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펜싱: 최세빈, 여자 사브르 개인전 4위로 메달 획득 실패

기사작성 HaeYoung 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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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bin Choi of team Republic of Korea and Olga Kharlan of Team Ukraine
촬영 2024 Getty Images

7월 29일 월요일, 펜싱의 종주국이자 올림픽 종주국 프랑스의 역사적인 장소 그랑 팔레에서 사브르 여자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같은 종목 남자 개인전에서 이틀 전 오상욱이 금메달로 한국 펜싱의 저력을 떨쳤는데요. 그 기세를 몰아 한국 여자 대표팀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 대표팀 세계 랭킹 24위의 최세빈이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랭킹 1위의 미사키 에무라를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같은 팀 전하영과의 내전에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는데요. 준결승에서 프랑스의 마농 아피티-브루네에게,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올가 카를란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여 메달 획득에는 실패하였습니다.

사브르 여자 개인전의 경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김지연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메달입니다.

사브르 여자 대표팀은 8월 3일 토요일(현지시간) 단체전에 출전합니다.

최세빈은 32강전에서 미국의 티티아나 나즐리모프를 상대로 15-14로 역전승을 이루며 16강에 진출했지만, 세계 랭킹 1위이자 파리 올림픽 개회식 기수로 나설 정도로 일본이 자랑하는 에무라 미사키가 그 앞에 버티고 있었는데요.

에무라 미사키는 먼저 점수를 얻으며 나서는 듯 했지만 최세빈은 2-3 상황에서 4점을 연달아 성공하며 훨씬 공격적인 전력으로 결국 15-7 큰 점수차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세계 랭킹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제 랭킹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막상 게임을 뛰면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더 부담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자신 있게 즐기려고 하는 게 제일 컸어요.

(최세빈, Olympics.com)

그러나 이후 에무라 미사키 이상으로 불편한 상대를 8강에서 만났습니다. 같은 대표팀의 전하영이었습니다.

최세빈은 전하영에게 초반 많이 밀리는 듯 했습니다. 처음부터 5점을 내주었고 1점만을 가져온 채 1-8로 1피리어드를 끝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세빈은 전력을 가다듬고 세계 랭킹 1위를 가뿐하게 제압하던 기세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12-14로 뒤지며 전하영에게 승리를 내주는 듯 했지만 이어 연속 3점을 기록하는 역전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놀라운 기량을 보여준 최세빈은 펜싱의 종주국이자,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의 펜싱스타이자 랭킹 5위의 마농 아파티 브루네와 대결을 벌였습니다. 그는 이미 16강에서 윤지수에게 패배를 안겨준 바 있었는데요. 게임은 1-5의 상황으로 갔지만 최세빈은 금세 4-5까지 따라잡았습니다. 하지만 아파티 브루네가 앞서갔다가 최세빈이 추격하는 여러 번의 장면 끝에 6-8로 첫 피리어드를 마쳤습니다.

두 번째 피리어드가 시작되며 최세빈은 이어 점수를 냈고, 8-8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아파티 브루네가 다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최세빈은 추격을 시작했는데요. 프랑스 현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과 함성을 등에 업은 아파티 브루네를 역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승리를 프랑스에 내어주고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최세빈은 과거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만 4차례나 우승한 바 있는 우크라이나 펜싱 간판 올하 카를란과 대결을 펼쳤습니다. 그랑 팔레에는 우크라이나의 팬들이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초반 최세빈은 올하 카를란을 거칠게 몰아붙였는데요, 첫 피리어드에서 단 3번 만의 공격을 허용한 채 8-3으로 잠시의 휴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서로 점수를 주고 받으며 진행되던 경기는 카를란이 빠르게 추격하여 11-11 동점, 이어 11-12로 역전이 되었습니다. 다시 분발한 최세빈이 12-12 동점을 만든 후 13-12, 이어 카를란의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며 13-14, 이후 최세빈이 다시 추격 14-14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지막 공격을 내어주며 아주 근소한 차이로 동메달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와의 마지막 경기에 대해서도 최세빈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진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최세빈의 파리 2024 올림픽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단체전은 또 다르기 때문에 다같이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분위기로 계속 올라가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무서운 기세로 올림픽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최세빈은 여전히 담담하고 털털합니다.

별다를 건 딱히... 올림픽이라고 하면 너무 큰 무언가로 생각하는데, 그렇게 부담을 가지면 될 일도 안된다고 생각해서요. 비록 올림픽이지만 큰 국제 경기를 계속 준비하면서 다른 경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려고 했어요.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에이스로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를 모았던 윤지수는 32강에서 도쿄 올림픽에서 만나 패한 바 있던 우즈베키스탄의 자이나브 다이베코바를 상대로 설욕경기를 펼치며 16강에 진출했지만, 프랑스의 마농 아파티-브루네에게 패하며 올림픽 개인전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전하영은 우크라이나의 알리나 코마시추크를 32강에서 꺾고 16강에서 이집트의 나다 하페즈에게 승리하여 8강까지 올랐으나 같은 팀 최세빈과의 대결에서 14-15 역전패로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파리 2024 펜싱: 한국 선수단

여자 사브르 개인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