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파이널: 밥 비먼의 압도적인 기록

감동과 드라마, 그리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가득 차 있는 올림픽 결승전의 역사. 여러분들의 기억에 가장 인상깊었던 그 결승전 경기들을 이제 매주 영상으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주의 클래식 파이널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대단했던 멀리뛰기 결승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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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Getty Images)

경기 정보

  • 멀리뛰기,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
  • 올림픽 스타디움, 멕시코시티 - 1968년 10월 18일

배경

당시 22세였던 밥 비먼은 1968 올림픽 멀리뛰기의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1968년 올림픽 멀리뛰기에는 두 명의 세계신기록 보유자 역시 출전했었죠.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가진 러시아의 이고르 테르 오바네시안(8.35m)과 1960 올림픽 멀리뛰기의 금메달리스트 랄프 보스턴(8.35m)이 그 주인공으로, 이 두 사람은 아래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1968년 올림픽 이전의 5년동안 세계 신기록을 8번이나 깨뜨려온 인물들이었습니다.

개인 최고 기록 8.33m의 밥 비먼이 이들을 상대로 시상대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생 최고의 점프가 나와줘야만 했습니다.

전설이 될 모든 요소가 갖춰진 결승전이었죠.

결정적인 순간

결승전 전날 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비먼은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이라도 몇 잔 마시려고 외출했습니다. 올림픽 결승을 앞두고 최선의 준비 과정이라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죠.

게다가 결선에서 #254번을 단 비먼은 첫 번째로 뛰는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어젯밤과 비교해 훨씬 느긋해진 모습으로 출발선에 선 비먼은 편안하게 도움닫기를 한 후 점프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서 보실 수 있듯, 놀라운 1차 시기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비먼의 1차 시기에서 문제는 단 한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심판들이 가진 측정기로는 잴 수 없는 거리까지 뛰어버렸으니까요.

심판들이 전통적인 방식을 동원해 20분동안 측정한 끝에 밥 비먼의 1차시기 기록은 8.90m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전 세계 기록을 55cm나 뛰어넘는 신기록이었죠.

두 번째 점프에서 비먼은 8.04m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더 이상 점프 시도를 하지 않기로 했죠. 이미 금메달은 확정되었습니다.

보스턴은 실망스런 8.16m로 동메달을 차지했고, 테르-오바네시안이 4위로 8.12m를 뛰었습니다

비먼이 1번 주자로 나서서 만든 압도적인 기록으로 이미 금메달 경쟁은 끝이 난 상태였죠.

결과

비먼의 이 점프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후 “비머네스크” 라는 새로운 표현까지 생겨났습니다. 밥 비먼의 IOC 프로필 페이지에 따르면, 비머네스크는 “선수가 예전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성과를 냈을 때”를 뜻하는 말입니다.

비먼이 세운 신기록은 23년동안 그 자리를 그대로 지켰습니다. 1991년 육상 세계선수권에 와서야 칼 루이스와 마크 파웰의 역사적인 경쟁에 힘입어 새로운 세계 기록이 탄생하게 되었죠. 당시 멀리뛰기 결승에서 칼 루이스가 8.87m를 뛰며 은메달, 마크 파웰이 8.95m를 뛰며 23년만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마크 파웰의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역대 최고 기록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밥 비먼은 NBA 농구팀, 피닉스 선즈에 드래프트됩니다. 그리고 1972년에는 아델피 대학에서 사회학 학위를 받으며 졸업했고, 이후 미국 올림픽 및 패럴림픽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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