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이채원의 여섯 번째 도전

보통 사람들은 평생에 단 한 번 출전하기도 어려운 올림픽에 여섯 번이나 출전한 운동선수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계 종목에서만 지금까지 네 명이 6회 출전의 대기록을 수립했는데요, 이제 다섯 번째 주인공이 되는 이채원 선수에 대해 Olympics.com이 살펴봅니다.

정훈채 기자
촬영 2010 Getty Images

크로스컨트리의 클래식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설원에 두 줄로 나란히 표시되어 있는 궤적을 따라 장거리 경주를 펼쳐야 합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 앞만 보고 달려야 하며, 코스를 벗어나면 안됩니다.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으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르는데요, 그 길은 도대체 누가 닦아놓은 것일까요?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지난 20년 동안 그런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계속 그 길을 걷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채원입니다. 만 40세인 이채원은 지난 12월, 자신의 고향 강원도 평창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극동컵에서 클래식 및 프리스타일 합계 종합 1위를 차지하며 베이징 2022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은퇴한 아내를 설득해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준 남편의 메시지입니다:

끝없는 도전

사실 이채원은 지난 평창 2018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더 이상 이룰 게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죠. 동계 전국체육대회 최다 입상 기록을 세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동계 올림픽에도 꾸준히 출전해 솔트 레이크 시티 2002 대회부터 지금까지 5회 연속 출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채원은 1999년 2월 1일 한국 용평에서 열린 FIS 컨티넨탈컵에 처음 출전해 여자 5km 클래식 종목에서 10위에 오르며 성인 무대에 안착했고, 3년 후 솔트 레이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는 여자 15km 프리스타일에서 46위, 10km 클래식에서 5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여담이지만, 이채원은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에는 개명 전의 ‘이춘자’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올림픽이었던 토리노 2006 대회에서는 여자 10km 클래식 종목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난 데 이어 30km 프리스타일에서는 완주에 실패하는 등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4년 후 밴쿠버 2010 대회에는 10km 프리스타일과 15km 혼성 추월 종목에 출전했지만 각각 53위와 58위에 그치고 말았죠.

이채원(왼쪽)과 주혜리(이상 대한민국, 크로스컨트리 단체 스프린트)
촬영 2018 Getty Images

아시아 정상에 오르다

서른 살이었던 2011년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는데요, 여자 크로스컨트리 10km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획득, 한국 크로스컨트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상승세를 탄 이채원은 소치 2014 대회에서 첫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정진했지만, 여자 스키애슬론(15km구간을 클래식/프리스타일 주법으로 반반씩 주파하는 종목)에서 52위를 기록한 데 이어 10km 클래식에서 48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이채원이 아니죠. 그는 세 번째로 출전한 30km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33위에 올라서면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채원은 2017년 2월 고향 평창에서 열린 FIS 월드컵에서 여자 스키애슬론 12위에 오르며 역대 한국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1년 후에 열린 평창 2018 대회에서는 아쉽게도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스키애슬론에서 57위, 10km 프리스타일에서 51위에 그쳤고, 열 살 아래 후배인 주혜리와 함께 출전한 팀 스프린트에서는 21개 팀 중에서 최하위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계속되는 전설

4년 전 평창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였던 이채원은 이제 베이징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올림픽 도전에 나서게 됩니다. 백전노장과 함께 베이징 원정에 나설 크로스컨트리 대표팀 동료는 극동컵에서 2위를 차지한 스무살 유망주 이의진(경기도청), 그리고 남자부에는 이채원의 실업팀 동료 김민우(평창군청)와 정종원(경기도청)이 있습니다.

이번이 정말 이채원의 마지막 도전이 될까요?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채원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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