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윙이 들려주는 파리와의 특별한 인연·올림픽 브레이킹 즐기는 방법
Olympics.com이 대한민국 국가대표이자 월드클래스 비보이 윙과 함께 파리에서 생긴 특별한 추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파리 2024 새 종목인 올림픽 브레이킹을 즐기는 '꿀팁'까지 전수 받았습니다.
2024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는 도시이자 브레이킹이 올림픽 종목으로서 데뷔하는 무대인 파리는 15년 전 김헌우의 비보이 인생에 날개를 달아준 특별한 곳입니다.
"지난 춤을 춰온 과정에서 돌아보면 프랑스에서 딴 타이틀이 가장 많을 거예요. 프랑스에서 대회가 많이 열렸고, (우승으로) 저에게 많은 기회가 찾아왔죠."
비보이 윙(Wing)으로 더 잘 알려진 김헌우는 2008년 파리에서 열린 '레드불 비씨원(Red Bull BC One)' 무대에 첫 등장과 함께 우승까지 차지하며, 세계 브레이킹 씬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레드불 비씨원은 브레이킹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로 2004년에 처음 열렸으며, 역대 한국인 우승자는 윙과 비보이 홍텐 김홍열(2006, 2013)로 단 두 명 뿐입니다.
그는 "제가 처음으로 파리에서 열린 비씨원 무대에 섰을 때, 굉장히 설렜어요. 어릴 때부터 봐왔던 무대였기에, 그 무대를 밟아 보는 것만으로도 꿈을 이룬 것 같을 거라 생각했죠"라고 말했습니다.
윙은 우승 당시를 회상하며 "그땐 진짜 (인생에서) 춤 아니면 안됐어요. 비씨원으로 가는 길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었죠. 2008년 파리로 향하기 전 너무나 많은 무대를 거쳐 가야만 했어요. 그때 국제 무대에서 저는 신인 같은 존재였고, 2006년과 2007년엔 파이널 진출 문턱에서 좌절도 맛봤었죠"라고 말했습니다.
"3년의 도전 끝에 꿈꾸던 곳에서 한 우승은 너무 영광스러웠고, 그 대회를 발판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면서 제 춤을 더 넓은 세상에 전파하면서 살아왔던 거 같아요."
윙은 이 우승을 발판 삼아 그가 속한 비보이 그룹 진조크루와 세계 브레이킹 씬을 평정하며, 더 높이 날아오르게 됩니다. 한자로 오를 진, 불사를 조를 써 '불살라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진조크루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그를 브레이킹 씬으로 이끈 친형 김헌준(비보이 스킴)이 단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김헌준은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심사위원(저지)이기도 합니다.
진조크루는 에이스 윙을 앞세워 2008년부터 4년에 걸쳐 세계 5대 브레이킹 대회(레드불비씨원, 배틀오브더이어, R16코리아, 프리스타일세션, UK비보이챔피언십)를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11년이 지난 지금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 크루는 대한민국의 진조크루가 유일무이합니다.
'비보이들의 비보이'로 불리는 윙의 경력을 보면 안 이뤄본 게 없어 보이지만, 아직 한 번도 서보지 않은 무대인 올림픽을 위해 다시 도전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무대는 바로 2024 파리 올림픽 대회입니다.
그는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저희들이 비씨원 무대를 바라보듯이, 많은 어린 친구들이 올림픽을 꿈의 무대로 바라보며, 춤을 추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하면 이룬 거지만, 또 그 영광이 금방 지나가잖아요. 이 시대는 새로운 것에 맞춰서 흘러가고 있어서, 저도 그 흐름에 올라탄 것뿐이에요."
"물론, 제가 얻은 명성과 함께이지만,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또다시 승부를 해야 하죠. 올림픽 시스템으로 스포츠화가 돼서 나왔고, '선수'로서 하는 첫 도전이기에, 더 힘든 싸움이 될 거 같아요."
그러나 그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돌아봤을 때, 도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게, 제가 모르는 무대를 경험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윙은 파리 무대가 달아준 날개로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가 열리는 그곳으로 다시 날아가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월클' 비보이 윙에게 올림픽 브레이킹이란?
윙은 3년 전 브레이크 댄스가 브레이킹이라는 이름으로 2024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소식을 들은 날을 회상하며 "저는 너무 기대됐죠. 이 춤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항상 믿으며 활동해왔고, 이 춤을 아시는 분들이든, 모르시는 분들이든 매력을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 또한 예술 문화로 여겨졌던 브레이킹이 스포츠 종목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윙은 "저는 올림픽 종목이 된다고 해서 고유의 브레이킹이 변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그 안에서 또 다른 영역이 생겨난 거뿐이죠"라고 말했습니다.
"올림픽으로 인해서 또 어린 친구들이 많이 브레이킹 씬에 스며들 것이고, 물론 직업화도 더 잘 될 수 있고요. 전통 힙합을 추구하는 비보이 중에서도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올림픽 브레이킹에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어요."
비보이 윙이 말하는 올림픽 브레이킹 관전 포인트
대개 많은 사람들이 '브레이킹'하면 마치 기계체조 같은 파워풀하고,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먼저 떠올리지 않으신가요?
