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패럴림픽: 보치아 'GOAT' 정호원부터 육상 레전드 전민재까지 - 톱5 한국 장애인 선수 

기사작성 Monica EJ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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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five Korean Para athletes at Paris 2024
촬영 Composite image, original photos from 2024 Getty Images

2024년 8월 28일 라 콩코르드에서 열린 화려한 개회식으로 시작한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가 9월 8일 폐회식을 끝으로 모든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목표로 설정한 금메달 5개를 넘어,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총 30개의 메달(금6, 은10, 동14)을 획득하며 파리 2024 대회의 막을 성공적으로 내렸습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를 떠나 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Olympics.com과 함께 뜻깊은 기록을 세운 5명의 선수들을 알아보세요.

파리 2024 남자 개인 BC3 금메달리스트 정호원-김승겸 코치

촬영 2024 Getty Images

보치아 역대 최고 선수 '고트(GOAT)' 정호원

정호원은 커리어 5번째 패럴림픽인 파리 2024 대회 보치아 BC3 종목에서 남자 개인 금메달과 혼성 페어 은메달을 획득하며, 5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보치아의 역사적인 패럴림픽 10연패 기록을 일궈낸 주인공이 됐습니다.

정호원은 태어난지 1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 지하철역 매점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바닥에 떨어져 뇌를 다쳐 뇌병변 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그는 충주숭덕학교 시절 보치아에 입문했고, 2002 부산 아시안파라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멤버로 나서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정호원은 보치아 선수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보치아를 떠났지만, 결국 2005년 권철현 전 대표팀 코치의 도움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보조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BC3등급에 출전하는 정호원은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베이징 2008 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과 페어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4년 뒤 개인전에만 참가한 런던 2012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보치아 간판스타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호원은 또 한 번 선수 생활 은퇴의 기로에 섰지만, 그를 보치아계에 붙잡아둔 사람은 그의 경기 파트너였던 권철현 전 코치였습니다. 이후 정호원은 리우 2016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꼭대기에서 활짝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와 나선 도쿄 2020 대회에서 최예진, 김한수와 페어 BC3 금메달을 합작하고, 한국 보치아의 9연속 패럴림픽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단, 그는 개인전을 5위로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 대회였습니다.

3년이 흘러, 정호원은 파리에서 커리어 두 번째 개인전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단, 이번 대회에서는 홍콩 차이나와의 치열한 결승 접전 끝에 혼성 페어 금메달을 놓쳤기에 "2프로 부족한 패럴림픽"이라며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국 선수로서 개인 및 페어 BC3에서 패럴림픽 2관왕에 오른 선수는 베이징 2008 대회 당시 한국 선수단 최연소로 출전한 박건우가 유일합니다.

파리 2024 대회를 끝으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총 7개의 메달을 거머쥔 정호원은 역대 패럴림픽 최다 보치아 메달을 보유한 선수가 됐습니다.

정호원은 4년 뒤 LA 2028 대회에서 부족했던 '2프로'를 채우게 될까요?

보치아란?

보치아는 뇌병변 장애 또는 유사한 운동기능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는 구기 종목입니다. 경기 방식은 각 팀이 적색구와 청색구 중 하나를 선택해 6개씩 던져 표적구(흰색 공)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의 수로 점수를 계산해 승패를 가리는 방식입니다.

한국 여자 휠체어 펜싱 최초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권효경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남자 펜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면, 패럴림픽에서는 여자 휠체어 펜싱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습니다.

휠체어 펜싱 대표팀은 골볼과 함께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여자 선수들만 출전권을 획득한 종목이었습니다.

한국 휠체어 펜싱 대표팀은 역대 패럴림픽 대회에서 총 5개의 메달(금3, 은1, 동1)을 획득했는데요, 모두 남자 선수들이 서울 1988 대회와 애틀랜타 1996 대회에서 거머쥔 메달입니다.

권효경이 9월 6일 금요일(현지시간) 그랑 팔레에서 열린 여자 에페 카테고리 A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선수단은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서 28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더 나아가 권효경은 한국 휠체어 펜싱 최초로 여자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천적으로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권효경은 8년 전 계룡 용남중학교 2학년 시절 휠체어 펜싱에 입문했습니다.

