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역도: 박혜정, 여자 +81kg 은메달 획득과 동시에 한국 기록 경신
한국 역도 대표팀의 막내 박혜정이 현지 시간 8월 11일 일요일 오후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 6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 경기에서 합계 299kg으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로써 한국 역도는 지난 도쿄 2020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끊어내고 새로운 역사를 장식했습니다.
박혜정은 인상에서 모든 시기를 성공하며 131kg으로 새 한국 기록을 경신했고, 합계에서는 기존 개인 최고 기록인 296kg보다 3kg이나 높은 299kg으로 역시 한국 기록을 세우며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은메달로 박혜정은 런던 2012 장미란의 동메달 이후 역도 최중량급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박혜정은 경기 직후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장미란 이후, 처음으로 여자 무제한급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 "12년 만에 땄다고 들었는데 그게 제가 되어서 제 자신한테 고맙고 신기하고요.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용상 3차 시기가 조금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인상 경기에서 기존 신청했던 무게보다 2kg을 내려 1차 시기 123kg에 들어간 박혜정은 가뿐히 성공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어 2차 127kg과 마지막 3차에서 131kg을 내리 성공하며 한국 기준 기록 130kg보다 1kg 능가하는 새 한국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어서 박혜정은 주 종목인 용상 경기에서 1차 시기 163kg을 가볍게 성공했고, 2차 168kg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이 종목 최강자인 중화인민공화국 리원원의 뒤를 바짝 쫒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3차 시기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173kg에 도전해 앉아 받는 클린 동작까지 성공했지만,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박혜정은 용상 3차 시기 후, 웜업장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박혜정은 "용상 3차 때 조금만 더 시간이 넉넉했으면 좋았을 텐데 감독님께서 무게를 더 올릴까 고민하시다 싸인을 못하셨대요. 일단 지금 빨리 들어가라 하셔서 17초 남은 상황에서 올라갔는데, 탄마 가루도 못 바르고 준비할 시간도 없이 바로 한 그 상황도 그렇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 하지 못한 저 자신한테도 화가 났던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박혜정의 라이벌 리원원은 인상과 용상 두 종목 다 2차 시기까지 성공 후, 합계 309kg으로 박혜정보다 10kg 높은 기록과 함께 우승했고, 금메달이 확정된 후 3차 시기에는 바벨을 들어올리는 대신 경기대 위에서 코치를 안고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박혜정은 경기 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이라며 "지금 아버지랑 언니가 시합장에 응원 와있어요. 그리고 어머니 생각이 제일 많이 나고요. 생각 날 때마다 울컥했지만, 꾹 참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한테 '엄마, 작은 딸 올림픽 은메달 땄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라고 특유의 유쾌한 웃음과 함께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메달 소식을 전했습니다.
해야 된다, 할 수 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고, 대한민국 역도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박혜정, Olympics.com)
박혜정이 경기 직전 계속 되뇌이던 말입니다. 파리 2024 폐회식 날 열린 경기에서 한국에 값진 메달을 안겨주며 대미를 장식한 것 이상으로 역도를 알리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그가 반복적으로 스스로에게 말했던 것처럼,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던' 박혜정이었습니다.
파리 2024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경기결과
금메달🥇 리원원 (CHN): 309kg
은메달🥈 박혜정 (KOR): 299kg
동메달🥉 에밀리 캠벨 (GBR): 28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