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만 와이 비비안은 선수의 성공에서 승리와 패배는 음양과도 같다고 봅니다.
“선수로서 꾸준히 패배를 경험해야 궁극적인 승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쿵 만 와이는 엘리트 펜싱 선수로서 겪는 기복들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쿵 만 와이는 하바나와 바르셀로나에서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따내고 부다페스트 세계 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는 것으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홍콩 출신의 펜싱 선수로서는 역대 최초의 일이었죠.
그러나, 이것은 씁쓸한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쿵 만 와이는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수술을 위해 귀국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상은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월드컵 시리즈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고, 랭킹은 7위로 떨어졌습니다.
FIE 랭킹이 떨어졌지만 쿵 만 와이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이 모든 것이 선수로서 걸어가는 여정의 일부라고 받아들입니다.
“저는 선수로서 지금까지 겪어온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에 모두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면 언제나 슬프지만 가능한 빨리 회복하고 훈련으로 복귀하려 합니다.”
왼손잡이 에페 선수인 쿵 만 와이는 두 번의 부상이 랭킹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2017년에 겪었던 ACL 파열로 부상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부상으로 펜싱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펜싱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승리를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하자는 의욕도 생겼죠. 그리고 2019년에 있었던 두 번째 ACL 부상은 랭킹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들어줬습니다.”
쿵 만 와이는 정상급 펜싱 선수이자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최초의 홍콩 출신 선수입니다. 본인도 아직 믿지 못하고 있는 업적이지만요.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저는 언제나 상위 랭커들을 우러러보는 입장이었고, 그들이 정말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껴왔어요. 그러나, 이 성적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저를 도와준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더 많은 홍콩 아이들이 펜싱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커리어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라간 경험을 소중히 여기기는 하지만, 쿵 만 와이는 그 자리가 주는 부담감에 무너졌다고 인정합니다. 그리고 숙고의 시간을 가지고 난 지금은 균형을 찾았고 중요한 것에 더 가치를 둡니다.
“그 해 초반, 랭킹 1위에 정말 근접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랭킹 1위 자리에 올라가 있었고 그 느낌은 조금 압도적이었습니다.”
“홍콩 언론들은 신이났고, 제 랭킹 변동을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정체성의 위기가 찾아왔죠. 내가 이런 랭킹에 올라 있을 자격이 없고, 상위권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펜싱을 충분히 많이하거나 잘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점점 더 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지는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부상이 내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죠. 지금은 건강을 되찾고 100퍼센트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제 최선을 다해 펜싱할 수 있도록이요.”
이제 쿵 만 와이에게 랭킹은 최우선 과제가 아니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경쟁을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회복 기간과 출전해온 대회들까지 모두 내년의 올림픽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죠.
“세계선수권 직후의 수술로 회복 일정은 빠듯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이 시작될 무렵에 100퍼센트를 만든다는 목표로 바뀌었습니다.”
“재활 기간을 아주 길게 잡고 있습니다. 무릎이 정상인지 보기 위해 월드컵과 그랑프리 출전을 재활 과정의 하나로 치는 것은 저에게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무릎의 회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금은 수술 후 거의 9개월이 지났지만 재활은 끝이 없습니다. 균형을 더 잡아야 하고 햄스트링 운동으로 무릎 보호도 해야 합니다.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재활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입니다. 무릎을 완전히 믿을 수 있게 되어야만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리우 2016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의욕을 더 높이고 있습니다.
“리우 2016에서는 무엇을 예상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올림픽 출전을 유일한 목표로 삼아왔으니까요. 올림픽 출전권에 만족하는 제 자신에게 실망했었습니다.”
“그 경험은 도쿄 2020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욕을 불어넣어줍니다.”
왜 올림픽이 목표냐는 물음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왜냐면 올림픽이 나타내는 가치들 때문입니다. 제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이라는 이상과 보편적 가치의 축제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리우 2016의 경험 말고도, 지금까지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도 의욕을 얻는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계속 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까지 계속 저와 함께해왔고, 제가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봐줬어요.”
“큰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기 한참 전에도 이들은 저를 믿었고, 어떤 일이 있든 자신들에게는 내가 챔피언이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이길 때도 질 때도 저를 위해 있어줬어요. 특히 지고 나서 가장 필요로 할 때 그래줬습니다.”
이제 쿵 만 와이는 크로스 트레이닝과 요가가 추가된 재활 세션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가는 정말 좋습니다. 요가로 신체와 정신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워밍업과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적인 방식의 명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팬데믹 상황 속에 있는 현재, 쿵 만 와이는 이 역시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이 팬데믹은 우선 순위와 목표를 넓게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를 줄이고 뭐가 가장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어요. 풀타임으로 훈련하고, 주변의 모두가 내 꿈과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선수의 입장에서는 항상 자기 생각만 하기 쉽습니다.
“올림픽의 연기가 발표되었을 때, 저는 아주 많은 메시지들을 받았습니다. 제가 괜찮은지 물어보는 메시지들이요.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올림픽 연기 때문에 내 감정이 상하지 않았느냐를 걱정하고 있으니까요.”
“올림픽은 평화와 보편적 가치들의 축제이며 팬데믹 상황에서는 이것을 올바르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회의 연기는 선수로서 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볼 시간과, 이 말도 안되는 시기에서 우리의 역할, 우리가 뭘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할 기회 역시 되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