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치다 와카코,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선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 IPC 육상 선수권 여자 마라톤 T54 결승전에 출전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Photo by Hannah Peters/Getty Images)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 IPC 육상 선수권 여자 마라톤 T54 결승전에 출전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Photo by Hannah Peters/Getty Images)

하계, 동계 패럴림픽 모두에 참가한 경력을 가진 쓰치다 와카코는 세 번째 종목을 개척해 2020 도쿄 패럴림픽을 본인의 여덟 번째 패럴림픽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마라톤 종목 출전을 결심하다

“사실 마라톤계에 복귀하고 싶어요. 그래서 트라이애슬론과 육상 양쪽 모두에서 뛰는 도전을 택했죠.” 쓰치다 와카코가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하계 패럴림픽과 두 차례의 동계 패럴림픽에 나선 바 있는 그녀는, 하계 대회와 동계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일본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도전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2016 리우 패럴림픽 이후 운동유발천식을 앓은 쓰치다는, 체력 개선을 위해 트라이애슬론으로 종목을 변경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 1년 만에 그녀는 2018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세계선수권에 진출해 은메달리스트가 됨으로써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대비 목적의 수영 훈련을 통해 체력 역시 월등히 나아졌죠.

“수영 경험이 많지 않아 처음에는 (*수영 훈련이) 겁도 났고 어려웠지만, 어쨌든 바다에서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수영만한 것도 없어요. 그렇게 저는 천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났고, 재차 육상 종목에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로 46세가 된 쓰치다는 이렇게 전했습니다.

쓰치다는 패럴림픽 마라토너로 데뷔한 2000 시드니 패럴림픽에서 곧장 동메달을 땄고, 2004 아테네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으나, 2008년 베이징에서는 5,000m 육상에서 당한 사고 때문에 마라톤 종목 기권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2 런던 패럴림픽 마라톤에서도 경기 도중 넘어져 메달리스트가 되지 못했던 쓰치다가 리우 대회 마라톤을 벼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그녀는 1위에 오른 중국의 리홍 주와 단 1초 차이로 4위에 머물렀죠.

이렇듯 자신에게 숙제가 남겨져 있다는 느낌을 받은 쓰치다는 결국 마라톤 재출전이라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의 트라이애슬론과 마라톤 모두에 참가하고 싶어요. 이 두 종목에서 패럴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고 또 패럴림픽 역사에 족적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훈련할 생각입니다.”

(c) Satoshi TAKASAKI/JTU

동계 종목에서 하계 종목으로의 전환

쓰치다와 패럴림픽의 첫 만남은 동계 스포츠에서 이뤄졌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한 뒤부터 그녀는 휠체어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사고 직후 쓰치다는 하지에 장애가 있는 선수들의 스피드 스케이팅(썰매)인 ‘슬레지 스피드 레이싱(*이하 '슬레지')’을 시작했고, 패럴림픽을 목표로 잡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슬레지를 접한 지 단 3개월 만에 쓰치다는 19세의 나이로 1994 릴레함메르 패럴림픽 출전에 성공했죠.

1998 나가노 대회에서 쓰치다는 심지어 1,000m와 1,500m에서는 금메달리스트로, 100m와 500m에서는 은메달리스트로 등극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의 열기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제가 금메달을 땄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 나가노 대회에 관해서는 특별한 기억이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나가노 대회 이후 슬레지는 동계 패럴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고, 이에 쓰치다는 하계 패럴림픽 종목인 육상으로의 종목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쓰치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동계 스포츠와 하계 스포츠를 가리지 않고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임을 입증했습니다.

2000 시드니 패럴림픽을 통해 하계 대회에 데뷔한 쓰치다는 T54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 대회인 2004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그녀는 마라톤 은메달과 5,000m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8 베이징 대회, 2012 런던 대회, 2016 리우 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며 다섯 대회 연속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T54: 장애인 스포츠 등급의 한 종류)

2004 아테네 패럴림픽 여자 5000m T54에서 우승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
2004 아테네 패럴림픽 여자 5000m T54에서 우승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
(Photo by Phil Cole/Getty Images). 2004 Getty Images

원동력

장애인 운동 선수로서 쓰치다의 경력은 무려 30년에 걸쳐있습니다. 그간 그녀는 일곱 번의 패럴림픽에 나서 세 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일곱 개의 메달을 쓸어담았죠. 도쿄 대회에서도 그녀가 노리는 것은 금메달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슬레지와 육상에 이은 그녀의 세 번째 종목인 트라이애슬론 금메달이 그 대상입니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끊임없이 전진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게는 나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요.”

“’은퇴할 시점이 됐나’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좇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한, 그리고 제 안에 아직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느끼는 한, 저는 제가 선수 생활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호기심과 도전정신, 주변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저를 계속 나아가게 해요.”

(c)Satoshi TAKASAKI/JTU

쓰치다는 수많은 역경도 극복해왔습니다.

2008 베이징 대회 경기 중에 당한 사고는 그녀에게, 두 달 간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혔습니다. 그러나 쓰치다는 선수 경력이 끝나버릴 가능성 역시 하나의 도전 과제로 받아들이면서 오로지 미래만을 바라봤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어떤 결과가 찾아오든, 경험은 제가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줄 테죠.”

“패럴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되는 선수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나 사실 중요한 것은 과정입니다. 시상대를 밟기 위해 모든 선수가 견뎌내는 그 '과정’ 말이에요.”

쓰치다의 마음 안에서는, 자신의 여정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동기가 변함없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한편 그녀는 패럴림픽을 통해 몇몇 교훈을 얻어왔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너무 애쓰지 말라.’ 이는 그녀가 2012 런던 대회 이래로 꾸준히 되뇌여온 말입니다.

“상당한 노력을, 하지만 의미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평소의 자신이 되는 것이 곧 최고의 경기력의 비결임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선수들은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2016년 런던 마라톤 여자 휠체어 레이스에 참가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 (Photo by Dan Mullan/Getty Images)
2016년 런던 마라톤 여자 휠체어 레이스에 참가한 일본의 쓰치다 와카코. (Photo by Dan Mullan/Getty Images)
2016 Getty Images

패럴림픽의 흥행과 성공에 기여하다

쓰치다의 여덟 번째 패럴림픽이 될 수도 있는 도쿄 대회가 개막을 채 6개월도 남겨두지 않고 있는 가운데, 쓰치다는 홈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기 위해 매일같이 훈련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패럴림픽은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그들의 끝없는 가능성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포츠 대회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인 패럴림픽은, 그 출전 경험이 인격 도야에 도움을 주기도 해요.”

그녀가 ‘패럴림픽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려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그녀의 소망 역시, 패럴림픽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이 되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용기의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저를 표현할 수 있고, 패럴림픽까지도 노릴 수 있는 스포츠를 찾은 덕에 세계를 바라보는 제 관점이 확장됐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세계적인 수준의 도전에 임한다면 당신은 미처 몰랐던 ‘내 안의 가능성’을 향한 탐험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파급효과가 번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도전하는 것'이죠!”

이번 대회에서 두 가지 종목에 나서길 바라고 있는 쓰치다는, 도쿄 대회로 나있는 길 위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셈입니다.

“제 경기력이 앞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격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쓰치다는 그녀를 지지해준 모든 이를 향한 감사의 표시로, 도쿄 대회에서 이 새로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리라 맹세했습니다.

116회 보스턴 마라톤 여자 휠체어 디비전에서 2위를 달성한 쓰치다 와카코.
116회 보스턴 마라톤 여자 휠체어 디비전에서 2위를 달성한 쓰치다 와카코.
(Photo by Jim Rogash/Getty Images)/2012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