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2012 런던 올림픽 20km 경보 은메달. 과테말라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에릭 바론도라는 이름은 이렇게 과테말라의 스포츠 역사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28세의 나이로 성실함과 노력이 있으면 어떤 꿈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업적까지 향하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올림픽 메달은 선수 생활 내내 수많은 어려움과 맞서 싸워간 끝에 손에 넣게된 결과물이었죠.
바론도는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농부였고 어머니는 학생 기숙사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바론도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과테말라의 수도로 떠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바론도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미래를 발견합니다: 바로 스포츠에서요.
과테말라 시티에서 바론도는 자신의 첫 경보 코치이자 멘토인 리고베르토 메디나를 만났습니다. 메디나는 처음부터 바론도의 재능을 알아챘지만 금전 문제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파나마에서 열린 중미 청소년 육상 선수권에 참가하기 위해 아버지는 밭을 전당포에 맡겨야 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하셨죠." 그렇게 해서 바론도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거기서부터 바론도의 성공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 바론도는 32초 차이로 20km 경보 과테말라 신기록을 세웠고 2011년에는 대한민국 대구에서 열린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세계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2011년 팬아메리카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바론도는 마침내 2012 런던 올림픽 참가 자격도 확보 하게 되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참가를 위해 떠나기 전, 바론도는 자신이 올림픽 메달을 따는 장면을 볼 수 있게 가족들에게 TV를 선물했습니다.
아버지는 바론도에게 "TV 포장은 네 경기가 있는 날에 풀 거야" 라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중인 역사
2012년 8월 4일, 1시간 18분 57초의 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선 바론도는 과테말라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유력한 메달 후보가 아니었기에 이변이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사실 바론도 본인은 대회 전부터 자신의 메달 획득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다른 선수들을 다 살펴봤습니다. 신체 조건으로는 모두가 메달 후보로 보였어요. 하지만 정신력에서는...메달 획득을 위해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력이지만 다들 정신력에서는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저는 그 부분에서만은 준비된 선수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정신력은 제 강점이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남자 20km 경보의 금메달은 1시간 18분 46초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들어온 중국의 첸딩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론도는 첸딩과 경기 내내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쳤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바론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감정을 설명 했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이 순간까지 오기 위해 그 동안 겪었고, 극복했던 모든 고통의 순간들이 눈 앞에 펼쳐졌어요. 행복한 내 가족들이 떠올랐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던 나날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견뎌낸 어려웠던 어린 시절과 수도에서 먹을것조차 없이 힘들었지만 훈련에 가야만 했던 시간도 떠올랐어요. 노력은 결국 보상을 받기 마련입니다."
인생을 바꾼 메달
은메달 획득으로 바론도는 과테말라 선수들의 영웅이자 성공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_올림픽 채널_이 제작한 바론도의 다큐멘터리에서도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다루고 있죠.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시청자들은 바론도가 자라난 곳을 방문해보고, 그가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바론도는 과테말라 베라파스 지역의 유명 인사이며 그의 올림픽 메달은 3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육상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바로 "에릭이 도전했다면 나도 도전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요. 바론도는 스포츠를 통해 안정적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확언합니다.
그리고 2016년,_엘 파이스_지와의 인터뷰에서 바론도는 과테말라의 미래가 스포츠에 달려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총이나 칼을 잡는 대신 운동장으로 가서 운동을 시작하는 과테말라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생긴다면, 그때마다 저는 정말 행복할 겁니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성공 이후에도 바론도의 선수 생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부상 여파로 인해 20km 종목에서 50위를 기록 했지만요.
현재 바론도는 전 올림픽 경보 선수이자 스페인 출신의 코치, 프란시스코 '파키요' 페르난데스와 함께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사랑하는 조국을 위한 또 하나의 메달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