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983년 7월 26일,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에서 95,000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소련과 브라질의 친선 경기. 놀랍게도 그 경기는 축구가 아닌 배구 경기였습니다. 배구가 이 정도 규모로 이렇게 엄청난 수의 관중들 앞에서 펼쳐진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고, 브라질이 3-1로 승리를 거둔 이 경기는 브라질과 배구의 사랑 이야기에서 진정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80년대 브라질에서는 경기장 위의 전원이 다양한 위치에서 공격을 하는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남자 국가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의 일이었고, 그 첫 번째는 바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이었습니다. 당시 세계 배구는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팀들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라질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모두가 놀란 결과였지만, 그 순간부터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브라질의 남자 배구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배구를 영원히 바꿔놓는 마지막 한 가지 요소, 베르나르지뉴 감독이 때맞춰 등장합니다.
1990년대부터 브라질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베르나르지뉴는 우승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휩쓸고 2001년에는 남자 배구 대표팀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두 번의 올림픽 금메달(2004, 2016)과 세 번의 세계 선수권 우승에 더해 월드컵 우승 3회, 챔피언스 컵 우승 3회, 월드 리그 우승 8회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최대의 승리
브라질 배구가 거의 20년동안 남자 배구를 지배해 왔기 때문에, 어떤 승리가 더 중요했는지 꼽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브라질의 지배가 어느 정도였냐면 남자 대표팀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20개 국제 대회에 출전해 16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여기에는 세계 선수권 2회, 월드 리그 5회, 월드컵 1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 1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승리들 중에서도 브라질에서 열렸던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이 아마도 가장 감동적인 메달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까지 두 번의 결승전(베이징 2008, 런던 2012)에서 시상대 정상을 놓쳤던 브라질 대표팀은 리우에서 이탈리아를 3-0 (25-22, 28-26, 26-24)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이 승리는 베르나르지뉴 감독의 마지막 승리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베르나르지뉴 감독의 아들이자 팀의 세터, 주장이었던 브루누 헤젠지는 그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그 메달을 목에 걸 자격은 정말 충분하고도 남았습니다. 홈에서 따낸 금메달이었기에 훨씬 더 특별했고, 마법 같은 순간이었어요. 우리가 겪은 그 모든 일들…하지만 이제 우리는 올림픽 챔피언입니다. 이 세대는 실망스럽다는 말을 계속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은메달 끝에 결국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키 플레이어
브라질이 거둔 수많은 성공에는 중요한 역할을 해준 많은 선수들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리베로 세르지뉴는 특별한 위치에 올라 있습니다. 네 개의 올림픽 메달(금메달 두 개, 은메달 두 개)을 보유한 선수이자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리우에서는 40세의 나이로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 명의 전설은 문자 그대로 모든 상을 휩쓴 선수, 지바입니다. 남미 선수권 8회, 아메리카 컵 3회, 월드리그 8회, 월드 그랜드 챔피언스 컵 3회, 세계선수권 3회, 올림픽 금메달 1개와 은메달 두 개. 거의 10년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혀왔고, 190cm신장에서 나오는 점프력과 경기 감각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지바는 은퇴를 앞두고 자신의 커리어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은 우리가 모든 것을 휩쓸었던 한 시대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었습니다. 세계 선수권, 월드 리그, 월드컵, 그리고 운동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메달인 올림픽 금메달로 마무리. 올림픽은 가장 중요한 대회이고 올림픽 금메달은 모든 선수의 꿈입니다.”
하지만 브라질 남자 배구의 새로운 세대에도 놀라운 선수들은 많습니다. 리우 2016 결승전에서 20점을 득점한 월러스, 세터 브루누, 그리고 루카렐리와 루카스는 정말 강력한 공격수들입니다.
그 다음은?
리우 올림픽 이후에도 브라질 대표팀의 성공은 이어졌습니다.
2017 월드리그 준우승, 2018 세계선수권 준우승, 2019 월드컵 우승. 그리고 도쿄 2020 출전을 확정한 브라질은 다시 한 번 올림픽 금메달의 유력 후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은 B조에서 리우 2016 동메달리스트 미국, 2019 아프리카 챔피언 튀니지, 리우 2016 준결승 진출국 러시아, 2019 팬아메리칸 게임 챔피언 아르헨티나, 그리고 2019 유럽 선수권 준결승 진출국 프랑스와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상위 네 팀만이 8강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은 소련(1964/1968)과 미국(1984/1988)에 이어 남자 배구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