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행복을 채우는 이채운

동계청소년올림픽 2관왕 이채운은 불과 16세의 나이에 세계 정상에 오르면서 스노보드의 미래를 이끌어갈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동 이채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3 기사작성 정훈채
Lee Chaeun (KOR) snowboard men's halfpipe
(2023 Getty Images)

이채운은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널리 알려진 선수입니다.

올해 초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에서 스노보드 2관왕에 오르면서 한국의 겨울 스포츠 팬들 앞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채운은, 그보다 2년 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에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어린 선수로 출전한 바 있습니다.

그는 작년 3월 조지아 바쿠리아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만16세 10개월의 나이에 역대 최연소 챔피언이 되면서 세계 정상에 오른 데 이어, 강원 2024 대회에서는 슬로프스타일과 하프파이프 종목을 석권하면서 스노보드의 차세대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 Olympics.com이 이채운에 관해 여러분이 알아두셔야 할 정보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누구?

이채운은 강원 2024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메달은 [제가 아니라] 아버지가 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그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온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는데요, 현장에서 아들을 응원하던 아버지가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이 소셜 미디어에 널리 퍼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언제?

사실, 아버지가 처음부터 이채운을 눈덮인 산속으로 이끌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채운이 스노보드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여섯 살 때였는데요, 아버지를 따라 스키장에 가는 형이 부러워서 같이 데려가달라고 졸랐더니 아버지가 장난감 보드를 사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스노보드를 시작한 이채운은 다른 겨울 스포츠인 스키나 스케이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보드에만 매달렸다고 하네요.

무엇을?

이채운은 올해 초 강원 2024 대회에서 슬로프스타일, 빅에어, 하프파이프 종목에 모두 참가해 3관왕을 노렸지만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빅에어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이채운이 가장 잘 하는 종목은 하프파이프입니다.

하프파이프는 말 그대로 U자 모양으로 움푹 패인 슬로프를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면서 점프와 공중회전을 선보이는 종목인데요, 여기서 이채운은 어떤 선수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제2의 누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이채운은 강원 2024 대회 2관왕에 오른 직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라고 하면 숀 화이트가 아니라 제 이름이 나올 때까지 [노력하면서] 그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어떻게?

이채운이 지난해 3월 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결선 3차 시기에서 성공시킨 양방향 1440(네 바퀴 회전)은 활강 속도를 유지하면서 체공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힘과 스피드를 절묘하게 조화시켜야 하는 최고 난이도의 기술입니다. 그는 예전에는 성공시킨 적이 없었던 백사이드 1260(역방향으로 세 바퀴 반 회전)까지 선보이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작년 12월 중화인민공화국 장자커우에서 열린 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프런트사이드 트리플 코크 1440을 성공시켰는데요, 이는 공중에서 회전축을 세 번 전환하면서 네 바퀴를 도는 기술로 베이징 2022 대회 금메달리스트 히라노 아유무가 최초로 성공시킨 바 있습니다.

이제 히라노를 넘어서길 바라고 있는 이채운은 트리플 코크를 두 번 연속 성공시키는 '백투백 트리플'을 연마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달에는 스위스의 자스-페(Saas-Fee)에서 무려 트리플 1620(네 바퀴 반 회전)을 해내면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경력에 추가했습니다.

왜?

이채운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그가 경기 도중에 하늘 높이 날아오르면서 구름을 채집하는 (採雲) 장면을 상상했는데요... 그건 아니었습니다. '채운'은 순우리말로 '행복으로 집안을 가득 채운다'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이채운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lilkeytaki인데요,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 릴 웨인(Lil Wayne)의 이름에서 착안한 별명이라고 합니다. 그는 평소에 올드 스쿨 힙합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다음 올림픽에서 경기할 때 배경 음악으로 노토리어스 B.I.G.의 Warning이라는 곡을 신청할 거라는 이채운.

올림픽에서 실력을 겨루게 될 경쟁자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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