2001년생인 그는 2019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메이저 대회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중화인민공화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파라게임에서 에페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권효경은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개인전 메달을 세계 최대 장애인 스포츠 축제인 패럴림픽 무대에서 거머쥐며, 한국 휠체어 펜싱을 이끌어 갈 에이스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세계 기록부터 패럴림픽 기록까지, 장애인 사격 기록 제조기 박진호

세계선수권 5관왕인 박진호가 세 번째 패럴림픽 출전 만에 드디어 장애인 사격 시상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먼저, 박진호는 파리 2024 대회 3일차인 8월 31일 토요일(현지시간)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49.4점으로 패럴림픽 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지난해 리마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던 박진호는 1년 뒤 패럴림픽 기록까지 갈아 치우며 R1의 황제로 등극했습니다.

그러나 박진호는 이 결과로 만족하지 않은 듯, 3일 뒤 R7 남자 50m 소총 3자세 SH1 결선에서도 454.6점의 기록으로 패럴림픽 기록(PR)을 경신하고, 두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박진호는 경기 직후 "이번 주에 첫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긴장했어요.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라며 놀란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진호가 총을 처음 잡고, 패럴림픽 기록을 경신하고, 시상대 정상에 오르기까지 20년이 걸렸습니다. 이제 그의 새 목표는 자신과의 경쟁이 될듯합니다.

한국 여자 장애인 육상 레전드 전민재의 라스트 댄스

한국 장애인 육상 여제 전민재가 파리 2024 대회를 끝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떠납니다.

전민재는 스타드 드 프랑스의 보라색 트랙에서 펼쳐진 여자 200m T36에서 30초76의 기록으로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고 5위에 올랐고, 여자 100m T36에서는 14초95의 기록으로 7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47세인 '스마일 러너'는 두 종목에서 모두 결선에 진출하며,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과시했습니다.

파리 2024 장애인 육상 여자 100m T36 결선에서 7위를 기록한 전민재(오른쪽)와 1위를 기록한 중화인민공화국의 스이팅(왼쪽)

촬영 2024 Getty Images

리우 2016 대회부터 파리 2024 대회까지 유일한 한국 여자 육상 선수로 패럴림픽 트랙에 선 그는 9월 5일 목요일(현지시간) 마지막 경기인 100m 결선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파라게임까지만 현역 선수 생활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살 때 뇌염으로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전민재는 베이징 2008부터 파리 2024까지 5회 연속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으며, 런던 2012 대회에서는 100m T36과 200m T36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서울 1988 대회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패럴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신장 149cm의 전민재는 리우 2016 대회 200m T36에서 2회 연속 은메달 획득에 성공하며, 총 3개의 패럴림픽 메달을 거머쥔 한국 여자 장애인 육상의 레전드입니다.

이제, 패럴림픽 무대를 떠나기로 결심한 전민재를 이을 한국 여자 장애인 육상의 차세대 주자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한국 파라 트라이애슬론 최초 패럴림피언 '철인' 김황태

패럴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종목을 두 번이나 바꾼 김황태가 9월 2일(월요일) 파리의 중심에는 센강의 두 강둑 사이에 있는 다리인 퐁 알렉상드르 III에서 펼쳐진 파라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그 꿈을 실현했습니다.

김황태의 파리 2024 목표는 완주였는데요, 경기 보조인인 아내 김진희씨와 함께 경기에 나선 남자부 PTS3에서 1시간20분40초의 기록으로 11명 중 10위를 차지했습니다.

김황태는 수영이 끝나고, 사이클 경기 시작 전 김진희씨의 도움을 받는 첫 번째 트랜지션 구간에서 소요 시간이 단 1분06초로 11명 중 1위를 기록해 두 사람의 완벽한 팀워크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완주에 성공한 김황태는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파라 트라이애슬론에 한국 최초로 출전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파리 2024 남자 파라 트라이애슬론 최종 10위 한국의 김황태(왼쪽)-11위 오스트레일리아의 저스틴 고드프리

촬영 2024 Getty Images

파리 2024 파라 트라이애슬론

남자 PTS3 (11명 출전)

  • 최종 10위 김황태: 1시간24분01초 – 11위 수영: 24분58초 ➡️ 첫 번째 트랜지션 소요 시간: 1분06초➡️ 공동 7위 사이클: 35분29초 ➡️ 두 번째 트랜지션 소요 시간: 1분09초 ➡️ 5위 육상: 21분19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