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탁구: 신유빈-임종훈, 호흡 맞춘 지 2년 만에 생애 첫 올림픽 메달 획득
한국 탁구에 12년 만의 메달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호흡을 맞춘 지 2년 된 신유빈-임종훈이 그 주인공인데요, 7월 30일 화요일(현지 시간) 오후 아레나 파리 쉬드 4에서 열린 파리 2024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 차이나의 두호이켐-웡춘팅 조를 꺾고 마침내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임종훈은 동메달 획득에 대해 "(준비하면서) 책임감이 없지는 않았고, 결과로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이게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란 걸 느끼고 있었는데, 유빈이랑 복식 2~3년 동안 고생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유빈이한테 고맙고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파트너 신유빈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신유빈은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한 경기씩 준비하다보니 모든 경기가 다 잘 풀린 것 같고, 결과에 대해 만족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는데, 이렇게 (임종훈) 오빠와 함께 꿈을 이룰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신유빈, Olympics.com)
신유빈-임종훈은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강력한 공세를 퍼부으며 두호이켐-웡춘팅 조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고, 4게임에서 7-9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4-12로 결국 동메달을 획득하며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습니다.
결국 한국 탁구 에이스 복식조는 최종 스코어 4-0(11-5, 11-7, 11-7, 14-12)으로 완벽한 승리를 가져와 한국 탁구에 첫 혼합 복식 메달이자 12년 만의 메달을 안겨주었습니다.
혼합 복식은 지난 도쿄 2020부터 정식 세부종목으로 진행된 종목으로 당시 초대 금메달리스트는 일본의 이토 미마-미즈타니 준에게 돌아갔으며, 한국은 혼합 복식 뿐만 아니라 탁구 종목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하고 귀국했습니다.
이후 대한탁구협회는 파리 2024를 겨냥해 전략적으로 신유빈과 임종훈을 묶어 국제대회에 내보내기 시작했고, 그 전략은 잘 맞아 떨어졌는데요.
불과 2년 만에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고, 파리 올림픽 시작 직전 3위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모두 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운명과도 같은 과정이었을 뿐입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세계랭킹 1위 쑨잉샤-왕추친(중화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며 관중들을 열광시켰습니다.
2-4로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관중들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치며 이들의 동메달 획득에 더 많은 염원을 실어 보냈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패한 홍콩 차이나 듀오를 만나 가볍게 승리를 장식하며 동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신유빈은 이제 여자 단식과 단체전을 남겨두고 있고, 임종훈 또한 대회 후반부에 펼쳐지는 남자 단체전에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