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사진으로 돌아보는 기억에 남는 순간 10개
2024 파리 올림픽이 7월 27일부터 8월 11일까지 16일 간의 대장정 끝에 성대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올림픽 대회 동안 감동과 환희, 기쁨과 좌절의 눈물이 모두 뒤섞인 드라마와도 같은 순간들이 가득했는데요, 팀 코리아는 144명이라는 최소 인원으로 총 32개(금13, 은9, 동10)의 메달을 획득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Olympics.com과 함께 16일 동안 팀 코리아가 만들어 낸 올림픽 순간을 10장의 사진으로 확인해 보세요.
1.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 '뉴어펜저스' 어셈블!
리우 2016과 도쿄 2020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어펜저스(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에서 2명이나 멤버가 바뀌며 이 종목 3연패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요. 박상원과 도경동은 기존 멤버인 구본길, 오상욱과 힘을 합쳐 어떤 아시아 국가도 해내지 못했던 사브르 단체전 우승을 3번이나 연속으로 달성해내며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전 세계가 보는 앞에 뉴어펜저스의 이름을 떨쳤습니다.
뉴어펜저스는 금메달 획득 후, 그랑 팔레의 화려한 조명 아래 MZ 느낌 가득한 아이돌스러운 사진 구도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2.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 액션 영화 주인공이라 해도 손색 없을 김예지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주목 받는 은메달리스트가 있다? 바로 '샤프 슈터' 김예지를 보고 하는 말입니다.
김예지는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에서 대표팀 동료인 오예진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여기까진 평범한 메달 획득 스토리지만, 이전 대회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기 시작하며 외신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더니 결국 NBC 선정 '파리 올림픽 화제의 선수 10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세계 기록을 세우고도 변함 없는 표정과 동요 없이 권총을 만지는 모습에 '존 윅의 현실판', '007을 뛰어 넘는 명사수' 등 찬사가 이어졌고, 폐회식이 끝난 뒤에도 계속 회자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나온 것 만으로도 크게 성공한 것 같겠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서, 더 많은 걸 해야해요.
(김예지)
3. 탁구 여자 단식 - 풀게임 접전 끝에 준결승 진출 확정된 뒤 신유빈과 오광헌 감독
대회 초반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이어서 여자 단식에서도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 패해 4위에 그쳤지만, 아테네 2004 이후 20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며 탁구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여자 단식 8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상대로 풀게임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 신유빈은 안도의 눈물을 보였고, 그런 신유빈을 항상 곁에서 믿어주고 지원해준 여자 대표팀 오광헌 감독도 함께 울컥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4. 유도 혼성 단체 - 동메달 확정 후 기쁨을 나누는 한국 유도 대표팀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한국 유도 대표팀.
이준환 패, 김하윤 승, 김민종 승, 허미미 승, 김지수 패. 그리고 안바울이 73kg급에 나서 정규 시간 4분을 보내고 골든 스코어에 들어서 5분이 넘게 경기를 펼치다 아쉽게 패했는데요. 3-3 동점 상황에서 제일 마지막 순서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73kg급 경기가 한 번 더 진행됐습니다. 안바울은 두 번의 경기, 총 15분이 넘는 시간을 매트 위에서 보내다 마침내 반칙승을 이끌어 냈습니다.
승리가 확정되고 동메달이 눈에 보인 순간 안바울은 환호했고, 동료 선수들이 매트 위로 뛰어 올라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습니다.
5. 태권도 남자 58kg - 박태준의 금빛 세리모니
파리 2024 태권도 경기 첫째 날인 8월 7일, 그랑 팔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이 도쿄 2020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획득하지 못한 뒤, 절치부심해서 나온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쟁취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워야 했기 때문인데요.
한국 남자 태권도 58kg급에서 박태준이 도쿄 2020 동메달리스트 장준, 세계선수권 우승자 배준서 등을 꺾고 올림픽 대표로 파리 2024에 출전해, 이 체급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스무 살에 시상대 정상에 선 박태준은 매트 위에서 덤블링을 하며 자축 세리모니를 펼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난 된다, 난 될 수밖에 없다, 난 반드시 해낸다 등 긍정확언들을 보고 되뇌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했습니다.
(박태준)
6. 근대5종 - 베르사유 궁전 앞에서 비월하는 전웅태
전웅태는 도쿄 2020 근대5종 남자부에서 한국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으로, 파리 2024에서도 가장 강력한 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었습니다.
전웅태는 준결승전을 2위로 통과해 메달 희망을 봤지만, 결승에서는 5개 종목 중 가장 좋아하는 승마 장애물 비월 도중 말이 한 차례 뛰기를 거부하며 당황하기 시작했으나 마지막 레이저런까지 마음을 가다듬고 끝까지 잘 와서는 사격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베르사유 궁전을 배경으로 근대5종 선수들이 말을 타고 장애물을 넘는 모습이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은 장면이 계속 되었습니다.
7. 양궁 - 대회 3관왕 김우진의 위엄
김우진은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개인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시상식 가장 높은 곳만 밟았는데요. 개인전 마지막 경기에서 난적인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과의 접전 끝에 슛오프에서 4.9mm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지금까지 맞춰지지 않았던 퍼즐을 드디어 완성해 냈습니다.
시상대에 올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손으로 숫자 3을 나타내며 '내가 바로 3관왕이다'를 전 세계에 알렸으며, 관중들은 전율에 휩싸인 듯 김우진을 향해 환호했습니다.
제가 욕심을 안부리겠다고, '머리는 비우고, 마음은 뜨겁게' 한다고 했는데, 이게 되다가 안되다가 하다보니 진짜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 은퇴 계획도 없고,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니까요. 오늘 경기는 내일 과거가 될 테니까,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또 전진하겠습니다.
(김우진)
8. 육상 높이뛰기 - 메달 경쟁 같이 지켜보는 우상혁과 탐베리의 우정
우상혁은 2.31m를 넘지 못하고 7위로 경기를 마친 뒤 신장 결석과 고열로 인해 경기 준비에 차질을 빚고 2.22m라는 기록으로 11위로 먼저 경기를 끝낸 탐베리와 함께 트랙에 앉아 메달리스트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우상혁은 해미시 커에게 "레츠 고"라고 말하며 응원을 보냈고, 결국 동갑내기 절친 해미시 커는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해미시 커 오늘 우승할 것 같았고요. 마지막에 점프오프 할 때 '레츠 고'하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우상혁)
9. 여자 핸드볼 - 유일한 단체 종목으로 올림픽 참가한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에 11회 연속 진출한 아시아의 강호임에도 베이징 2008 이후 올림픽 시상대를 밟아본 적이 없습니다.
파리 2024에는 단체 종목에서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1차전에서 독일을 격파하는 대이변을 일으킨 이후 연속으로 패했고, A조 마지막 경기인 덴마크전마저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끝낸 뒤, 아쉬워하는 류은희를 덴마크의 골키퍼 산드라 토프트가 위로해주며 따뜻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10. 브레이킹 - 종목 최고령 참가자임에도 가장 빛났던 홍텐
브레이킹이 파리 라 콩코르드에서 성공적으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다음 LA 2028에서는 이 무대를 볼 수 없습니다.
40세의 최고령 비보이 홍텐(김홍열)이 남녀 통틀어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 없는 역사적인 첫 올림픽 브레이킹 무대에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