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부적: 올림픽 선수들의 독특한 버릇과 미신

고양이, 콧수염, 속옷과 양말 - 인생 경기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라고요? 겨울 스포츠 최고의 무대에서 영광을 좇는 올림픽 선수들은 어떤 미신을 믿고 있는지 알아보세요.

정훈채 기자
촬영 2020 Getty Images

거의 모든 겨울 스포츠 종목은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와 얼음 또는 눈 사이의 마찰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확성과 결단력, 그리고 때로는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하기도 하죠. 하지만 경주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경쟁 상대보다 더 나은 연기를 펼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언제나 자신이 원하던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일까요. 자신의 경력이나 인생이 걸린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에 의지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역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올림피언들이 믿는 미신과, 경기를 앞두고 치르는 독특한 의식에 대해 Olympics.com이 알아보았습니다.

바디 페인팅

지난 2020년 로잔에서 열린 청소년 올림픽 대회에 출전한 중화인민공화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아이링 (에일린) 구 선수는 손에 그린 고양이 부적 덕분에 빅에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다음 Olympics.com과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전 미신을 정말로 믿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바람직한 건 아니죠. 전 그냥 손에 그려진 행운의 부적을 바라보면서 긴장을 풀었어요... 진짜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오르게 된다면 행운의 고양이를 문신으로 새길 거예요."

그로부터 어느덧 2년의 세월이 흘러 베이징 2022 대회가 눈앞에 다가왔는데요, 이 중국의 샛별이 메달을 목에 걸고 행운의 부적을 몸에 새겨넣을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Ailing (Eileen) Gu
촬영 2020 Getty Images

체코 공화국의 스노보드 선수 에바 삼코바는 중요한 대회에 나설 때마다 가짜 콧수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2011년 국제스키연맹 세계 선수권대회에 참가했을 때부터 생긴 버릇이라고 하는데요,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5위에 올랐으니 그리 나쁜 성적을 거둔 건 아니었죠.

3년 후, 그는 소치 2014 대회에 출전해 스노보드 크로스 종목에서 시상대 꼭대기를 차지하면서 조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이번에는 체코 국기의 세 가지 색깔을 특별한 콧수염에 새겨넣었죠: 흰색, 빨간색, 파란색.

Eva Samkova of Czech Republic
촬영 2014 Getty Images

깔맞춤

색깔 이야기가 나왔는데, 곽윤기 선수를 소개하지 않으면 섭섭하죠. 대한민국 쇼트트랙 주장인 곽윤기는 어떤 색깔이 승리의 비결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는 예전에 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속옷을 준비하는 데 집착했다고 밝힌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시합 일주일 전부터 매일 입을 다양한 속옷의 색깔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섬세한 버릇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기 일정이 바뀔 때마다 정해진 색깔 순서를 다시 배열해야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언젠가부터 그 습관을 버리게 됐다고 합니다. 이제 곽윤기는 항상 같은 모양과 색상의 속옷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고 하는데요, 그게 바로 빨간색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이탈리아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는 특정한 색상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당한 색깔을 고른 다음, 시합 당일에 수트 밑에 받쳐입을 속옷을 정한다고 합니다.

현재 이탈리아의 3000m와 5000m 기록 보유자인 롤로브리지다는 최근 Olympics.com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경주에서 저한테 행운을 가져다줬던 색깔을 참고해서 속옷을 고르죠. 그런데 1000m, 1500m, 5000m 거리마다 정해진 색깔이 달라요.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행운의 색상이 겹칠 때도 있기 때문에 양말을 짝짝이로 신을 때도 있어요."

Francesca Lollobrigida
촬영 Getty Images

경기 전에 치르는 의식

때로는 팀 동료들과 함께 의식을 치르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Olympics.com과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 특별히 따르는 루틴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ROC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알리나 코발레바 선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우리 팀은 경기 전에 치르는 의식이 있어요. 우리가 '양말'이라고 부르는, 안에 쌀을 가득 채운 공을 가지고 [제기차기처럼] 놀아요. 다같이 공을 차다가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경기를 준비해요."

"경기장에 일찍 나가면 항상 15-20분 정도 시간이 남거든요. 그럼 다른 할일도 없고 해서 처음에는 장갑을 차면서 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면 다른 장비가 망가질 수도 있겠다 싶어서,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결국은 양말을 사가지고 와서 이런 놀이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한편, 헝가리의 쇼트트랙 선수 샤오린 산도르 류평창 2018 대회를 통해 유명인사가 됐는데요, 경기 전 아이스 링크에 들어오면서 특유의 제스처를 선보인 게 발단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면서 오른손으로 오른쪽 눈썹과 왼쪽 눈썹을 만진 다음, 오른쪽 눈으로 윙크하면서 미소를 지었죠. 그 특별한 의식 덕분에 헝가리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샤오린은 '사랑의 윙크'가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냥 카메라를 보면서 살짝 윙크했을 뿐인데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수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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