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국내 훈련을 마무리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결전지인 일본으로 건너가 월요일 오후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즈와 첫 공식 연습경기를 치렀습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경기 초반 수비 실책으로 인한 3실점 이후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4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소형준이 선발 투수로 등판한 가운데, 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 김하성(3루수), 이정후(중견수), 김현수(좌익수), 박병호(1루수), 강백호(지명타자), 양의지(포수), 나성범(우익수), 오지환(유격수) 순서로 공격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내야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6회말까지 0-4로 끌려갔고,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습니다.
개막전 앞두고 기분 좋은 승리
그러나 오늘(3월 7일) 오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는 대표팀이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7-4 역전승을 거두며 사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이강철 감독은 선두 타자부터 클린업 트리오까지는 그대로 둔 채, 하위 타순에 나성범(우익수), 최정(3루수), 양의지(포수), 강백호(지명타자) 등을 배치하며 전력을 모두 가동했습니다.
선발로 나선 박세웅이 2회까지 호투한 이후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구창모가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2실점하면서 수세에 몰린 한국은 4회초 공격에서 1점을 만회했고, 5회초에는 최정, 양의지, 강백호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든 후 김하성의 병살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로 전세를 뒤집었습니다.
8회초에는 교체 투입된 2루수 김혜성이 솔로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박건우의 적시타와 박해민의 기습 번트를 엮어 7-2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대한민국 2023 WBC B조 경기 일정
- 3월 9일 (목요일) 12:00 오스트레일리아 – 대한민국
- 3월 10일 (금요일) 19:00 대한민국 – 일본
- 3월 12일 (일요일) 12:00 체코 – 대한민국
- 3월 13일 (월요일) 19:00 대한민국 – 중화인민공화국
오타니 쇼타임
한편, 목요일 오후 중화인민공화국과 B조 개막전을 치르는 일본 대표팀은 월요일 오후에 한신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치렀는데요, 메이저리그 (MLB)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 오타니 쇼헤이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8-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고 있는 오타니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회초와 5회초에 각각 3점 홈런을 때려내며 3타수 2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했습니다.
B조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은 그러나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기 위해 껄끄러운 상대인 한국과의 2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억의 명승부
최근 MLB 사무국의 공식 홈페이지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사상 최고의 명승부 10경기를 선정하면서 2009년 한국과 일본의 WBC 결승전을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8회말까지 1-3으로 지고 있었는데요, 이대호의 희생 플라이와 이범호의 적시타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전에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3-5로 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팬들의 기억 속에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회 준결승전이 더욱 선명하게 남아있을 텐데요, 그해 11월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명승부였죠.
한국은 그날 일본의 선발 투수 오타니의 호투에 고전하며 8회까지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는데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무려 여섯 명의 타자들이 연속으로 출루하며 순식간에 4-3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진 일본의 마지막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면서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8년 전 역전극의 주역이었던 김현수, 박병호, 양의지 등 노련한 선수들이 건재한 지금의 한국 대표팀이 다시 한 번 일본을 상대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한국과 일본의 B조 2차전 경기는 금요일 저녁 7시 도쿄돔에서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