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024, 앞으로 1년: 한국 최초 피겨 청소년올림픽 챔피언 유영이 말하는 '하이라이트' 

강원 2024 개막 1년을 앞둔 시점, 로잔 2020 금메달리스트 유영이 Olympics.com과 함께 청소년 올림픽부터 올림픽 데뷔전을 거쳐 현재까지의 여정을 돌아봤습니다. 

4 기사작성 2023년 1월 19일 | EJ Monic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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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0년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해에 많은 '연아 키즈'들이 탄생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유영입니다.

유영은 처음으로 스케이트 부츠를 신은 2010년부터 롤모델의 발자취를 따라갔고, 10년이 지나 2020년 1월 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로잔 2020에서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최초로 청소년 올림픽 챔피언이 됐습니다.

유영은 3년 전을 회상하며 "비유하자면, (선수 생활 중) 하이라이트를 찍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트리플 악셀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시즌이었어요. 동계 청소년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고, 나머지 점프들도 다 수월하게 해서 너무 좋았어요. 청소년 올림픽이지만, 그래도 올림픽 느낌이 정말 제대로 나는 곳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유영은 금메달에 앞서, 동계 청소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여자 선수가 됐습니다.

"저도 경기가 끝나고 (그 기록을) 전해 들어서 알았어요. 트리플 악셀을 뛰러 갈 때는 긴장이 조금 됐었다가 착지하고 나서 속으로는 되게 신났거든요. '아 드디어 뛰었어' 이렇게 신나있었다가, 또 너무 긴장을 놓치면 안 되니깐 끝까지 집중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로잔 2020 챔피언은 금메달 이외에도 종목을 넘어 여러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 같이 나간 (남자 싱글의) 차영현 선수가 관중석에서 태극기를 흔들어주고, 일본 팀도 태극기를 들어주면서 응원해 주는 모습이 보여서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유영이 기대하는 강원 2024

유영은 로잔 2020에 출전해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지만, 2018 평창 올림픽의 유산이 깃든 강원도도 그에게 특별한 지역입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유영은 2017년 11월 1일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 개최까지 100일을 앞두고 성화 봉송 국내 첫 주자로 나섰으며, 7명과 함께 평창 2018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2017 Getty Images)

어느덧 19살이 된 유영은 그 날을 떠올리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 "성화 봉송 첫 번째 주자로 뛰었을 때, 제가 너무 긴장해서 스타트를 미리 했었거든요. 그게 아직도 생각나요. 또 개회식 때 추운데 벌벌 떨면서 올림픽기를 들고 걸어갔던 기억이 나요. 너무 뜻깊고, 특별한 추억이어서 절대 잊을 수 없을 거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유영은 청소년 올림픽을 미리 경험한 선수로써, "'아, 이런 느낌이구나'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잘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느꼈던 점을 전했습니다.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간판선수는 강원 2024를 통해 선수들이 즐겁게 한국 문화를 즐길 기회가 생기는 점도 기대했습니다.

"아무래도 케이팝이 엄청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BTS나 블랙핑크 등 유명한 그룹들의 노래도 많이 들으면서, 한국 문화를 좀 더 많이 알고 갔으면 좋겠어요. 또 음식도 굉장히 맛있잖아요. 선수들이 음식도 잘 먹고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베이징 2022 이후, 새로운 시작

유영은 또 다른 '연아 키즈' 김예림과 함께 지난해 2월 베이징 2022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유영과 김예림은 각각 최종 6위와 9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단 두 선수가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유영은 베이징 2022를 마치고 한 달여 뒤 출전한 2022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도 5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는 올림픽 무대를 밟은 후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더욱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계 올림픽 이후 팔로워 수도 많이 늘었고, 또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실감이 잘 안 나요. '내가 올림픽에 나갔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유영은 이어서 "좀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 후배 선수들도 이제 저를 보면서 스케이트를 타니까,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도 생기면서요. 그냥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유영은 2022 베이징 올림픽 대회 이후 2022/23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내가 진지하게 다시 피겨를 시작하고 싶은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또 다음 올림픽 때까지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라고 담담하게 밝혔습니다.

"좀 힘들었지만, 자전거 등 다른 취미 활동도 열심히 했고, 주변 사람들과도 열심히 상의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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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은 잘 타는 선수 보다는 항상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무조건 잘하는 선수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부상을 입어도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가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한테도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영의 팬 사랑

2020 동계 청소년 올림픽 챔피언은 피겨스케이팅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꼽았습니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소중하지만, 유영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팬은 누구일까요?

"올 시즌에는 두 분이 있어요. 한 분은 제가 외국에서 대회가 있을 때 자주 보러 오시던 분인데, 이번에 캐나다 대회에서도 제가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데 막 눈물을 흘리시는 거에요. 그때 저도 너무 감동해서, '아 내가 이런 사람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이어서 국내에서 만난 한 팬을 소개하며 "제가 1차 국내 선발전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선물을 건네주셨죠. 근데 이 대회뿐만 아니라 저번에 다른 행사에서도 만났던 분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항상 팬들을 만나면, 다 너무 소중하고, 한 명의 작은 말이 나를 이렇게 힘이 나게 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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