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는 **김수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그녀는 5년 전 그 곳에서 열린 2017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예선에서 탈락한 후 관중석에서 준결승과 결승을 지켜보며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녀는 Olympics.com에 "제가 관중석에서 다른 선수들이 준결승, 결승을 뛰는 걸 보니깐,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나도 충분히 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한국에 가자마자 엄청 열심히 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다시 올라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됐죠,"라고 말했습니다.
시련: 리우 2016 올림픽행 좌절
14살이었던 그녀는 팀 코리아의 최연소 선수로 런던 2012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리우 2016**행 출전권은 따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그때부터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수지는 "그 이후로 계속 운동도 안되고, 침체되면서 심지어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까지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와서 보면 그 정도로 노력을 안 했던 거 같은데, 그때는 점점 운동을 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얼마나 어떻게 노력을 해야 되는 지도 모르고…그냥 그렇게 실력이 제자리여서 힘들었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김수지는 2017년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했고, 다이빙대가 아닌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중들 사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다시 생각을 해보니깐, 운동을 하면서 시합을 뛸 때가 행복하고, 또 거기서 성적까지 잘 나오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그녀는 이어서 "그래서 그때부터는 그냥 아예 모든 시합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뛰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 달 뒤 타이베이에서 열린 201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에서 김나미와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모두가 제가 선수 생활에서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타이베이 U대회가 제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저를 다시 일으켜줬기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이빙 사상 첫 메달
김수지는 다이빙을 더 즐기기로 마음먹은 2017년을 기점으로 '쭉쭉' 성장했습니다.
그녀는 대한민국 광주에서 열린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따며,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획득한 한국 다이버가 됐습니다.
김수지는 "저는 진짜 깜짝 놀랐죠. 저는 솔직히 1m보다는 3m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요. 1m 스프링보드도 3m를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많이 뛰다 보니 실력이 같이 좋아졌죠,"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땐 모든 게 다 잘 맞았어요. 당시 대회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도 몸 관리를 정성스럽게 했어요. 그리고 홈이여서 그 큰 함성들이 다 저를 위한 응원이었잖아요. 그래서 기분이 되게 좋았고, 정신이 깨더라고요."
그녀는 "당시 코치님이셨던 권경민 코치님이 말씀은 안 하셨지만, 이미 메달을 예상하고 계셨더라고요. 저에겐 정말 선물같이 온 메달이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김수지는 3년 만에 열리는 전 세계 수영인의 축제의 장인 2022년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기 위해 부다페스트로 향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전했습니다.
그녀는 "오랜만에 아시아권이 아닌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 가게 돼서 너무 좋아요. 이번에 가장 큰 목표는 3m 스프링보드 결승 진출이에요. 도쿄 2020 올림픽 때는 준결승까지 가봤지만, 이번엔 결승까지 가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어서 "특히 3m 스프링보드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게 예상되서 몸이 굳을까 봐 걱정이 되기는 해요. 근데 그것도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은 조건이니깐, 거기서 살아남아야죠,"라고 말했습니다.
긍정은 나의 힘
모든 운동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지만,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정신적인 건강으로 더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합니다.
김수지 또한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큰 시합 직전 부상에 시달리는 것이 자신의 '시합 루틴'이라고 말할 정도로 웃어넘깁니다.
그녀는 2019년 광주 대회 때도 허리 통증으로 트레이너와 함께 밤낮으로 재활을 하며 이겨냈고, 지난해 올림픽 때도 팔이 안 돌아갈 정도로 어깨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저는 사실 시합 전에 항상 한 번씩 크게 다쳐요. 훈련을 많이 해서, 신경 쓰는 부분을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다가 근육이 올라오거나 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다치면 내가 은퇴할 나이가 됐나 이렇게 생각을 했죠. 지금은 다치면 이번 시합도 잘 뛰겠네 라고 넘어가는 거 같아요." (김수지, Olympics.com)
그녀는 실제로 국가대표 선수촌의 멘탈 코치가 인정한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입니다.
한국 다이빙 여자 에이스는 "멘탈 코치님이 저한테 '너는 멘탈이 원래부터 단단한 사람이어서 따로 가르칠 게 없다'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그런 말을 직접 들으니깐, 제가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긍정적으로 매사에 생각하려고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파리 2024: '우리 다 같이 파리에 가자!'
김수지는 도쿄 2020 올림픽 출전이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녀는 "런던 2012 때는 아무것도 몰랐을 때 나가서 그냥 처음 경험하는 모든 것이 신기했어요. 그런데 머리가 크기 시작하고 생각해 보니깐 그게 얼마나 크고, 소중한 대회였는지 알게 됐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2016년 올림픽 대회에 나가지 못했을 때 좀 충격을 받았고, 도쿄 대회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어요. 도쿄 2020에 나갔을 때 후회할 일 없이 뛰자고 생각했었기에 많이 즐기고 재밌게 뛰고 왔어요."
김수지는 3m 스프링보드에서 한국 여자 다이빙 최초 준결승에 진출하며 또 한 번 역사를 새로 썼으며, 최종 15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녀는 올림픽 성적도 얻었지만 축제의 장에서 새 친구들도 사귀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과 함께 파리 2024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김수지는 "수영의 안세현, 한다경 배구의 김희진, 염혜선, 양궁의 강채영, 태권도의 이다빈 등 저희 일곱 명은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지낼 때 서로 방에 놀러 다니면서 친해졌어요. 그러면서 다 같이 파리 올림픽에도 함께 가자고 약속했어요. 뭔가 그런 울타리가 생기니깐 같이 해낼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