그러나 윙의 춤은 자신의 비보이 닉네임처럼 180cm가 넘는 큰 키로 마치 한 마리의 백조가 날개짓하듯 우아하고 섬세한 브레이킹을 구사합니다.
"뭐가 됐든 간에 저희는 몸으로 표현하는 직업이기에, 그 몸과 가장 어울리는 춤을 계속 찾아요. '윙'이라는 의미에 맞게 춤의 날개를 단 듯이 공중에 나는 동작과 자유자재로 몸을 쓰는 등 누가 봐도 '윙이 춤추는 거다'라는 걸 느낄 수 있게 아직도 연구해서 만들어내고, 다듬는 중이에요."
모든 비보이와 비걸의 춤에는 '시그니처 무브'가 있습니다.
비보이 윙의 시그니쳐 무브로 3개를 꼽을 수 있습니다:
- 투싸우전드(2000s): 물구나무를 서서 두 손으로 도는 동작
- 윙밀(Wingmill): 머리, 등, 어깨를 사용해서 회전하는 윈드밀(Windmill)에서 윙의 스타일을 가미해 웅크린 자세로 누워 어깨로 360도 회전하는 기술
- 에이프리즈(A Freeze): 물구나무 같은 자세로 일정 시간 멈춰 있는 동작인 프리즈를 다리로 알파벳 대문자 'A' 모양을 만들어 하는 기술
'시그니처 무브'란 비보이와 비걸에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윙은 "물론 사람이 추는 춤이다 보니깐, 모방으로부터 시작하죠. 모든 춤에 기본 기술이 깔려있잖아요. 그리고 점점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거의 모든 동작이 브레이커들의 각자 스타일로 다 만들어지게 된 걸 더 확실히 볼 수 있게 되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제 춤에서 저 세 기술을 유독 많이 보고 싶다고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죠. '시그니처 무브'는 그 댄서를 상징하는 기술이며,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주는 춤인 거죠. 그러나, 디제이(DJ)가 플레이하는 즉흥적으로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하기에, 모든 게 타이밍에 달려있죠."
"아무리 간단한 거라도 그게 어느 타이밍에 나오느냐에 따라서, 배틀에서 필살기처럼 증폭시킬 수 있죠. 그러나 타이밍에 맞춰서 보여주지 못하면, 아무리 강하고 어려운 기술이어도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하고 지나가게 되죠."
비보이 16명과 비걸 16명이 2024년 8월 9일부터 10일까지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메달을 걸고 1대1 배틀을 펼칩니다. 비걸들은 9일에 예선 및 결선 라운드를 치르며, 비보이들의 배틀은 폐회식 하루 전날인 10일에 열립니다.
- '월드클래스' 비보이 윙 김헌우, 청소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비걸 옐 김예리 등 사상 첫 브레이킹 올림피언들의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2024년 8월 9, 10일 콩코르드 광장에서 직관하고 싶다면, 3월 15일부터 4월 20일까지 티켓 구매 기회를 얻기 위한 2차 추첨 등록을 여기에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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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은 "토너먼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들이 보면서 서로 잘하는 두 비보이가 있으면, '어 왜 저 비보이가 떨어졌지?'라고 생각하게 될 텐데요, 그것도 올라가는 과정 안에서 배틀 상대에 따라서 바뀌는 비보이들의 전략 때문이기도 하죠"라고 말했습니다.
"각 비보이 및 비걸의 춤의 모양이 배틀을 거치며 바뀌어 나가는 걸 보는 게 관전 포인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비보이 윙: "배움을 멈추는 순간, 끝이에요"
윙과 진조크루가 UK비보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던 2012년, 16살의 네덜란드의 비보이 로렌조는 브레이킹에 입문했습니다.
지난 3월 브레이킹 포 골드 월드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배틀을 펼친 윙은 "제가 춤을 더 오래 췄다고 해도, 파리 2024 여정에서는 이 새로운 브레이킹 시스템을 먼저 이해하고, 경험한 어린 친구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필 위자드(필립 김)와 특별한 우정을 지닌 사이입니다. 한국계 캐나다 비보이 필 위자드는 레드불비씨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9년 브레이킹을 시작한 해부터 비보이 윙의 춤을 보며 자랐다고 밝혔습니다.
각국을 돌아다니며 100개 이상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윙은 "이젠 제가 그에게 더 물어보죠"라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배움을 멈추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도전자'로 여기 있는 거기에, 도전하고, 이뤄내려면 계속해서 배워야죠."
윙은 한국 비보이·비걸들이 올림픽 여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비보이의 역사는 깊고, 또 수많은 타이틀을 가져오면서, 전 세계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그러나, 현재는 올림픽이라는 새 시스템에 다 같이 뛰어든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해야하죠."
윙은 "비록 지난 과거에 잘했던 영광을 안고 승부를 해야 하기에, 저흰 부담감도 느끼지만, 그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죠. 저흰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한 도전을 하는 여정에서 잠재 능력을 발휘하고, 한계성을 계속 끌어올리면서 기대감 속에서 춤을 추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