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종주국 프랑스에서 단체전 올림픽 3연패 달성 

기사작성 Monica EJ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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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Sanguk of Republic of Korea fencing at Paris 2024
촬영 Elsa/Getty Images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으로 이뤄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7월 31일 수요일 저녁 (현지시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도쿄 2020 동메달리스트 헝가리를 상대로 45–41 승리를 거두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헝가리는 암스테르담 1928부터 로마 1960까지 7연패를 차지한 팀이며, 한국의 올림픽 3연패는 헝가리 다음으로 가장 긴 우승 기록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이 종목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팀이기도 합니다.

구본길이 한국 올림픽 역대 세 번째로 단일 종목 3연패를 기록했습니다. 구본길에 앞서 사격의 진종오가 베이징 2008, 런던 2012, 리우 2016 사격 권총 남자 50m 3연패를 달성했고, 김우진이 리우 2016와 도쿄 2020에 이어서 파리 2024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3연패를 기록했습니다.

오상욱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른 선수가 됐습니다.

본길이 형이나, 코치 선생님들이나 다 역사를 썼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요, 정말 감격스럽고요. 2관왕을 했을 때 눈물이 많이 날 뻔도 하고요.

(오상욱, Olympics.com)

오상욱은 이어서 "진짜 코치 선생님이 울었어요. 그래서 더 감격스럽고요. 부담도 많이 됐는데, 그걸 조금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게 좀 아쉽기도 해요. 그래도 동료들이 있었던 덕에 제가 저희가 같이 이겨서 더 기쁜 것 같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해습니다.

헝가리 팀에서는 첫 주자로 에이스 아론 실라기가 나왔고, 한국은 실라기보다 10살 어린 막내 박상원이 나섰습니다.

베테랑 실라기가 2점을 먼저 획득했지만, 박상원도 물러서지 않고 바로 2점을 만회했습니다.

박상원과 실라기는 1라운드부터 3-3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고, 패기로 똘똘 뭉친 신예 박상원은 헝가리의 최고 선수를 5-4로 꺾고,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습니다.

박상원은 경기를 마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개인전에서도 세계 랭킹이 높은 선수를 만나서 이겨서 더 거기서도 이런 식으로 내 플레이하면서 자신감 있게 뛰면 되겠다고 느꼈어요. 저는 단체전이 더 자신이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단체전에서 더 잘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대표팀은 박상원, 구본길, 오상욱이 나서 헝가리를 상대로 30-29로 근소하게 앞섰고, 7라운드에 들어서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구본길 대신 도경동을 내보냈고, 그는 이번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파리 2024 대회 피스트 위에 선 도경동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헝가리의 2001년생 신예 크리스티안 랍을 상대로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5점 만점의 활약을 선보인 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도경동은 Olympics.com과의 인터뷰에서 "들어가기 전에 상대가 두 번(2, 4라운드) 뛰는 것을 보고 준비했고, 형들이 저를 또 믿어 주더라고요. '경동아, 너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재는 충분히 이긴다'라면서요. 저도 그만큼 자신이 있었고, 형들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제가 이기고 온다고 한 말이 다행히 지켜져서 금메달을 딸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MZ세대답게 당차게 말했습니다.

질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헝가리도 굉장히 센 팀이긴 한데, 저희가 그만큼 준비했기 때문에 질 생각은 없었습니다.

(도경동, Olympics.com)

사실 도경동은 마지막 올림픽 리허설이었던, 지난달에 쿠웨이트 시티에서 열린 2024 아시아선수권에 나서지 못했는데요, 그에 따른 부담감은 없었을까요?

"올림픽에서 그만큼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9라운드에서는 오상욱과 실라기 양 팀의 간판이 나섰기에 예상대로 더욱 치열했습니다.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친 헝가리팀은 실라기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고, 연달아 3점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쟁취해내고야 마는 오상욱이 이내 3점을 따라잡았습니다.

실라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헝가리의 간판스타는 초조하게 역전을 바라는 팀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비디오 판독까지 신청하며 8점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오상욱이 마지막 공격을 차분하게 성공시켜 5점을 획득해 45-41로 경기를 마무리 짓고, 한국 펜싱에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줬습니다.

"실라기와 사트마리 선수랑은 너무 많이 겨뤄봐서요, 저 선수가 어떻게 들어올 것이라는 걸 저도 생각하고, 저 선수도 저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들어오는 데 그 첫 단추가 좀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계속 생각을 했어요. '뭘 할까. 쟨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깐 (경기를) 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상욱은 이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오상욱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것을 목표를 삼고 하진 않았는데요, 전에 했던 것처럼 국가대표 선발전 또 월드컵 그랑프리, 아시안게임, 올림픽 보면서 하나하나 그냥 현실에 충실히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오상욱, Olympics.com)

파리 2024 펜싱: 남자 사브르 펜싱 금메달 결정전

  • 1라운드 박상원 5-4 아론 실라기
  • 2라운드 오상욱 10-8 크리스티안 랍
  • 3라운드 구본길 15-11 안드라스 사트마리
  • 4라운드 박상원 20-17 크리스티안 랍
  • 5라운드 구본길 25-22 아론 실라기
  • 6라운드 오상욱 30-29 안드라스 사트마리
  • 7라운드 도경동 35-29 크리스티안 랍
  • 8라운드 박상원 40-33 안드라스 사트마리
  • 9라운드 오상욱 45-41 아론 실라기

파리 2024 펜싱: 남자 사브르 메달리스트

금메달🥇 대한민국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박상원)

은메달🥈 헝가리 (아론 실라기, 크리스티안 랍, 안드라스 사트마리, 차마드 제네시)

동메달🥉 프랑스 (세바스티앙 파트리스, 막심 피앙페티, 블라데 아피티, 장-필립 파트리스)