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0년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뛰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관심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LA 다저스와 서부 지구의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내년 3월 20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시즌 개막을 알리는 '서울 시리즈'를 치르기 때문입니다.
파드레스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유격수로 활약하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전천후 내야수 김하성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데요, 김하성은 한때 자신의 홈 그라운드였던 고척돔에서 국내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인 오타니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MLB 올스타와 KBO 올스타의 친선 경기가 추진되었다가 갑자기 취소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야구 팬들이 내년 봄에 열리는 서울 시리즈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메이저리그 월드 투어의 역사
사실 MLB 시즌 개막전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999년 멕시코의 몬테레이에서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의 개막전이 열린 데 이어, 이웃 나라 일본의 도쿄돔에서는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 등 다섯 번이나 개막전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를 표방하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창설과 함께 MLB 시즌 개막전도 '월드 투어'라는 명목으로 전 세계에서 개최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1년 개막전에서는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에서 텍사스와 토론토가 맞붙었고, 2014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에서 다저스와 애리조나가 맞대결했습니다.
개막전은 아니지만, MLB 최고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맞대결이 2019년 6월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펼쳐졌던 것도 MLB 사무국의 해외 진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For the first time in MLB history, the regular season will start in Korea!
— MLB (@MLB) July 12, 2023
The @Dodgers and @Padres will open the 2024 slate on March 20-21. pic.twitter.com/IvIJ9nqI8V
새로운 라이벌 구도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에서 양키스와 레드삭스가 전통의 라이벌이라면, 반대쪽 끝에 위치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는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있습니다. 1883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창단한 다저스는 1940년대와 1950년대에 걸쳐 양키스와 월드 시리즈에서 일곱 번이나 맞대결하면서 치열한 라이벌 사이가 됐습니다.
다저스가 1958년 서해안으로 프랜차이즈를 옮긴 이후, 나란히 뉴욕에서 서부로 건너온 자이언츠와 또다른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습니다. 다저스가 1988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오랫동안 부진에 빠진 사이에, 자이언츠는 명장 브루스 보치 감독의 지도 아래 2010년, 2012년, 2014년 정상에 오르면서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다저스는 새로운 구단주의 전폭적인 투자 덕분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시즌이 단축됐던 2020년에 마침내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32년 묵은 갈증을 풀었습니다.
한국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야구 🇰🇷
— San Diego Padres (@Padres) July 12, 2023
The #Padres 2024 season will begin with the first-ever regular season games in Korea at the Gocheok Sky Dome on March 20-21: https://t.co/NEzV0Bx0hc pic.twitter.com/yP7DwoEJUl
최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과감한 투자로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서부 지구의 신흥 강호로 떠올랐는데요, 한때 다저스에 몸담았던 투수 다르빗슈 유와 내야수 매니 마차도 뿐만 아니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김하성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다저스의 독주를 저지할 유력한 도전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김하성의 히어로즈 시절 팀 동료였던 외야수 이정후가 12월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는데요, 야구 팬들은 앞으로 MLB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김하성, 오타니, 이정후가 맞붙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LA 2028 올림픽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돌아올 야구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가 이미 시작된 것일까요?
.@SFGiants, KBO MVP Jung Hoo Lee reportedly agree to 6-year deal, per https://t.co/Z3s2EpgF39's @Feinsand. pic.twitter.com/L9wfTql74j
— MLB (@MLB) December 12, 2023
MLB 2024 시즌 개막전: 서울 시리즈 일정
3월 20일 (수요일) 19:05
- LA 다저스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3월 21일 (목요일) 19:05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 LA 다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