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와 코다이라 나오를 통해 돌아보는 우정의 의미 

코다이라 나오가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한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이제 빙판 위가 아닌 밖에서 우정을 이어 나가게 됐습니다. 

2 기사작성 2022년 10월 31일 작성 | Shintaro K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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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Getty Images)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왔던 대사 처럼 인생은 열어보기 전까지 뭐가 나올지 모르는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하죠. 코다이라 나오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면 '롤러코스터'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여정에 4연속 올림픽 출전을 달성해 2관왕에 오른 이상화가 있습니다. 

코다이라는 10월 27일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저에게 있어서 이상화는 많은 스케이팅 동료 중 한 명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아주 소중한 친구로서 동료 그 이상의 존재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때로는 서로를 라이벌로 여겼지만, 상화와 저는 비슷한 생각을 가졌고, 같은 멘탈리티를 가졌어요. 언제 만나도 어제까지 함께 있었던 것 같은 존재의 친구죠."

"제 커리어는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죠. 많은 분 덕분에, 절대 과거에 미련을 갖지 않고 고개를 들고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었죠."

"모든 걸 다 쏟아냈어요."

이상화와 코다리아의 우정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500m 결승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상화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3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그 금메달은 그녀의 라이벌이자 이웃나라의 에이스 코다이라에게 돌아갔습니다.

코다이라는 36.94초를 세워 올림픽 기록 경신과 함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사상 첫 일본 여자 선수가 됐습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이상화는 경기 종료 후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바로 그때 그를 안고 바로 옆에서 위로해준 건 라이벌이자 친구인 코다이라 나오였습니다.

한일 관계는 항상 복잡합니다. 그러나 이상화와 코다이라는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서로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에겐 서로가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코다이라는 2018년 2월 18일을 회상하며 "평창 올림픽은 제가 상화에게 진정한 우정을 느낀 순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몇 위를 했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존경했고, 지지했기에 그 순간 그런 모습이 나온 거죠. 우리 둘 다 많은 일을 겪었지만, 저는 상화와 함께 스케이트를 탈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정말 마음 속 깊이 감사함을 느껴요."

"빙판 위에서 뜻하는 데로 풀리지 않을 때, 상화는 저를 항상 격려해줬어요. 저는 진정한 친구란 제가 가장 힘들 때 저를 위해 그 자리에 함께 있어 주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상화가 항상 진심으로 그렇게 해줬어요. 그와의 우정은 영원할 거예요."

이상화와 코다이라 나오. 코다이라 나오와 이상화. 이 둘은 평창 2018 이전에도 좋은 친구였으나, 이제는 빙판 위가 아닌 일상에서 우정을 이어나갑니다.

코다이라는 나가노현에 있는 모교인 신슈대학교에서 특임교수로 부임됐습니다.

이상화는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베이징 2022에서 코다이라의 마지막 레이스였던 1000m를 중계했고, 친구가 최종 10위로 경기를 마친 후 또 한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코다이라는 이상화의 우정을 비롯해 그가 이룬 모든 것이 바로 올림픽 무대여서 가능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이란 매우 중요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여겨주길 바랍니다. 스포츠계에 종사하고 있는 누구든지, 경기를 뛰거나, 대회를 위해서 일을 하거나 등 어떤 역할을 맡았든지 간에 올림픽이 소중한 것으로 남길 바라죠."

"저는 네 번의 올림픽 대회를 경험했고, 그곳이 저의 성장을 도왔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저는 계속해서 그곳이 세상을 더 밝은 곳으로 만들고,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온 모든 사람이 뭉치게 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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