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르 여제' 김지연의 올림픽 여정: 런던 2012부터 도쿄 2020까지 

도쿄 2020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포함한 정상급 선수들이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22년 아시아펜싱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에 모입니다. 한국에서 8년 만에 열리는 이 대회를 앞두고 Olympics.com이 올림픽 개인전 챔피언이자 단체전 동메달의 주역 김지연 선수와 함께 세 차례의 올림픽 경험과 올해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J Monica Kim 기자
촬영 2021 Getty Images

아시아펜싱선수권이 2019년 일본 도쿄(치바)에서 열린 후 3년 만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아시아 선수들은 지난해 도쿄 2020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총 36개 메달 중 금메달 4개를 포함해 7개 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습니다.

팀 코리아는 도쿄 2020에서 김정환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줬으며 리우 2016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이 남자 에페 팀을 단체전 동메달로 이끌었습니다. 여자부는 사브르 팀과 에페 팀이 단체전에서 각각 값진 동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남녀 사브르 팀과 여자 에페 팀은 이번 시즌 단체전 랭킹 1위에 오르며, 올 7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3년 만에 열리는 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선전이 기대됩니다.

런던 2012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은 주장으로서 도쿄 2020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팀을 사상 첫 동메달로 이끌며,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 올림픽 메달까지 수집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녀는 올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검을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대회가 2023년으로 연기됐으며, 아직 새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Olympics.com이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 김지연 선수와 함께 세 차례의 올림픽 경험, 시련 극복 과정, 올해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도쿄 2020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대표팀(왼쪽부터 차례로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윤지수)
촬영 2021 Getty Images

여정의 시작: 런던 2012

대한민국 펜싱 선수들이 도쿄 2020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주인공이 펜싱 선수인 드라마까지 제작되는 등 계속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지연 또한 이런 인기를 실감한다고 합니다. 그녀는 "요즘은 어딜 가나 펜싱하는 동호인들도 진짜 많이 생겨서 (펜싱에 대한) 인기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특히 주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 진짜 펜싱 그렇게 하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여자 사브르 여제는 10년 전인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서며 '황금시대'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런던2012 전엔 저를 국제 대회에 나가면 4강 정도에 오르는 선수라고 많이 알고 계셨죠.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국제 대회를 뛰면서 금메달을 한 번도 따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런던에서 1등은 못하더라도 4강까지는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그날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요. 그땐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재밌게 풀어나갔던 거 같아요." (김지연, Olympics.com)

올림픽 금메달의 무게: 리우 2016

그녀는 런던 2012 올림픽 챔피언이 된 후, 펜싱의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연은 "아무래도 런던 대회 전에는 파워 넘치고 무조건 공격적인 펜싱을 구사했다면, 이후엔 노련미가 더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그게 가장 달라진 점 같아요,"라고 하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금메달도 이제 따봤으니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자신감이 올라왔었죠. 그러다 보니 매 경기 너무 재밌었어요. 본격적으로 리우 2016을 준비하기 전까지는요."

올림픽 금메달의 무게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웠습니다. 그녀는 리우 2016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했으며, 단체전에서 5위에 머물렀습니다.

"리우 대회를 준비할 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모든 분들의 시선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한테 집중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내가 보여줘야 되는데 못 보여주면 어떡하지'라는 부담감이 컸어요."

재기의 과정: 남편과 함께 이겨낸 시련

김지연은 2017년 10월 영화배우 이동진과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이동진은 올림피언 아내를 만나고 나서부터 따라 펜싱 동호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배운 지 한 달 만에 동호인 시합에도 출전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이젠 누구보다도 (펜싱 경기를 보면서) 심판을 더 잘 봐서 제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

사브르 여제의 남편은 '내조의 왕'으로 유명합니다.

"집에 가면 '조교'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피곤해서 쉬고 싶어도 남편 덕분에 경기 영상을 한 번 더 챙겨 보게 되고, 제가 기량이 떨어졌다고 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멘탈을 스스로 무너뜨리냐며 채찍질하기하죠. 리우 올림픽 때도 그렇고, 그 이후에도 남편이 항상 멘탈 부분을 많이 잡아 줬어요." (김지연)

특히 그녀는 2년 전 2020년 7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 대회를 5개월 앞두고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을 때 남편과 함께 이겨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저는 수술을 해본 적도 없었고, 뼈가 부러진 적도 없었거든요. 당시 훈련량이 좀 많기도 해서 그런지 아킬레스건에 계속 무리가 왔었나 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올림픽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에 강도 높은 재활에 매진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도쿄 2020은 1년 연기됐습니다.

김지연은 "옆에서 정말 너무 잘 도와줬어요. 하루에 한 번씩 항상 마사지해 주며, 또 제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면서 함께 이겨낼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재기: 도쿄 2020

사실 김지연은 리우 2016을 마칙고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결혼 준비도 해야 됐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기에 도쿄 대회까진 아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생각을 했죠."

그녀는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녀는 "그러니깐 또 욕심이 생기면서 특히 리우 때 제가 마무리 지었던 경기가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올림픽을 '잘' 마무리 짓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런던 2012 금메달리스트는 주장으로서 윤지수, 최수연, 서지연을 이끌고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거머쥐며 5년의 노력을 보상받았습니다.

그녀는 도쿄 대회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이탈리아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45-42로 승리를 쟁취한 동메달 결정전이 아닌 예상밖에도 헝가리를 꺾은 8강전을 꼽았습니다.

김지연은 "저희가 헝가리 선수들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죠. 항상 비슷하게 가다가 진 적이 많아서 걱정을 좀 많이 했어요. 그들을 분석하면서 많이 준비했어요. 그래서 헝가리 팀을 (45-40으로) 꺾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저희도 모르게 눈물이 났죠,"라고 그날의 감동적인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습니다.

2022년 목표

김지연은 올해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자 사브르 팀은 김지연을 비롯해 도쿄 2020 동메달 주역인 윤지수와 최수연으로 이뤄졌으며, 마지막 자리는 서지연이 아닌 호남대 소속 김정미가 차지했습니다.

그녀는 내년으로 연기된 2022년 아시안게임에 대해서 "올해까지만 보고 훈련을 집중해서 해왔는데 내년으로 (일정이) 밀려서 고민을 더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저와 남편이 2세를 계획하고 있거든요. 일단 세계선수권까지 마무리를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현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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