2019 세계 선수권 광주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1m 개인 스프링보드 은메달을 따내며 그의 기량을 재입증했습니다. 3m 개인 스프링보드에서도 결승에 오르며 멕시코는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2016 Getty Images)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 확보

33세가 된 파체코에게 2020 도쿄 올림픽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 될 전망입니다. 파체코가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대회입니다.

멕시코가 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수영 협회가 파체코를 3m 개인 스프링보드 종목과 싱크로나이즈드 종목 대표 선수로 발탁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저는 두 종목 모두 출전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저 기다릴 때입니다. 자히르와도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그도 저와 같은 상황입니다. 몸상태를 유지하면서 때가 되면 그에 맞춰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대회까지 1년 이상 남은 지금, 세계적인 전염병 때문에 언제 어떻게 상황이 급박하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선수는 오늘이 최고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이 상황을 극복해 평소대로 돌아가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대회도 평소보다 적게 열리겠죠. 이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하는 선수가 최고의 결과를 낼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

자연스럽게, 파체코에게는 2020 도쿄 올림픽이 선수 경력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젊지 않습니다. 현재 33살인 저는 7월이면 34살이 되고 내년 올림픽 때는 35살입니다."

"지금이 선수 생활의 마지막입니다. 올림픽도 마지막이 되겠죠. 대회 연기 덕분에 제 현역 생활이 연장되었습니다. 아직 은퇴하지 말고 더 선수 생활을 하라는 일종의 계사가 아닐까요."

"우리는 대회 연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훈련할 수 없다고 그저 후회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됩니다. 이 사태 이후 우리는 스포츠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올림픽 꿈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다이빙 선수로 남을 수 있고 제 꿈도 이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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