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쉘 크로펜, 올림픽 영광을 목표로

양궁 세계랭킹 탑 10에 올라 있는 독일의 미쉘 크로펜은 올림픽이란 목표에서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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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Kroppen
(2019 Getty Images)

독일의 미쉘 크로펜은 2013년 양궁 국제 무대 데뷔 이후 꾸준히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로, 도쿄 2020에서 확실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4세인 크로펜은 작년에 양궁 세계 랭킹 탑 10에 진입했고, 현재 세계 랭킹 상위 10위 안에 들어가 있는 유일한 독일인이자 유럽 선수입니다.

“세계 랭킹 10위권 진입이 원래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대회에서 아주 좋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2019년을 10위로 마칠 수 있었어요.”

탑 10이라는 자리가 대단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크로펜은 작년에 올림픽 풀쿼터를 확정한 독일 여자 리커브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독일 여자 양궁 대표팀이 출전 쿼터를 모두 채운 것은 거의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죠. 

풀 쿼터의 달성으로 독일 여자 양궁 대표팀은 내년 올림픽에 3명의 개인전 출전자를 내보내는 것에 더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때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단체전 출전권까지 확보했습니다.

“양궁 인생에서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순간들 중 하나였습니다.”

(Matt Roberts/Getty Images)

독일 대표팀의 풀쿼터 확정으로 크로펜은 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내년에 선발전을 통해 올림픽에 나갈 최고의 팀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만약 제가 도쿄에 가게 된다면, 목표는 단체전 메달을 따내는 것입니다. 한 팀으로 나간다면 세계 최고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크로펜은 만약 자신이 독일 여자 양궁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면, 양궁계의 거인들과 승부를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수십년간 올림픽 무대를 지배해왔던 대한민국 선수들과요.

“한국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입니다. 이들을 상대로 이기면 훨씬 더 기분이 좋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다들 세계 최고의 궁사들이라 알려진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들 말고도, 세계랭킹 9위에 올라 있는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와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될 가능성 역시 있습니다. 크로펜은 2018 솔트레이크시티 양궁 월드컵 금메달전에서 쿠마리에게 지며 우승을 놓쳤던 경험이 있었고, 지금은 그 패배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솔트레이크 시티 월드컵은 기복이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바람도 심하게 불었고, 적응하기가 힘들었으니까요. 금메달전은 정말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게다가 저는 긴장하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은메달에 아주 만족할 수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양궁은 정신력 싸움

크로펜은 이기든 지든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토는 ‘인내는 힘이다’ 입니다. 스포츠는 수많은 인내를 의미합니다. 시작하자 마자 하루만에 세계 챔피언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좋은 결과는 오게 됩니다. 이런 부분에서 힘을 얻어요.”

첫 올림픽 출전이 눈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크로펜은 모든 것을 다 쏟을 계획입니다.

“최대한 즐기고, 제가 가진 잠재력 전부를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겠죠.”

다가오는 올림픽에 대해 크로펜은 아주 차분한 모습을 보입니다. 크로펜 역시 전 세계의 다른 엘리트 선수들처럼 강철같은 정신력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죠. 엘리트 양궁 선수들에게 정신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매년 벌어지는 가차없는 선발전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사실 최고의 궁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력 훈련이 필수 과제입니다. 양궁은 정확성과 집중력, 침착함이 극도로 요구되는, 신체보다는 정신력의 싸움에 가까운 종목이기 때문이죠. 70m 과녁을 맞춰야 하는 올림픽 양궁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로 크로펜은 일주일에 한 번, 이미지 트레이닝에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36발의 화살로 달성하려는 스코어를 정해놓고, 예를 들자면 335점이요, 그 다음에 36발의 화살을 쏘고 점수를 매깁니다. 335점을 넘으면 훈련을 마치고, 넘지 못하면 넘을 때까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해요.”

하지만 크로펜에게는 양궁의 신체적인 면도 정신적인 측면과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지금은 기술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주기 위해 비디오 딜레이를 활용해 제 샷들을 분석하고 있어요.”

다른 뛰어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크로펜도 자신의 경기력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훈련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훈련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작은 노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얼마나 많은 화살을 쏘았는지 기록해야 합니다. 이 노트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또 제 활의 세팅과 시야 조정 내용도 기록해 둡니다. 가끔 경기 중 머릿속에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는 동기 부여 문구도 기록하고 합니다."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습니다."

양궁을 향한 열정

현재 크로펜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준수하며 국립 올림픽 센터에서 엄청난 훈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하나의 과녁을 한 명의 선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육관도 이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4명의 선수가 같이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물리치료도 받을 수 없어요. 이 때문에 힘든 훈련이 더 힘들어 집니다.”

“훈련은 여러 카테고리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보통의’ 양궁 훈련도 있어요. 활을 쏘고, 쏘고…또 쏘는 훈련. 하지만 조정력 훈련 같이 특별한 훈련들도 있습니다.”

균형판 위에서 활을 쏘는 조정력 훈련 이외에도 크로펜은 육상과 결합된 코어 안정성 훈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달리기, 수영, 사이클이 합쳐진 형태의 훈련이죠.

정신력과 신체 능력에 대한 이런 균형 잡힌 훈련을 통해 크로펜의 커리어는 지금의 위치, 정상까지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전 세계적 봉쇄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크로펜은 분데스리가 피날레에서 단체전 2연속 독일 챔피언에 올랐고, 베이거스 슛 2020 대회에서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크로펜의 별은 더욱 빛날 수 있겠죠.

하지만 크로펜에게는 이미 커리어 내내 빛을 발해왔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양궁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요. 8살 때 동네 양궁 클럽에서 양궁을 시작한 이래로 크로펜의 양궁 사랑은 한시도 식은 적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습니다."

“내 경기력과 내 결과는 100% 내 책임이란 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한 발을 쏠 때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크로펜이 독일 양궁의 최전선에 서며 양궁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해, 베를린에서 열렸던 양궁 월드컵 결승전은 150만명 이상의 독일 사람들이 시청했을 정도였죠. 

양궁 협회의 사무총장인 요르그 브로캄프에 따르면 이것은 전례 없는 시청률입니다. "육상과 수영만이 그보다 더 많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고 WorldArchery.org_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죠._

이런 결과에 힘입어 크로펜은 이제 양궁이 세계적으로 더 큰 인기를 얻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독일 양궁의 선구자로서 도쿄 올림픽을 앞둔 크로펜은 이제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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